野 집안싸움에 피로감… "국정안정" 45% vs "정권심판" 40%31일 김종인·이준석 회동이 분수령… 이준석 "복귀 의사 없다"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겸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22일 오후 국회에서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를 밝히고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겸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22일 오후 국회에서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를 밝히고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정안정론이 정권심판론을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30일 나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에게 오차범위 밖인 11%p 차이로 뒤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쇄신을 요구하며 공동선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는 등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정권심판론, 3주 만에 국정안정론에 밀려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27~29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2월 다섯째 주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국정안정론)는 의견이 45%를 기록했다. '국정운영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정권심판론)는 응답은 40%로 조사됐다.

    국정안정론과 정권심판론은 12월 둘째 주 조사에서는 각각 42%, 46%를 기록했다. 넷째 주 조사에서는 42%로 동률을 이뤘지만, 결국 다섯째 주 조사에서 5%p 차이로 국정안정론이 정권심판론을 앞질렀다.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는 이 후보가 39%, 윤 후보는 28%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주 조사 대비 이 후보는 4%p 상승하고, 윤 후보는 1%p 하락하면서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3.1%p) 밖인 11%p로 벌어졌다. 윤 후보는 12월 첫째 주 조사에서 34%로 이 후보(33%)에게 근소하게 앞선 이후 뒤처지는 추세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지난주와 같은 6%,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1%p 오른 5%, '그 외 다른 사람'은 2%, '없다'는 13%, '모름·무응답'은 6%로 조사됐다.

    대선 당선 전망에서도 이 후보가 46%, 윤 후보가 30%로 집계되면서 16%p 격차를 보였다. 이 후보는 12월 첫째 주 조사 이후 당선 가능성이 37%→39%→41%→46%로 지속해서 상승했지만, 윤 후보는 12월 첫째 주 36%, 둘째 주 39%를 정점으로 이후 32%→30%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로는 지지층의 39%가 '후보 개인의 자질과 능이 뛰어나서'를 꼽았다. '정책이나 공약이 마음에 들어서'(21%), '다른 후보가 되는 것이 싫어서'(13%), '나와 정치적 성향이 맞아서'(7%)가 뒤를 이었다.

    윤 후보 지지층은 '정권교체를 위해서' 지지한다는 응답이 75%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다른 후보가 되는 것이 싫어서'라는 응답은 7%, '후보 개인의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서'라는 응답은 6%에 그쳤다.

    김종인, 31일 이준석과 오찬 회동

    국민의힘 내홍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으면서 윤 후보 지지를 유보·철회하는 여론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윤 후보는 '문재인정권 심판 적임자'를 내걸고 정치판에 뛰어들었지만, 어지러운 당 상황으로 지지층이 피로감을 느끼며 코너에 몰렸다.

    오는 31일로 예정된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의 오찬 회동이 선대위 갈등 봉합 여부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 후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의 득표전략이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는 지적에 "내일 이준석 대표를 만나 자세히 물어볼 것"이라며 "선대위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얘기해보라고 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는 선대위 발족 당시 매우 협력적 입장이었고, 조수진 의원과 관계에서 급작스럽게 상임선대위원장을 뿌리치고 나갔다"며 "본뜻이 뭔지를 아직 모르겠다. 내일 만나서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여러 사람이 생각하는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이 대표가 김 위원장의 손을 잡고 선대위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자신이 전날 일부 초선 의원과 만남에서 복귀 의사를 밝혔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저는 선대위 복귀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제가 식사 자리나 면담 자리에서 반복적이고 통상적인 얘기를 하면 보통 저와 말씀하신 분들이나 배석하신 분들이 그것을 매우 확장적으로 해석해 언론에 전달하시는 것 같다"고 전제한 이 대표는 "저는 입장의 변화가 전혀 없다. 선대위가 하루빨리 '이준석 대책'보다 선거 대책에 집중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전날 유경준·전주혜 의원, 오신환 전 의원과 비공개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 계획 없다" 선 그은 尹

    윤 후보 역시 선대위 쇄신론에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지역 기자 간담회에서 선대위 규모가 크다는 지적에 "쇄신 계획은 없다"며 "국민의힘 선대위가 절대 크지 않다. 다양한 국민의 바람을 정책으로 반영하기 위해 정책본부가 큰 편이지, 선거 캠페인을 직접 다루는 조직은 규모가 작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어 "선거가 끝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선대위를 운영하기 위해 보완이 필요하지 선거를 두 달 남기고 선대위를 쇄신하라는 것은 선거 포기라는 대단히 악의적 공세라고 본다"고 이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 대표와 갈등 봉합과 관련해서는 "여러 차례 말씀드렸습니다만, 제 입장에서 보면 갈등이랄 것도 없다"며 "당 대표는 당 대표의 역할을 하고, 후보는 후보의 역할을 잘 수행해나가면 될 문제라고 본다. 그리고 그렇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국내 통신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28.3%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