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재명과 토론?… '중범죄 확정' 후보의 '물타기' 정치공세"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28일 이준석 당 대표와 갈등,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부인 김건희 씨의 대국민 사과 등 각종 현안고 관련해 생각을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윤 후보는 여러 질문에 답하면서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토론을 하자고 압박한 것과 관련 "중범죄 혐의가 확정적인 후보가 물타기하려는 정치공세"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윤 후보는 우선 김건희 씨의 대국민 사과는 "아내 입장에서 충분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진정한 마음에서 한 것"이라며 "과거 결혼 전에 아내와 관련된 일이라 하더라도 제가 '과거 일이고 아내 일이다'가 아니라 현재 부부이고, 부부는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께 판단을 맡겨야 한다. 제가 거기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사과의 진정성하고 맞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건희 씨가 남은 선거 기간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겠다고 했는데, 유세 과정에서 함께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강요하거나 권할 생각은 없다"며 "온전히 제 정치활동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자신이 다른 후보의 배우자가 어떻게 하는지 보고 본인이 판단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또 선대위 모든 직책에서 자진사퇴한 이준석 대표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당 대표로서 역할을 당부했다. "이준석 대표는 제가 경험한 바로 대단한 능력을 가진 분이기 때문에 자기가 해야 할 역할을 잘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힌 윤 후보는 "(이번 대선이) 향후 본인의 정치적 입지 내지는 성취와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확히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했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제3자적 논평가·평론가가 되면 곤란하다'고 말한 것이 이 대표를 겨냥한 발언 아니냐는 질문에는 "어느 특정인을 거명한 것이 아니다"라며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내부적으로 비공개로 해야 할, 그렇게 하면서 서로 쓴소리하고 건의할 얘기와 공개적으로 할 얘기를 명확하게 가려 줬으면 하는 제 바람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등 원인으로 지목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과 관련해서는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 말하면 윤핵관은 없다"며 "어떤 한 분(장제원 의원)을 지목했는데 그분은 제 곁을 떠난 지 오래된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정은 운영할 때 비선이네 문고리네 할 수 있지만, 선거운동은 그렇게 못한다. 우리 정부 수립 이래 본 적이 없다"고 단언한 윤 후보는 "정치권에서의 관계자는 부정확한 '카더라'이지 '핵관'이라 한다면 선거를 이기기 위해 선대위 모두가 '핵관'이 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좌장을 맡는 새시대준비위원회가 향후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조직이냐는 질문에는 "전혀 아니다. 국민의힘에 들어오기는 꺼려지지만, 정권교체는 동참하겠다고 하는 분들을 담는 그릇이 있어야 하는데 김한길 전 대표가 적임자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1일 1실언'이라는 지적에는 "제 잘못"이라면서도 "늘 관점과 철학에 입각해 말씀드렸는데 아마 정치세계라는 것은 공직이나 학문세계와 달라서 상대방에게 빌미를 주면 늘 공격당하거나 왜곡당할 수 있다는 것을 제가 대처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전두환 옹호' '부득이하게 입당' '극빈층 비하' 등 발언이 실언 논란으로 보도된 데 대해 "다 그런데요"라고 했다.

특별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공직자로서 제 직분에 의한 일이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정서적으로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인간적으로 갖고 있다"며 "건강 회복이 우선인 상황에서 제가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하겠느냐? 일단 조속한 건강 회복을 바란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는 "전직 대통령이 장기간 수감되는 것이 국제적으로나 국민의 미래를 위해서나 바람직하냐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갖고 있다"면서도 "사면권은 헌법이 대통령에게 국민통합에 관한 판단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그런 각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견해를 내비쳤다.

이재명 후보의 토론 제안에는 대장동 특검 도입을 받는다면 응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중범죄 혐의가 확정적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후보가 물타기하려는 정치공세적 토론 제의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야당 후보로서 취하기 어려운 태도"라는 것이다. 

이어 "과연 민주당 후보가 야당 후보와 국가의 비전을 놓고 토론할 입장이 돼있는가"라고 꼬집은 윤 후보는 "(토론회는) 과거 전례에 따라 양자대결이나 삼자대결이 됐을 때 합당한 수준의 토론은 당연히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남북 관계와 관련해서는 "문재인정권 같은 정상 만남이라는 쇼를 할 것이 아니라 철학과 입장부터 정해야 한다"며 "국제사회 외교활동을 통해 자산을 축적했을 때 남북관계가 풀리는 것이다. 핵문제는 남북문제가 아니고 국제문제이기 때문에 정치적 쇼를 통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굴종적 대북정책에서 선회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