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갖춘 특별 버스로 8주간 전국 순회 '매타버스' 출범식… '청년 교감' 강조현장서 기자들과 백브리핑 거부, 곧바로 떠나… 전날 국회 간담회서도 백브리핑 거부기자들 대부분 2030인데… "민주당은 언론재갈법, 이재명은 언론 피하기" 비판 이어져
  • ▲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국회에서 열린 매타버스 국민보고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국회에서 열린 매타버스 국민보고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전국을 돌며 청년층과 교감하는 '매주 타는 민생버스(매타버스)' 프로젝트에 나섰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2030세대 기자들의 질의응답 요구를 외면하는 등 '불통' 논란이 확산했다.

    이재명 "국민 목소리 경청하겠다"

    이 후보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매타버스 국민보고회 출범식'에서 "가급적 사회 각 분야의 의견을 빠짐없이 듣고, 지역으로도 빠지는 곳 없이 방문해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낮은 자세로 현장에서 우리 국민들의 일상의 목소리를 경청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매타버스는 스튜디오가 마련된 특수 제작 버스를 타고 전국 8개 권역을 순회하며 민심을 탐방하는 프로젝트다. 이 후보는 이날부터 2박3일 동안 부산·울산·경남을 방문하고, 8주 동안 매 주말 다른 지역을 찾을 예정이다.   

    특히 이 후보는 탐방 기간 '청년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 '청년들과의 국민 반상회' 등의 행사를 통해 2030세대 표심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날 출범식에는 민주당 청년위원들이 나와 이 후보를 직접 맞이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그러나 이날 출범식이 끝나고 현장에 있던 기자들과 '백브리핑'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버스에 탑승하고 현장을 떠났다. 백브리핑은 특정 현장에서 취재진이 즉석에서 질문하는 비공식 인터뷰를 말한다. 

    이 후보를 대신해 백브리핑을 맡은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후보가 백브리핑을 너무 안 한다'는 지적에 "이번 일정 과정에서도 기자님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앞으로 정례화하고 자주 말씀 나눌 기회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이재명, 정작 2030세대 기자는 외면

    이 후보는 전날인 11일 국회에서 열린 '청년 가상자산을 말하다' 간담회 후에도 백브리핑을 하지 않아 기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이 후보를 향해 "여기 기자들 모두 2030인데 얘기를 안 하고 가면 어떡하냐" "백브리핑 하지 않는 이유가 뭔지 말씀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이 후보는 "대변인이 할 것"이라며 현장을 떠났다. 

    이 후보의 이 같은 불통 행보에 여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해 "불만이 있더라도 부닥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의원은 11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2030을 따로 이벤트해서 대화하려고 생각하지 말고, 그 (현장에 있는) 기자들도 대부분 20대"라며 "거기서 설득도 하고 말싸움도 했다가 화해도 하고 하면서 정리가 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국회에서 열린 매타버스 국민보고회 출범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국회에서 열린 매타버스 국민보고회 출범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野 "이재명, 벌써부터 국민 알 권리에 제동"

    국민의힘도 이 후보의 불통 행보를 비난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김연주 상근부대변인은 12일 논평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불통 행보는 그를 마크하고 있는 기자단에게 연일 사이다 없는 고구마를 선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 후보 캠프는 벌써부터 국민의 알 권리에 제동을 가하려 하는가"라며 "언론개혁을 부르짖으며 언론재갈법을 밀어붙인 민주당의 행태에 이어, 정작 불리하면 피하기부터 하는 이 후보 측의 언론관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일갈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젊은층과 소통하겠다며 버스 타고 전국 투어하겠다는 사람이 젊은 기자들에게 말을 안 하면 어떡하냐"며 "언론을 통해서 자신의 뜻을 알리고, 국민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소통이다. 가장 중요한 소통 통로를 막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2030세대 지지율, 尹에 밀리는 李

    한편 이 후보의 지지율은 2030 연령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에게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리서치가 OBS 의뢰로 지난 9~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윤 후보는 47.6%, 이 후보는 35.4%를 기록했다. 

    특히 윤 후보의 지지율은 20대와 30대에서 각각 42.0%, 45.0%를 보인 반면, 이 후보는 27.2%, 26.9%에 머물렀다. 20대에서는 14.8%p, 30대에서는 18.1%p 격차가 나는 셈이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ARS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3.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