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만나봐야 득 될 것 없다" 판단… 尹도 "면담 요청할 이유 없다" 선 그어
  •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만남이 사실상 불발됐다.

    청와대는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지 5일이 지났지만 공식적인 축하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다만 지난 8일 청와대 이철희 정무수석이 윤 후보에게 문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지만, 윤 후보 측에서 "일정을 다시 잡자"고 해 만남이 취소됐다.

    윤 후보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에게) 대선 관리를 위한 중립내각 구성과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을 요청하겠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문 대통령과 만남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윤 후보는 같은 날 오후 "제가 면담을 요청할 이유가 없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야당 대선후보가 면담을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지만, 이는 면담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탓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회동이 이미 이뤄졌기 때문에 야당 후보가 면담을 요청할 경우 이를 단칼에 거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면담 성사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윤 후보와 면담에서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실익이 전혀 없는 청와대로서는 문 대통령과 윤 후보의 만남을 굳이 성사시킬 이유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오히려 대선을 앞두고 윤 후보를 도와 주는 모양새가 연출될 수도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여야 형평성 때문에 청와대가 검토한다고 얘기한 것이지, 문 대통령 입장만 따지면 애초부터 윤 후보를 만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며 "문 대통령에게 100% 실(失)이 되는 만남"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인지 청와대는 축하 난을 전달하는 선에서 문 대통령과 윤 후보의 만남을 대신할 계획이다. 청와대는 이 수석을 통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함께 윤 후보에게 축하 난을 전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도 문 대통령과 만남이 껄끄럽기는 마찬가지다.

    여권이 '반문 정서만 남은 정치검찰'이라는 비판을 이어오는 가운데 자신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문 대통령과 야당 대선후보 자격으로 만나는 것에 따른 정치적 효과를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여권에서 만남 자체에 비판적 해석을 내놓을 경우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윤 후보의 일정을 고려하면 이번 주 내 청와대 측과 만남이 성사되지 않을 수 있다. 윤 후보는 10일에는 광주를, 11일에는 봉화마을을 찾는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너무 늦으면 축하의 의미가 퇴색하니 이번 주는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