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양당 후보들이 '쩐의 전쟁', 누가 이기든 청년 미래 착취"
  •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청년세대에게 버림받은 후보들이 청년들을 배신하는 포퓰리즘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경선 후유증에 시달리는 틈을 파고들어 '청년 표심 끌어안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안철수 "청년 구애 눈물겹다"… 李·尹 싸잡아 비판

    안 후보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50만원씩'을 베팅하자 윤 후보가 '자영업자 50조원'으로 '받고 더'를 외쳤다"며 "정책대결을 하랬더니 도박판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안 후보는 "나라 빚을 판돈으로 삼아 기득권 양당 후보들이 '쩐의 전쟁'을 시작했다"며 "결국 둘 중 누가 이기든 청년들의 미래를 착취하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이 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주장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인데 '국가는 부자'이고 '나라 곳간이 꽉꽉 채워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국가부채비율이 늘고 있으며, 잠재성장률은 2030년 이후 0%대로, 38개 회원국 중 꼴찌로 예상된다"고 직격했다.

    또 "윤 후보는 자영업자의 피해 전액을 보상하기 위해 50조원을 쓰겠다고 했는데, 어처구니 없는 건 왜 50조원인지는 100일 후에 설명하겠다고 한다"며 "일의 앞뒤가 완전히 바뀌었다. 윤 후보의 50조원 공약은 '받고 따블'을 외친 도박꾼 행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청년세대에게 버림받은 기득권 양당 후보들의 구애작전이 눈물겹다. 하지만 기득권 양당 두 후보의 첫 정책대결은 청년에 대한 배신"이라고 지적한 안 후보는 "퍼주기 경쟁이 당장 득표에 유리하다는 계산을 끝낸 모양이지만, 청년들은 그게 다 자신들이 갚아야 할 돈으로 생색내는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거대양당의 퍼주기 경쟁, 우리 청년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청년을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성장 비전과 미래 일자리 정책, 그리고 노동개혁안을 내놓는 것"이라며 "청년세대가 떠안게 될 나랏빚을 갚고 연금개혁으로 청년의 부담을 덜어 주면서 청년들의 몫까지 공정하게 챙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한다" 또 "자영업자 손실보상은 최대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안 후보는 "사실과 증거에 기반해 피해업종과 규모를 특정하고 그에 따른 예산 추계와 예산 확보 방안까지 마련한 뒤 공약을 발표하고자 한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 경선 후유증 틈타… 安, 2030 민심 공략

    안 후보는 전날(8일)에도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2030세대"를 여섯 번 언급하는 등 청년층의 표심을 공략했다. 

    안 후보는 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운전대를 앞으로 5년간 음주운전자에게 맡길 수는 없다. 그렇다고 초보운전자에게 맡기는 것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며 이·윤 두 후보를 겨냥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2030세대가 다시 꿈을 꿀 수 있는 대선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안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여야 경선 이후 '갈 곳을 잃었다'고 토로하는 청년민심을 끌어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홍준표 의원의 경선 탈락 이후 2030세대의 탈당 현상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당대회 이후 탈당원서 접수 현황' 자료를 공유하며 "몇십 년 만에 찾아온 정치변화의 기회에 젊은 세대에게 40명 남짓 탈당했다는 식으로 조롱조로 계속 이야기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주말 6~7일 이틀간 탈당한 국민의힘 2030세대 당원은 약 21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비를 내고 당 대선 경선선거인단으로 참여했던 책임당원으로, 탈당 당원 중 70%에 달한다는 전언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9일 페이스북에 "(일부 당협에서 2030 당원들의) 탈당이 극히 소수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뜻을 드러내신 점을 봤다. 심지어 이를 '역선택'이라 폄하하는 분들도 봤다"며 "옳지 못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단 한 분이 탈당을 하더라도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어떤 부분을 우리 당에 원했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며 한 분 한 분의 뜻을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청년당원들의 탈당 현상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