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017 이어 세 번째 대권 도전… "국가 경영인으로 나서겠다"작년 12월엔 "대선 포기하고 서울시장 출마"… 1년 만에 입장 번복
  •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오전 국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오전 국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과학기술 중심 국가와 임기 중 중간평가 등을 내세우며 세 번째 대권 도전에 차별점을 뒀다.

    다만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당선되기 위해 나왔다"며 일단 선을 긋는 모습이다.

    안철수, 독자출마로 대선 3수 도전

    안 대표는 1일 국회 잔디광장에서 "저 안철수가 새로운 각오로 다시 여러분 앞에 섰다"며 "정치인으로 국가의 권력을 획득해 왕처럼 나라를 다스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전략적 마인드를 가진 '국가 경영인'으로 나서겠다"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안 대표는 먼저 문재인 대통령을 저격했다. 그는 "문 대통령 5년 동안 우리는 얼마나 가슴 졸이며 살았느냐"며 "눈만 뜨면 거짓과 선동, 무능과 비리가 온 나라를 덮었다. 정권 유지를 위해 국민을 편 갈라 나라를 싸움판으로 만들고, 약자를 보호한다면서 오히려 약자를 더 가난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여야 대선후보들을 겨냥하면서 자신이 정권교체의 적임자임을 앞세우기도 했다. 안 대표는 "이 나라를 5년간 맡겠다고 나선 대통령후보들은 어떻냐. 국민들은 '놈놈놈 대선'이라고 한다"며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만 있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능력도 도덕성도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여·야·정 협의체 실질화를 비롯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폐지를 포함한 검·경 수사권 재조정 등 권력기관 정상화도 약속했다. 그러면서 임기 중반에 중간평가를 받겠다는 다짐도 내놨다. 집권 후 임기 중반에 여야가 합의하는 조사 방법으로 국민 신뢰를 50% 이상 받지 못하거나, 22대 총선에서 여당이 제1당을 얻지 못하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것이다.

    "이 정도의 자신감이 없다면 후보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독선과 아집의 국정운영 행태를 버리고,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과 책임을 지는 정치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평한 안 대표는 "당선되면 중간평가 통과를 위해 죽을 각오로 일할 것이다. 다른 모든 후보들에게도 중간평가 약속을 권고한다"고 주문했다.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벤처기업을 경영한 바 있는 안 대표는 자신의 경력을 내세우며 과학기술 중심 국가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상식과 합리에 기반하고 사실에 근거한 과학적 사고를 국정운영의 중심으로 삼는 과학자 대통령이 절실하다"고 전제한 안 대표는 "과감한 정부 조직 개편과 함께 과학기술부총리직을 만들어 과학기술 중심 국가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주권 국가, 인공지능 선도 국가, 반도체 패권국가로의 초석을 놓겠다고 다짐했다.

    안 대표의 대권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2년 첫 대선 출마 때는 무소속으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중도사퇴했다. 2017년에는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출마해 21.41%의 득표율을 얻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안 대표는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히면서도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에 안 대표는 "저는 당선을 목표로 나왔다. 제가 정권교체할 것"이라면서도 "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이 같은 분과는 언제든지 만나서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 도전 질문에 즉답 피해 n수 뜻 내비쳐

    서울시장보궐선거 출마선언 당시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이를 번복했다는 지적에는 "저는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도중에 서울시장을 그만두고 대선에 나가는 일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그러나 지난해 12월20일 서울시장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제가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한 배경을 이해해 주시가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단일화 관련 질문에는 "저는 당선되기 위해 나왔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여야의 인재를 골고루 등용하겠다"며 "현재 대통령후보 중 훌륭한 후보들이 많은데, 그분들을 각료의 한 분으로 역할을 부탁드리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대선이 마지막 도전이라는 각오냐는 질문에는 두루뭉술하게 답하며 대선 '삼수' 이후로도 계속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대한민국이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안 대표는 "제 모든 것을 바쳐 시대교체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나왔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野 주자들은 "단일화" 이준석은 "무운 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들은 야권 표가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안 대표에게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하자고 할 것"이라며 "제3지대 후보를 그대로 두고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9월 초에 안 대표를 만났다"며 "분리해서 대선 출마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고, 안 대표도 거기에 동의를 했다. 과거 DJP 연대하듯이 세력 대 세력을 연대해 공동정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후 안 대표 출마와 관련한 질문에 "무운(武運·전쟁 따위에서 이기고 지는 운수)을 빈다"고 짧게 말하며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