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레이스 4자 구도로…유승민 "단일화 즉각 착수" 분열 우려, 이준석 "안철수 지지율 줄어들 것"
  •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이종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이종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1월1일 20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야권에서는 세 번째 출사표를 내는 안 대표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내년 대선에서 안 대표가 독자 출마를 고집할 경우 야권 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안철수, 11월1일 대선 3수 도전 선언

    국민의당은 31일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안철수 대표의 출마 선언식을 1일 오전 10시 국회 잔디광장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출마 선언식은 2030 세대 청년 3명이 안전·미래·공정을 키워드로 릴레이 연설을 하는 것으로, 안 대표의 출마선언 발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안 대표의 대권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2012년 첫 대선 출마에서 무소속으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중도사퇴했다. 2017년에는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출마해 21.41%의 득표율을 얻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불출마·野 통합 약속 깨고 독자출마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대선 불출마와 야권 통합이라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독자출마한 데 대해 비판한다. 그는 지난해 12월2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제가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한 배경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단일화 과정인 지난 3월16일 기자회견에서는 "단일후보가 되든 되지 않든, 야권 대통합을 이뤄 야권이 분열되지 않고 대선을 치러서 반드시 정권교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5개월 뒤인 8월16일 안 대표는 합당 최종 결렬을 발표했다. 양당은 실무협상에서 대선후보 선출 방식과 국민의당의 당명 변경 요구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안철수 대표의 세 번째 출마로 내년 3월 대선 구도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국민의당, 정의당이 대결하는 4자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가칭 '새로운 물결' 창당을 준비하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까지 5자 구도가 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 또는 제3지대 후보와 단일화를 할지가 야권의 관심사다. 안 대표는 당분간 단일화 논의에 거리를 두고 독자 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은 안 대표 출마 소식에 야권 분열을 우려하며 즉각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나섰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안철수 대표 관련 질문을 받고 "세력연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력연대와 단일화가 다른 의미인가'라고 물었지만,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유승민 후보는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당의 대선 후보가 되면 안 대표와 단일화에 즉각 착수하겠다"며 "안 대표가 끝까지 대선에 나와서 몇 퍼센트라도 가져간다면 그것은 중도 보수의 분열이고 정권교체가 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준석 "안철수와 결별한 지도자는 대통령 돼"

    국민의힘 지도부는 안 대표 지지율이 한 자리에 머무는 만큼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28일 KBS 팟캐스트 '최경영의 이슈 오도독'에 출연해 "안 대표와 결별한 지도자는 대통령이 되고, 통합하기 위해 노력한 지도자들은 고생한다"며 "안 대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경선이든지, 본선이든지, 수렴 효과가 발생한다. 결국은 되는 쪽으로 모인다"며 "안 대표나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은 줄어드는 국면에 접하게 될 것이다. 되는 사람 밀어주자 쪽으로 가면 그 위치에 서 있기가 힘들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