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정부서 靑 경제수석 김종인…27일 이어 28일에도 빈소 찾아이정현·염돈재·유인태 등 각계 조문 이어져… 28일 입관식 진행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 중 이순자 여사만 조문… 10여분간 머물러
  • ▲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사진=공동취재단)
    ▲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사진=공동취재단)
    "내가 모시던 분이니 떠나기 전에 매일같이 와서 보고 한다."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지 이틀째인 28일 오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층 노 전 대통령의 빈소를 방문, 기자들에게 이처럼 말했다. 그는 빈소가 마련된 첫날인 27일 조문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노태우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경제통'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 조문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國家葬) 3일째인 이날, 주요 정·재계 인사들이 고인을 추모했다. 개신교, 카톨릭, 불교계 등 종교계 인사들, 차병원 회장의 차녀 차광은씨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눈길을 끈 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였다. 이 여사가 빈소를 방문한 시각은 오후 1시50분쯤이었다. 이 여사는 10여분 간 고인을 추모한 뒤 빈소를 빠져나왔다. 그는 "유족과 무슨 말씀을 나누셨느냐" "5·18 관련 사과할 생각 없느냐" 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이 여사는 경호원과 함께 차량에 탑승, 자리를 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조문은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직후 1979년 12·12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 이후 노 전 대통령이 2인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다만 전 전 대통령은 이 여사와 함께하지 않았다.

    이 여사의 조문으로부터 약 1시간 뒤인 3시쯤 입관식(入棺式)이 이뤄졌다. 시신을 관 속에 넣고 치르는 장례 의식인 입관식에는 노 전 대통령의 유족이 자리했다. 원내대표를 지낸 중진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도 입관실에 들어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국가장 반대' 일부 견해에… 이정현 "졸렬하다"  

    이날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염돈재 전 청와대 비서관,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등 전·현직 고위 관료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강대식·구자근·김상훈·김승수·류성걸·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정갑윤 전 국민의힘 의원,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유인태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인사의 조문도 잇따랐다.

    이정현 전 수석은 노 전 대통령의 공(功)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조문 뒤 기자들에게 "지금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볼 때 저는 대선주자 어떤 사람도 노 전 대통령만큼 국가에 기여하고 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자질을 못 보고 있다"고 했다.

    여권 일각에서 불거진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 반대 목소리와 관련해서는 "졸렬하다"고 평했다. 이 전 수석은 "한 시대 지도자들은 다 역할이 있고, 김영삼·김대중 등 대통령들은 다 공도 있고 과도 있는 것"이라며 "어떤 지도자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인정하지 않는 건 졸렬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근간과 기본에 대해서 털끝만큼의 이해도 없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 그 분을 직선제로 뽑았던 그 시절 국민을 부인하는건가. 자기들만 국민이고 (고인을) 뽑았던 국민은 국민이 아닌가"라며 "그게 자기들 말하는 민주주의인가. 아주 졸렬하고 찌질하고 그런 사고방식으로 다시 집권할 마음을  먹고 있다면 아주 착각"이라고 꼬집었다.

    '쓴소리' 유인태 "노태우 2년, 국회 모범적 협치 기간" 

    김종인 전 위원장과 주호영 의원 등 야권 인사들도 기자들에게 "국가장은 잘 한 일"이라고 했다.

    평소 여야를 막론한 '쓴소리'로 유명한 유인태 전 의원은 국가장 관련 "정부에서 결정한 거니 따라줘야한다"며 "(고인이) 그래도 사과도 하고 (부인) 한 사람은 (추징금) 완납도 다 하고, 재임 중에 공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노태우정부 전반기 2년이 아마 국회가 가장 모범적인 협치의 기간이었다고, 개인적으로 그렇게 기억한다"고도 했다.
  • ▲ 28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합동분향소. ⓒ강민석 기자
    ▲ 28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합동분향소. ⓒ강민석 기자
    노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가장으로 치러진다. 국가장은 지난 2015년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장례 기간은 26~30일 5일 간이다.

    서울시·충북·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설치·운영 중이다. 광주시는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을 결정한 정부 결정을 존중하지만 분향소 설치 등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난 27일 밝혔었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은 국립묘지에 안장되지 않을 예정이다. 12·12 군사반란과 내란죄 등으로 실형을 선고 받아 전직 대통령 예우 자격을 박탈돼서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노태우정부에서 법무부장관을 지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 정운찬 전 국무총리, 윤여준 전 장관, 김형오 전 국회의장, 북한 외교관 출신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과 같은당 김석기·김정재 의원, 신동빈 롯데그룹회장 등 인사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빈소가 마련된 첫날인 27일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윤석열·유승민·원희룡 대선 예비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송영길 민주당 대표, 이낙연 전 대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해외 순방 등 일정을 이유로 조문하지 않았다. 대신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이 27일 빈소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