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500억~1000억 규모 만들겠다" 약속… 법조계 "불법 브로커 의심" 지적조성은 "합법적 정책자금 유치 컨설팅" 주장… 사측, 조씨 위해 마세라티 제공
  • ▲ 야당을 통한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임을 밝힌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10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야당을 통한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임을 밝힌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10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 조성은 씨가 IT 벤처기업 A사 임원으로 취임하는 과정에서 "정책자금 등 200억원을 유치해올 테니 성과금으로 유치금의 7%를 달라"는 내용의 계약서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중앙일보는 이같이 보도하며 "A사가 리스를 받아 조씨에게 제공한 마세라티 차량 역시 정책자금 유치활동을 위한 인센티브 계약 조건"이라고 전했다.

    지난 4월 A사와 200억원가량 투자유치 약속… 유치금액 7% 보수 요구

    중앙일보에 따르면, 조씨 소유의 올마이티컴퍼니는 지난 4월5일 A사와 "투자를 유치해 주는 대가로 그 금액의 7%를 보수로 받는다"는 내용의 계약을 했다. 조씨가 유치를 약속한 금액은 200억원가량이었다고 한다.

    조씨는 같은 날 A사와 '주식 증여 계약서'를 작성하며 "200억원 이상을 유치해오고 기업가치를 500억~1000억원 규모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면 조씨는 A사 주식 20%를 넘겨받기로 했다.

    A사는 2020년 말 현재 자산 3억1000만원(자본 1억3700만원, 부채 1억7400만원), 2020년도 매출은 8억4700만원(영업이익 5억900만원)에 불과하다. 발행 주식 총수는 20만 주로, 주당 액면가액은 500원에 그친다. 약속한 목표를 달성하면 조씨는 A사 주식 4만 주(2000만원)를 얻게 되는 셈이었다.

    당시 조씨는 A사에 "정책자금 등을 유치하겠다"는 구체적 조건을 제시했다. 정부 부처 등이 예산이나 공공기금 등을 재원으로 해서 시장보다 낮은 금리로 기업에 대출·투자하는 돈을 끌어오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조씨를 대상으로 한 A사의 '임원 위촉 계약서'에는 "1차 정책자금 유치 직후 계약금 3000만원을 인센티브와 함께 지급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고 중앙일보는 보도했다. 이 계약서에는 '조씨가 요청하는 차종의 법인 리스차량 제공(월납 150만~160만원 전후)'라는 조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조씨는 A사 명의로 고가의 외제차 '마세라티 기블리'를 리스로 제공받아 타고 다닌다. 조씨와 A사 간 계약기간은 2024년 4월4일까지로, 조씨의 A사 내 직책명은 CSO(총괄전략디렉터)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정책자금 유치 위한 주요 타깃은 중기부… A사, 김종구 대표이사 영입

    중앙일보는 조씨가 정책자금 등의 유치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를 주요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4월8일 A사가 조씨와 별도로 김종구 전 국민의당 대변인을 대표이사로 영입하며 체결한 임원 위촉 계약서에는 "(중기벤처부 산하의) 중소기업진흥공단·기술보증기금 등 각 기관의 업무를 위하여 요청하는 업무내용을 원활하게 협력한다"는 내용이 주요 업무사항에 포함됐다.

    김 전 대변인과 조씨는 지난 4월8일 함께 A사에 취업했다. 현재까지 A사 등기임원은 이들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A사의 최대주주인 이모 씨는 중앙일보에 "조씨와 김 전 대변인이 사기를 쳤다"고 주장했다. "조씨 등이 10원 하나 유치해오지 못한 채 법인 리스 차량을 반환하지도 않고 있다"는 것이 이씨의 주장이다.

    법조계 "불법 브로커 역할 의심"... 조성은 "합법적 컨설팅 계약"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책자금 유치에 따른 성과금을 요구한 조씨가 불법 브로커 역할을 자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다만 조씨는 "합법적으로 정책자금을 신청하는 등의 절차를 설명해 주는 식의 컨설팅 계약이었다"고 해명했다. 

    조씨는 A사 최대주주 이씨 등과 갈등을 겪는 이유로는 "취업 직후 회사 사정을 살펴봤더니 횡령과 탈세 정황을 발견해 문제를 제기했고, 자금 유치 등의 업무를 시작할 수 없었다"며 "이씨가 부당하게 나가라고 한다"고 반박했다.

    또 법인 리스 차량을 반납하지 않는 이유는 "지금 리스 계약을 해지하면 대표이사인 김 전 대변인이 위약금을 다 물어내야 하기 때문"이라며 "A사는 명의만 제공했을 뿐 차량 유지 비용은 모두 내 돈으로 대고 있다"고 중앙일보에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