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선택 방지 조항' 문제로 부담… 정홍원, 고민 끝에 "직 유지하기로"안상수·유승민·하태경·홍준표, 공정선거 서약식 불참
  • ▲ 정홍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오른소리' 캡처
    ▲ 정홍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오른소리' 캡처
    정홍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이 사의를 고민했으나 당 지도부의 만류로 위원장직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은 5일 오후 3시 선관위 간담회와 공정경선 서약식을 앞두고 정홍원 선관위원장의 '사의 번복' 소동으로 혼란을 겪었다. 다수 언론은 회의 직전 정 위원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를 쏟아냈으나 정 위원장과 당 지도부는 이를 부인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관위 간담회 및 공정선거 서약식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제가 만류했다"며 정 위원장의 사의 소란을 일축했다.

    이준석 "당 지도부, 정홍원 위원장에 깊은 신뢰"

    이 대표는 "지도부의 신뢰가 굳건하다"며 "오늘 회의 시작되기에 앞서 (정 위원장이) 후보들의 이런(보이콧 등) 행동은 잘못됐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아마도 다시 국가를 위해 일하실 동력이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 대표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둘러싼 당 대선주자들의 반발이 정 위원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이 대표는 "(정 위원장이 사의를) 심각하게 고민한 것은 맞다"면서 "상당히 부담을 느끼신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도 "정 위원장께선 지도부의 무한한 신임과 지지를 받고 계신다"고 강조했다.

    안상수·유승민·하태경·홍준표, 서약식 불참

    이어 이 대표는 '보이콧' 선언 이후 이날 회의에 불참한 안상수·유승민·하태경·홍준표 후보 4인을 겨냥한 듯 "앞으로 주자들이 다소간 이견이 있다 하더라도 성숙한 방식으로 본인들의 의사를 표현하고 최소한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기본적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또 "오늘 공정선거 서약식에 모든 후보가 오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당내 혼란에 당대표로서, 정홍원 위원장이 많은 고생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더 큰 성원과 지지 신뢰를 보낸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정 위원장을 거듭 격려했다.

    정 위원장도 회의에서 "제가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봉사를 하겠다는 자세로 이 직을 수락을 했다"며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함성을 담아내야 하고, 담아내지 못한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그런 일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홍원 "경선룰 사심없이 정한다… 후보는 이에 따라야"

    이어 4명의 불참자를 향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 선관위가 사심 없이 정한 룰에는 협력을 하고 그 룰을 따르도록 해야지, 그걸 따르지 않겠다는 태도는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 문제와 관련해선 "민주적으로 각자 의사를 개진해서 결론을 내려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역선택의 우려는 있으나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한 뒤 "역선택 방지를 두지 않는 안과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안"을 제시했다. 정 위원장에 따르면, 전문가들이 제안한 방안은 '방지 조항을 둔 여론조사와 조항을 미적용한 여론조사를 합산'하는 것이다.

    그는 "우리 선관위원들 반반이 양안에 찬성을 보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일방적으로 룰을 유리하려고 하게 한다는 선입견은 전연 갖지 마시고 이해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 ▲ (왼쪽부터)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황교안·최재형·장성민·장기표·윤석열·원희룡·박찬주·박진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정경선 서약식에서 공정경선을 약속했다.ⓒ'오른소리' 캡처
    ▲ (왼쪽부터)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황교안·최재형·장성민·장기표·윤석열·원희룡·박찬주·박진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정경선 서약식에서 공정경선을 약속했다.ⓒ'오른소리' 캡처
    말 아끼는 윤석열 "정권교체 위해 최선 다하겠다"

    황교안 예비후보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간첩당 지령문'을 거론하며 "부정선거 시도는 현재 진행형이고 또 미래 진행형일 수 있다. 게임의 룰을 저들이 조작하는 걸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의에 앞서 '역선택 방지 조항' 주장을 철회한 최재형 예비후보는 "우려들이 많이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거듭 밝혔다. 윤석열 예비후보는 '정권교체 노력'이라는 짧은 발언 이외 역선택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원희룡 예비후보도 경선 룰과 관련해선 "원팀 화합정신"을 강조하는 등 원론적인 발언 이외 말을 아꼈다.

    반면 그동안 역선택 방지 조항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혀왔던 박진·박찬주·장기표·장성민 후보는 '확장성'을 강조하며 사안에 대한 선관위의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윤 예비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윤석열 리스크'가 제기되기도 했다. 장성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는 "윤 예비후보의 기습적 입당 기회로 이 당이 과거주의, 1인정당 개인 사당화로 전락되는 구태 정치 물결이 출렁거린다"며 "제가 봤을 때 윤석열 후보는 흠이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장기표 "고발 사주 의혹은 사실무근"… 원희룡 "우리는 원팀" 강조

    다만 이같은 공세에 박진 경선후보는 "이 자리는 특정 후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경직되는 회의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또 장기표 경선후보는 윤 예비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제가 볼 땐 사실무근"이라며 윤 예비후보를 옹호했다.

    간담회 후 진행된 공정경선 서약은 '반쪽 서약'에 그쳤다. 서약식에는 박진·박찬주·원희룡·윤석열·장기표·장성민·최재형·황교안 후보 등 8명이 참석했고, 안상수·유승민·하태경·홍준표 후보 등 4인은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