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 새 앨범 발매…9월 4일부터 7개 도시서 피아노 리사이틀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앙코르 공연, 네이버TV 통해 실황 중계
  • ▲ 9월 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진행된 조성진 두 번째 쇼팽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크레디아
    ▲ 9월 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진행된 조성진 두 번째 쇼팽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크레디아
    피아니스트 조성진(27)이 5년 만에 다시 쇼팽으로 돌아왔다.

    2015년 쇼팽국제콩쿠르에서 한국인 처음으로 우승한 조성진은 8월 27일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과 녹음한 다섯 번째 음반을 내놓았다. 그는 2016년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수록한 음반으로 데뷔한 바 있다.

    조성진은 "쇼팽콩쿠르 우승 이후 많은 기회가 주어졌지만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각인될 수 있어 위험했다. 2016년 쇼팽을 녹음하고 의식적으로 드뷔시, 모차르트, 슈베르트 등 다른 작곡가의 곡을 녹음했던 것 같다. 시간이 충분히 지났고, 이때 쯤이면 쇼팽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쇼팽을 연주하면서 6년 전과 달라진 점에 대해 "콩쿠르 당시에는 경직된 느낌이 있었다. 이후엔 훨씬 자유롭게 내 음악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어떻게 다른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매일 거울을 보면 내 얼굴은 똑같은데 남들이 보기에는 늙었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새 앨범에는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과 스케르초 4곡 전곡를 담았다. 쇼팽이 생전에 남긴 피아노 협주곡은 2개가 유일하며, 데뷔 앨범과 마찬가지로 지아난드레아 노세다가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췄다.

    조성진은 "5년 전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했기 때문에 같은 지휘자, 악단과 2번을 녹음해 완성하고자 했다"며 "쇼팽 발라드 전곡에 이어 이번엔 스케르초 전곡을 하고 싶었다. 쇼팽의 작품 중 발라드와 스케르초, 소나타가 가장 무게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케르초 네 곡 중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2번을 꼽으며 "4곡 다 성격이 다르고 훌륭하지만 2번은 특별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연주했다. 2009년 1월 지휘자 정명훈 선생님 앞에서 선보였고, 2007년 신수정 은사가 우연히 들으면서 또 인연이 생겼다. 쇼팽콩쿠르 준결선 마지막 곡으로 연주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 ▲ 9월 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진행된 조성진 두 번째 쇼팽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크레디아
    ▲ 9월 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진행된 조성진 두 번째 쇼팽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크레디아
    오는 10월 열리는 쇼팽콩쿠르 본선에 진출한 한국인 연주자 7명에게 조언도 남겼다. "우승 비결은 없다. 비결이 있었다면 나갔던 모든 대회에서 다 우승했을 거다. 콩쿠르는 운이 필요한 것 같다. 최대한 완벽하게 준비해서 컨디션 조절을 잘해 무대에 서는 게 중요하다.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말고 마음을 비워라."

    조성진은 4일 전주를 시작으로 대구·서울·인천·여수·수원·부산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앨범에 수록된 스케르초 4곡 모두와 야나체크, 라벨의 곡을 연주한다. 마지막으로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앙코르 공연이 이어진다. 

    앙코르 공연은 네이버TV를 통해 실황 중계된다. 조성진이 리사이틀 무대를 국내에서 실황 중계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한차례 시도가 있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공연이 취소되면서 중계도 불발됐다.

    지난해 11월 도시 투어를 마쳤던 조성진은 "코로나 이후 예전처럼 연주여행을 못해서 처음엔 적응이 되지 않았다. 작년 한국에서의 공연은 뜻 깊은 연주였고, 개인적으로 일상생활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아서 잊지 못할 이벤트였다.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지만 연주할 수 있게 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조성진은 내년 3월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와의 미국 투어, 뉴욕 필·베를린 방송교향악단 협연 등이 예정돼 있다. "내일 일은 내일 고민하자"는 생각으로 자신은 계획적이지 않다고 했지만 "음반은 계획적이다. 다음에는 헨델을 비롯한 바로크 시대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녹음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피아니스트로서 성공했다고 정의하기는 어렵다며 아직 배워나가는 입장라고 강조했다. "제가 마흔 살이 되든 쉰 살이 되든지 똑같다. '아, 이 정도면 완성됐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발전은 없다.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하든 저의 가장 큰 목표는 조금이라도 더 만족할 연주를 하는 것이다."
  • ▲ 조성진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스케르초' 앨범 커버.ⓒ유니버설뮤직
    ▲ 조성진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스케르초' 앨범 커버.ⓒ유니버설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