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근식 "이게 정상인가… 조국을 예수로, 본인을 성모 마리아로 일체화"
  • ▲ 김인국 신부 페이스북 캡처
    ▲ 김인국 신부 페이스북 캡처
    박정숙 학교법인 웅동학원 이사장이 자신의 아들인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에 비유해 논란이 일었다. 박 이사장이 김인국 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대표에게 보낸 편지에서다.

    야권에서는 '신성가족'이라는 야유와 함께 "비정상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대표를 지낸 김인국 신부는 지난 20일 박 이사장이 자신에게 보내온 편지 일부를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김 신부는 "어느 어머니께서 보내 주신 아래 편지를 꼭 읽어 달라. 남모르게 걱정과 근심을 나눠 주시는 방방곡곡의 많은 벗들께 어제 오후 제가 받은 편지 일부를 소개한다"며 "부탁이오니 일단 아무도 없는 자리에서 혼자 조용히 읽어 주시면 뜻이 더욱 간절하게 전해질 것”이라며 박 이사장의 편지 일부를 공개했다.

    박 이사장은 편지에 "신부님. 아드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는 모습을 지켜보며 괴로워하시던 성모님의 마음. 지금 제가 2년 넘도록 그 마음을 체험하며 주님의 은총과 자비를 기도 드리며 견디고 있다”고 썼다.

    이어 “저는 어미로서, 가족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검찰개혁을 포기하지 말라고 아들에게 말했다”고 밝힌 박 이사장은 “이 고통의 긴 터널을 언제쯤 빠져 나올지 모르지만 이 시대의 법학자로서 민주주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박 이사장은 또 “깨어 있는 교우들과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의 기도의 힘으로 언젠가는 밝은 날이 돌아오리라 믿는다. 감사합니다. 아멘!”이라고 썼다.

    김 신부는 “위 편지는 짐작하신 대로 조국 장관의 모친께서 쓰신 글이다. (박 이사장은) 고교 시절 세례를 받은 이래 매일 성당을 찾는 신앙인”이라고 소개했다. 

    김 신부는 이어 “읽고 또 읽으며 생각했다. 어머니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으면 우리는 끝까지 가야 한다고”라며 “읽는 분들마다 뜨거운 기운이 샘솟기를 빌며 편지의 주인께 마음으로 허락을 구하고 이 자리에 올린다. 다시 촛불!”이라고 적었다. 조 전 장관이 중심이 된 '촛불집회'로 검찰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해당 게시물은 27일 오후 4시 현재 415회 공유됐다.

    조 전 장관은 김 신부의 글이 올라온 지 24분여 만에 "어머니의 편지를 이렇게 접하니 목이 메인다. 신부님의 위로와 기도가 큰 힘이 되었다. 감사하다"는 댓글을 달았다.

    김 신부의 글에 동의하는 네티즌들은 "(조 전 장관) 가족분들에게 고난의 십자가를 짊어지게 해 드려 죄송하다" "십자가 끝에는 화려한 부활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믿고 있다" "역시 어머니의 힘은 강하고 위대하다" 등의 댓글로 응원했다.

    야권 "집단적 자아도취에 빠진 황당무계한 '신성가족'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26일 박 이사장의 편지가 공개되자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이게 정상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조국 사수대와 대깨문들이 조국을 영웅시하고 미화하고, 황교익 씨가 조국을 골고다 언덕 올라가는 예수로 미화해도, 그건 '남들이' 그렇게 오바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젠 조국 어머니가 자식을 예수로, 본인을 성모 마리아로 일체화하는 기막힌 자아도취를 본다"고 비꼬았다.

    이어 "비정상 또라이 '남'들이 조국을 예수로 신성시하는 것을 넘어 이젠 조국 '가족'이 스스로 아들을 예수로 착각하고 어머니 본인을 성모 마리아로 일체화하는 황당무계한 '신성가족'을 보면서 조국 가족의 집단적 자아도취와 자기 동굴에 빠진 허위의식을 본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조 전 장관의 '웅동학원 사회 환원'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것과 관련 "공개 약속한 지 2년인데 아무런 조치조차 없고, 캠코로부터 부채 상환 요구받는 박 이사장이 법원의 재산 명시 명령에 따라 본인 재산이 9만원밖에 없다는 뻔뻔함을 보면서, 본인을 예수 어머니라고 과대포장하는 허황된 자신감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가"라고 개탄했다.

    김 위원장은 "조국의 이중성과 위선의 민낯 만큼이나 박 이사장의 가증스런 자아도취와 자기부정은 보기조차 역겹다"고 토로한 김 위원장은 "조국, 조국 부인, 조국 동생, 조국 조카, 조국 딸, 조국 어머니. 조국 가족 전체가 다 문제투성이이자 범죄 혐의자인데 어머니가 스스로 성모 마리아 운운하니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이게 정상이냐"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27일에도 페이스북에 "죄송하고 목이 메이면 어머니에게 직접 전화 걸어 안부 묻고 위로하면 될 텐데도, 동생 구속 소식에는 묵묵부답 페북 침묵하다가 조국=예수, 어머니=마리아라는 페북에 전광석화처럼 댓글 다는 조국의 모습을 보면서 그의 심리 상태가 궁금해지기까지 한다"며 "감성팔이 동정 유발 마케팅이 이제 지겹고 역겹다"고 썼다.

    조국 "제 어머니, 아들을 '예수'라고 하신 적 없다"

    조 전 장관은 자신의 모친 편지가 공개된 것과 관련 이날 오후 의견을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후 12시30분쯤 페이스북에 "박 이사장의 편지 관련 글을 공유하며 "제 어머니가 김인국 신부님께 보낸 편지에서 아들을 '예수'라고 비유하신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녀 입시비리' 혐의 재판에 참석한 직후다. 

    이날 재판은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측이 "(정 교수가) 급성 대장염을 앓고 있는 데다 햄스트링 부상이 있고, 오늘도 나오면서 링거를 맞았다가 건강이 안 좋다"고 호소해 2시간여 만인 12시쯤 마무리됐다.

    한편 2010년 3월부터 웅동학원 이사장을 맡은 박 이사장은 2019년 ‘조국사태’ 이후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고 재단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