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언론재갈법 새벽 단독처리… 박병석, 절차 문제로 본회의 연기 與 "27일, 30일 다시 본회의"…송영길, 국제 언론단체 비판에 "뭣도 몰라"
  • 25일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가 연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새벽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시킨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도 밀어붙이려 했으나, 이는 잠정 중단됐다. 민주당은 그러나 오는 27일 혹은 30일 본회의를 다시 열고 8월 내로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차수변경 논란에… 25일 본회의 무산 

    정치권에 따르면,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를 연기하겠다고 여야에 통보했다. 이날 새벽 법사위에서 통과된 언론중재법 개정안(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 일부개정안)과 관련한 야당의 이의를 받아들인 셈이다.

    국민의힘은 국회법 93조의 2에 근거해 본회의 하루 전 법안 심사를 마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본회의 약 12시간을 앞두고 통과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수 없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이날 새벽 3시50분쯤 국민의힘의 불참 속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했다.

    본회의가 연기되면서 언론중재법 개정안 등의 주요 법안은 물론, 국회 부의장과 법사위원장 등 7개 상임위원장 인선도 미뤄졌다.

    8월 27일 또는 30일 본회의 '유력'… '전원위 카드' 변수 

    민주당은 8월 임시국회 중 본회의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 뒤 "27일 또는 30일에 본회의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전원위원회 카드'를 내밀었다. 이는 향후 본회의 일정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윤 원내대표는 오전 당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전원위 소집을 국회의장에게 요청하려 한다"며 "여야 정쟁으로 인해 제대로 토론 못한 부분에 대해서 토론하고, 우리 당이 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추진하는지 국민들에게 알리고, 또 보강할 부분이 있으면 보강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전원위는 쟁점 안건의 본회의 상정 전이나 상정 후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안건 심사를 위해 구성된다. 전원위가 열리면 안건 상정과 동시에 본회의가 정회, 전원위 회의로 전환된다. 전원위는 재적위원 5분의 1 이상의 출석으로 열리고, 재적위원의 4분의 1 이상 출석 및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한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전 양당 회동 후 민주당의 전원위 소집 제안과 관련 "내부 의견을 조율한 뒤 양당 원내대표끼리 별도 회동해 여러 현안과 같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그간 고심 중이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등의 대응방안도 논의하겠다고 예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의장과 회동 직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느 권위주의 정권도 이런 사악한 언론재갈법을 통과시킨 적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에도 만나 본회의 등 관련 일정을 논의 중이다. 
  •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 지금 민주주의 말살하고 헌법 유린"

    한편,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에 야권 대선주자들의 비판 목소리도 커졌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안에 침묵한다는 이유다.

    유승민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페이스북에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는 가장 소중한 헌법 가치로, 민주당은 지금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헌법을 유린하고 있다"며 "인권변호사,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문 대통령은 비겁하게 말도 없다"고 저격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의 퇴임 선물로 만족하고 있으니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며 침묵을 지켜나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각계각층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국경없는기자회(RSF)' 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송 대표는 오전 당 의원총회에 들어가면서 "(RSF가 비판 메시지를 낸 것은) 뭣도 모르니까(그렇다). 그냥 뭐든지 그러지 않는가"라며 "자기들이 우리 사정을 어떻게 알겠나"라고 발언했다.

    송 대표는 지난 2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띠른 야당의 우려에 "야당은 무턱대고 반대할 것이 아니다"라며 "평생 야당만 할 생각인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