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국·러시아 인용해 “아프간 패망, 전 세계가 미국 비난” 연이어 글 올려존 틸럴리 전 사령관 “한미동맹 이간질하려 심리전… 동맹 수호 의지 과소평가 말라”
  • ▲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 사령관(예비역 육군대장). 현재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美공영 C-SPAN 관련 영상 캡쳐.
    ▲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 사령관(예비역 육군대장). 현재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美공영 C-SPAN 관련 영상 캡쳐.
    북한 외무성이 지난 20일부터 자체 홈페이지에 ‘아프간 패망’의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비난하는 글을 계속 올렸다. 이를 두고 전직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동맹을 분열시키려는 것”이라며 “동맹을 지키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북한, 중국·러시아 인용해 “아프간 사태, 미국과 그 동맹국의 책임”

    북한 외무성은 지난 20일부터 홈페이지에 아프간 패망의 책임을 미국 탓으로 돌리는 비난 글을 연이어 게재했다. 

    지난 20일 “미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명분 아래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고 군사적으로 개입하거나 전쟁을 일삼는 정책에 대해 성실히 반성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행위를 그만두기 바란다”는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주장을 인용한 북 외무성은 “아프간의 현실은 미국이야말로 세계 평화의 교란자·파괴자이며 저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서슴지 않는 파렴치한 국가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21일에는 중국과 러시아를 인용해 미국을 비난하는 글을 세 편이나 올렸다. 북 외무성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미국은 강권과 군사적 수단을 통한 문제 해결이 더 많은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는 교훈을 성실히 돌이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며,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라크·시리아·아프간에서 미군이 남긴 것이란 불안과 분열, 파괴뿐”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북 외무성은 이어 “전 세계가 미국에 의해 발생한 아프간 패망에 경악을 표하고 있다”는 러시아 외무성 대변인의 주장과 “아프간의 현 상황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무책임한 정책의 결과”라는 러시아 국가회의(두마)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의 주장도 전했다. 

    북 외무성은 그러면서 “세계 각국에서 미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고조되는 현실은 미국이야말로 세계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주범이며 긴장 격화를 초래하는 화근이라는 것을 다시금 실증해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 “북한, 미국의 동맹 수호 의지 과소평가 말아야”

    이 같은 북한의 미국 비난을 두고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이 동맹을 이간질하기 위해(create a wedge) 모든 심리적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틸럴리 전 사령관은 “하지만 한미동맹의 의지와 힘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1일 보도했다.

    틸럴리 전 사령관은 “한국과 아프간 상황에는 비슷한 점이 없다”며 “한미는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철통같은 동맹(the alliance is ironclad)이다. 동맹 유지는 양국의 핵심 이익에 부합하고, 미국은 지속적으로 한국 주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틸럴리 전 사령관은이어 “아프간 사태는 훈련과 준비태세, 힘이야말로 한미 간 협력과 더불어 최고의 억지력이라는 교훈을 한국에 줄 뿐”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은 “틸러리 전 사령관의 발언에는 북한이 국제 여론을 인용해 아프간 사태를 미국의 실패로 돌리는 것은 불필요한 도발이며,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역량과 의지를 시험하지 말라는 경고가 담겼다”고 부연했다. 

    틸럴리 전 사령관은 1996~99년 주한미군사령관과 한미연합사령관을 역임했다.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 “북한, 중국 암묵적 지지 아래 한미동맹 갈라 놓으려 해”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아무래도 북한이 중국의 암묵적 지지 아래 한국 내에서 동맹 간 불화를 일으켜 한미 사이를 갈라 놓으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아프간 사태로 중국과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됐을 수도 있다”며 “이로 인해 중국과 북한에서 미국이 약하고 우유부단하다는 인식이 형성됐을 수 있지만 미국은 그런 나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어 “미국이 이런 인식을 불식하고 한미동맹의 군사력과 활력을 강화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또 “현재 상황에서는 (한미동맹이)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필요하다면 한국을 방어할 전투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한 수단이 연합훈련”이라며 한미연합훈련의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