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해상에서 미사일 시험발사” 자체 경보 발령…일본, 20일과 22~25일 항행경보 발령RFA "전문가들도 北도발 가능성 두고 의견 엇갈려"…군 안팎서는 ‘선군절’ 도발 가능성 주시
  • ▲ 북한이 지난 1월 10일 노동당 창건기념 열병식에서 소개한 대구경 조종방사포. 저강도 대남도발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이 지난 1월 10일 노동당 창건기념 열병식에서 소개한 대구경 조종방사포. 저강도 대남도발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0일과 11일 김여정과 김영철을 앞세워 ‘협박 담화’를 내놨던 북한이 대남도발을 포기하는 걸까. 북한이 지난 15일 동해상에 자체적으로 항행 경보를 발령했다는 소식이 19일 나왔다. 같은 날 해외 항공기 추적사이트에서는 북한 최고위층 전용기가 평양에서 원산으로 가다 회항한 항적이 포착됐다.

    일본 “북한, 지난 15일 동해상에 항행 경보 발령”…국방부 “북한군 동태 예의주시”

    뉴스1는 지난 19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 15일 동해상에 자체적으로 항행 경보를 발령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이날 “일본 해상보안청이 지난 11~13일과 15~19일 동해 동북방 해역에 항행 경보를 발령했고, 20일과 22~25일에도 항행 경보 발령을 예고했다”고 전했다.

    항행 경보란 군 사격 훈련이나 미사일 시험발사에 앞서 국제해사기구(IMO) 등을 통해 민간 선박들에게 “해당 수역에서의 항행 안전에 유의하라”고 보내는 경보다. 동해 지역은 일본 해상보안청이 경보 전파를 맡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지난 11일부터 동해 동북방 해역에 발령 중인 항행경보는 러시아 측이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그러나 19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정보당국 간 공조 아래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북한군의 도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군은 지난 6월 말부터 하계훈련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한미는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전용기, 19일 아침 평양서 원산으로 가다 회항한 흔적 포착

    20일에는 북한에서 특이한 움직임이 감지됐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항공기 추적사이트 ‘플라이트 레이더24’ 확인 결과, 북한 고려항공 JS672편이 19일 오전 9시 8분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해 강원도 원산 방면으로 향하다가 동해 부근에서 기수를 돌려 회항했다는 것이다.

    고려항공 JS672편은 안토노프사의 AN-148 기종으로, 북한에서는 최고위층 현지 시찰용으로 자주 이용한다. 고려항공은 AN-148 기종을 2기 보유하고 있다. 동해상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대구경 방사포를 시험 발사할 때 북한 최고위층이 이를 타고 현장에 갔던 사례가 몇 차례 있다. 김정은은 지금까지 JS671편을 주로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비행기가 원산 도착 전 갑자기 회항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북한 미사일 도발 가능성 놓고 의견 엇갈려…군 안팎 “선군절 전후 가능성”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기간 동안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도발을 할 가능성을 두고 전문가 의견은 엇갈렸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원장을 지낸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으로 미국이 굉장히 예민해진 상태에서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해도 이득이 없을 거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오는 26일까지 실시하는 한미연합 지휘소 훈련 기간 동안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낮게 봤다. 지난 10일 김여정, 11일 김영철의 ‘협박 담화’로 한미연합훈련 규모를 축소시키고, 한국 정계를 혼란에 빠뜨린 만큼 이미 효과를 거뒀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게 남 교수의 분석이었다.

    반면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여정과 김영철이 총 세 번의 담화를 발표했는데 그 내용이 그냥 유야무야 넘어가겠다는 건 아닌 거 같다”면서 “아마 이번 주 혹은 내주 훈련 기간에 도발을 하거나 훈련이 끝난 직후에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송 또한 “북한은 지난 3월 한미연합훈련이 끝난 직후 동해와 서해에서 순항미사일과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군 안팎에서는 ‘선군절’인 8월 25일에 주목하고 있다. ‘선군절’은 김정일의 선군정치를 기념하는 날이다. 김정일이 죽은 뒤인 2013년 8월 25일에 국가휴일로 지정됐다. 최근 북한에서는 ‘선군절’ 기념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들은 북한이 이때를 전후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대구경 방사포를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