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朴 친일 정권 무너뜨려도 친일 기득권 여전… 친일파 없는 세상 만들고 싶다" 왜곡된 역사의식 드러내
  • ▲ 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76주년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 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76주년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76주년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한국 사회의 모순은 친일 미청산과 분단"이라며 친일 청산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친일파 내각을 구성했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6.25 전쟁 영웅인 고(故) 백선엽 장군은 일본을 흠모해 창씨개명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원웅 회장은 이날 과거 정권을 언급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김 회장의 기념사는 사전에 녹화된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 경축사에 앞서 발표됐다. 앞서 지난해 광복절에도 김 회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과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를 친일파라 칭하며 파묘까지 거론한 바 있다.

    김 회장은 기념사에서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을 언급하며 "내각에서 독립운동가들이 하나씩 제거됐다. 친일파 내각이라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백선엽 장군에 대해서는 "윤봉길 의시가 상해에서 던진 폭탄에 숨진 일본 육군 대신이 사라카와 요시노리인데 얼마나 그를 흠모했는지 창씨개명을 했다"고 주장하며 "백선엽이 국군의 아버지라면 우리 윤봉길 의사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라고 물었다.

    "친일에 뿌리둔 정권 무너졌지만 친일 카르텔 구조 여전"

    그는 "독립운동이 죄가 되는 세상에서 그 후손들이 어떻게 잘 살 수 있었겠나"라고 반문하며 "친일파는 대대로 떵떵거리며 살고 독립운동가 후손은 지금도 가난에 찌들어 산다"고 했다. 이어 "민족 배반의 대가로 형성된 친일 자산을 국고 귀속시키는 법의 제정에 반대한 세력, 광복절 폐지하고 건국절 제정하자는 세력, 친일 교과서 만들어 자라나는 세대에 가르치자는 세력, 이런 세력은 대한민국 법통이 임시정부가 아니라 조선총독부에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촛불 혁명으로 친일에 뿌리를 둔 정권이 무너졌지만 친일 카르텔 구조는 여전하다. 독립운동가들이 꿈꿨던 나라는 일제에 빌붙어 동족을 배반한 자들이 입법·사법·행정의 최고위직을 차지하는 나라가 아니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은 독립운동의 연장 선상에서 친일 정권과 맞서 싸웠다"며 "4·19로 이승만 정권을 무너트렸고 박정희 반민족 정권은 자체 붕괴됐다. 전두환 정권은 6월 항쟁에 무릎 꿇었고, 박근혜 정권은 촛불 혁명으로 탄핵됐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민들은 친일을 뿌리에 둔 역대 정권을 무너뜨리고, 또 무너뜨리고 다시 무너뜨리며 처절하지만 위대하고 반복된 승리로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며 "민족 정통성 궤도를 이탈해온 대한민국은 깨어난 국민의 힘으로 제 궤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여기서 무릎 꿇으면 다시 일어날 수 없다. 우리 운명은 우리 힘으로만 개척할 수 있다"며 "친일 반민족 족벌 언론의 기득권을 수호하기 위한 왜곡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친일파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김 회장은 "친일 반민족 기득권 구조는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면서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이들에게 분노할 줄 아는 젊은이들의 정의감을 믿는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매년 반복되는 광복회장 '망언'… 국민 분열 조장"

    이날 김 회장의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은 "철 지난 이념과 극도로 편향된 역사관이 전제된 채 대한민국 정통성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기념사로 평가한다"고 규탄했다.

    신인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원웅 광복회장은 왜곡된 역사관을 토대로 정치적 중립의무를 저버린 채 제멋대로의 막무가내 기념사를 내보냈다"며 "대한민국의 과거를 친일을 극복하지 못한 잘못된 역사로, 현재의 대한민국은 친일파에 의해 장악되었다는 등 구구절절 얼토당토 않은 기념사를 진행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기념일인 광복절 기념식을 자기 정치의 장으로 오염시킨 김 회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매년 반복되는 김 회장의 망언을 방치하여 국민 분열을 방조하는 근본적 책임이 있다"고 했다.

    신 대변인은 "김 회장은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을 넘어 노골적인 편향성으로 국민을 완전히 둘로 갈라치고 있다"면서 "극단적으로 편향된 역사관으로 국민 갈라치기에만 열중하는 김 회장의 독단적 견해에 대해 건강한 상식을 가진 국민들은 동의할 수도 없고 오히려 김 회장의 행태로 인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광복회의 국민 갈라치기 행태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국가보훈처를 통해 광복회장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며 "문제를 회피하지만 말고 제발 책임있는 대통령으로서의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