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문재인케어' 4주년 성과 보고대회… 의료계 "3조 적자 났는데 정부 계획엔 文 퇴임 후 전망 없어"
  •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으로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으로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범위 확대를 고집하는 가운데, 건강보험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가계의 의료비 부담을 더 줄여 주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문재인케어' 확대를 시사했다. 

    문 대통령의 대표정책인 문재인케어는 모든 의료서비스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과목의 비급여 항목을 전면 급여화해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진료기술이 발전하고 의료서비스가 세분화되면서 새로 생겨나는 비급여 항목도 많다"며 "올 4분기부터 갑상선과 부비동 초음파검사 비용 부담도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료계 "건보 재정 악화"

    의료계에서는 문재인케어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의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재정이 최근 3년(2018~20)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는데 이에 따른 고민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장성인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2018~19년 건강보험 재정이 3조원 가까이 적자가 났는데 이후에도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앞으로도 보장성을 더 강화하면 재정적 문제가 따를 수밖에 없는데 정부 계획에는 2023년 이후 건보 적립금에 대한 전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건보 적립금은 17조41000억원"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의 의료 서비스 이용 자체가 줄어 의료비 지출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며 "오히려 사람들이 의료 이용을 덜 받아 병을 더 키우는 상황일 수도 있는데 이것을 정부 성과처럼 내세우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野 "국민들 건보료 더 부담해온 덕, 靑 생색낼 일 아냐"

    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케어로 혜택이 있었다면 그것은 건보 적립금을 까먹으며 미래를 저당잡은 덕이고, 국민들이 건보료를 더 부담해온 덕"이라며 "어떤 경우라도 청와대가 생색낼 일은 아닐 것"이라고 직격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재정 악화 우려 목소리에 "건보 재정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보장성 보험이 확대됨으로써 많은 국민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며 "보장성을 높이는 것과 재정 사이의 절묘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