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정연주인가… 방심위원장 취임에 野 "대선 전 방송 장악하려는 靑의 속셈"

국민의힘이 정연주 신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취임과 관련 "정권편향적이고 불공정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운영하겠다는 노골적 선언"이라고 강력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KBS 사장 시절 친북인사를 미화하는 등 정치편향 논란을 일으켰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위원장 취임을 두고 "제2의 김어준이 방송계 전면에 등장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불통과 독선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권에 대한 비판적 진영으로부터 어떠한 항의가 있어도 정권편향적이고 불공정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운영하겠다는 (정부의) 노골적 선언"이라고 지적한 김 원내대표는 "정 신임 위원장 임명 자체가 언론에 대한 부당한 압력 그 자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 이유로 정 위원장의 정치편향성을 거론했다. "정 신임 위원장이 노무현정권부터 보여준 정치적 편향성과 맹목적 충성에 비춰보건대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뻔하다"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또 언론을 대상으로 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골자로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 "오늘 더불어민주당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처리하려 한다"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방심위를 만들었으니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심산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방심위의 공정성을 무시한 인선, 그리고 유신정권 때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언론 통제의 시도가 이 정권에 화로 돌아갈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도 회의에서 "정권에 대표적인 편향 인사인 정 신임 위원장이 선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방송을 장악하려는 청와대 속셈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이제는 방심위 사무총장까지 친여 성향인 민언련 출신의 김은경 전 공동대표가 거론되고 있으니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정 위원장은 과거 노무현정권의 KBS 사장(2003년4월~2008년8월) 시절 친북인사 미화 등 정치편향 논란을 빚었다. 2003년 9월 KBS1 특별기획 '한국사회를 말한다-귀향, 돌아온 망명객들'에서 친북인사인 송두율 교수를 미화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KBS는 2004년 3월 14시간 생방송으로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한 반(反)탄핵 방송을 했다. 같은 해 KBS 1TV의 매체 비평 프로그램 '미디어 포커스'가 북한 혁명찬양가인 '적기가(赤旗歌)'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는 등 공영방송 설립 취지와 다른 보도로 또 논란을 일으켰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그러나 지난 9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위원 9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정 위원을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연말까지 적체된 업무를 모두 해소, 위원회의 정상화를 이루는 한편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위원회가 감당해야 하는 책무와 공적 가치를 구현해 나가도록 내부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에 근거, 방송통신심의위원(9명)은 대통령(3명)과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추천(3명)한다. 또 소관 상임위인 국회 과방위에서 3명을 추천해 구성된다.

정 위원장을 비롯해 옥시찬·김유진 비상임위원이 대통령 추천 인사다. 이들의 위촉 기간은 지난 7월23일부터 2024년7월22일(3년)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