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野 초선모임 '명불허전보수다' 강연 참석해 대선 출마 소회"대선 도전은 개인적으로 보면 불행한 일이자, 패가망신하는 길"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 초청 강연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 초청 강연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입당 후 처음으로 초선의원모임에 강연자로 나서 당내 스킨십을 늘리려는 행보를 시작했다. 윤 후보는 강연을 통해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문재인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윤 후보는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인 '명불허전보수다'에 참석해 '윤석열이 들은 국민의 목소리'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소주성, 특정세력 이익 보장 위한 것"

    윤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에서 야권 대선후보로 나서게 된 소회를 밝히며 "대통령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을 사실 총장 퇴임 때까지 갖지 못했다"며 "개인적으로 보면 불행한 일이고 패가망신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모든 사람에게 손가락질당할 각오로 국민을 위해 정말 한번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했지,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밝힌 윤 후보는 "검사의 숙명으로 전직 대통령 사법처리도 해봤지만 그게 한국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제가 이렇게 부족한 능력을 가지고도 정권 연장을 저지하는 데 뛰어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좌절하는 나라가 돼서는 절대 안 되겠다, 그리고 그것을 저지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핵심 공약인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정책을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특정세력과 이익을 보장해 주기 위해 소득주도성장으로 포장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 윤 후보는 "(소득주도성장정책을 위해) 교수가 3000명이 붙었다는데 (이런 결과를) 몰라서 이랬겠나. 몰랐다고 보지 않고 저의가 있고,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주 고가의 집이라면 모르지만 웬만한 집은 생필품"이라며 "생필품을 갖고 있다고 세금을 때리면 국민들이 조세가 정의에 부합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정권 말 내각제 개헌 운운, 헌법에 대한 모독"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내각제 개헌과 관련해서는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정권 말기 대선 앞두고 내각제 개헌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헌법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조한 윤 후보는 "국민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 주는 것이 권력이다. 정치 하는 사람들을 위한 구조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구조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근 논란이 된 남녀갈등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윤 후보는 "우리 인식이 조금 더 바뀌어 나간다면 굳이 할당제 같은 것이 없어도 여성의 공정한 사회참여와 보상이 이뤄질 수 있지 않겠느냐"며 "페미니즘이라는 것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 정권을 연장하는 데 악용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명불허전보수다'는 국민의힘 소속 초선의원 21명이 참여하는 모임으로, 야권 대선주자 초청강연을 이어왔다. 모임에 참여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윤 후보가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하자마자 강연을 요청했고, 윤 후보는 즉각 수락했다. 

    윤 후보가 초선의원들과 접촉면 넓히기에 나서자 국민의힘에서는 대선주자들 간 본격적 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 한 중진의원은 2일 통화에서 "여러 훌륭한 후보들이 당에 들어와서 소속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면서도 "당 경선에서는 현역의원들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후보들이 의원들을 캠프로 끌고 가기 위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