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서 본 기억 없다"는 증인들… 진술 오락가락 하기도 "한영외고에서 나 혼자 참석, 그런데 영상 속 인물은 90%가 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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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친구들이 2009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학술회의'에서 조씨를 본 기억이 없다고 증언했다. 이에 조 전 장관 부부는 조씨의 학술회의 참석입증을 위해 증인들에게 직접 질문을 하기도 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김상연·장용범)는 23일 오전 조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입시비리 등 혐의에 대한 14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조민씨의 친구인 A씨와 B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조민 친구 2명 증인으로 출석… "학술회서 조민 본 기억 없다"A씨와 B씨는 조민씨와 함께 2009년 5월에 열린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학술회의에서 인턴활동을 했다는 확인서를 받았다. A씨의 아버지는 조 전 장관과 서울대 법과대 동창으로 집안 사이 친분이 깊다. B씨는 조씨의 한영외고 동창이다.검찰은 이날 오전 지난 2009년 5월에 공익인권법센터가 주최한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 국제학술회의에 조민씨가 참석했는지를 두고 증인신문을 진행했다.A씨는 '학술회의에서 조민씨를 본 사실이 없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네"라고 답하며 학술회의 동영상에 나오는 여학생이 조씨와 닮았지만, 조씨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법정에 제출된 학술회의 영상에는 조 전 장관 측이 조씨로 특정한 여학생과 A씨가 서로 마주쳤는데, 이 여학생이 조씨가 아니었다는 게 A씨 증언이다.A씨는 지난해 열린 정 교수의 1심 재판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해 학술회의 동영상 속 여학생이 조씨와 닮긴 했으나, 조씨가 아니라고 증언한 바 있다. 이날 증인신문에서도 A씨는 같은 취지의 대답을 이어갔다.조 전 장관 부부는 A씨에게 직접 질문을 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A씨가 고교에 재학할 당시를 이야기하며 "두 가족이 종종 식사하면서 내가 인권동아리 활동을 권유한 것이 기억나냐"고 물었고 A씨는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 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정경심 "학술회의 후 증인에게 저녁 사줬다"… A씨 "학술회 당일인지 기억 없다"정 교수는 "증인(A씨)이 나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학술회의가 끝난 뒤 '선생님, 밥 좀 사주세요'라고 말해 방배동에서 저녁을 사줬었다"며 "이후에 우리 집에 들러 책 몇권을 빌려가기도 했다. 기억이 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A씨는 "(정 교수와) 저녁을 먹은 경우가 몇 번 있었다"면서도 "그게 학술회의 당일인지는 명확한 기억이 없다"고 강조했다.오후 재판에서는 B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시작됐다. 검찰은 B씨에게도 "당시 학술회의에서 조민씨를 본적 있느냐"고 물었고, B씨는 "본 적 없다"고 답했다. B씨는 이어 "조민이 왔을 수도 있고 안 왔을 수도 있다"면서도 "왔었다면 인사를 했을텐데 그런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또 검찰이 '한영외고에서 학술회의에 혼자만 참석했다고 진술한 게 맞냐'는 질문에 B씨는 "그렇다"고 말했다.하지만 A씨와 B씨는 증인신문이 진행되는 동안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다. 이들은 "학술회의에서 조민을 본 기억은 없다"면서도 "영상 속 인물이 조민인 것 같다"고도 진술했다. A씨는 검찰 신문 때는 "조민을 본 기억이 없다"고 했지만, 이어진 변호인 신문에서는 "영상 속 학생이 조민이 맞는 것 같다"고 진술을 바꿨다.B씨 역시 검찰 신문 때는 조민씨를 본 적 없다고 했다가, 변호인 신문에서는 "영상 속 인물은 조민이 90% 맞다"면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을 흐렸다.조국 "검찰과 법원 판단, 모두가 어이 없어"한편 조 전 장관은 이날 법정에 들어서기 전 조민 씨의 '허위 인턴'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조 전 장관은 "별장 성접대 동영상 속 인물이 김학의 차관이 아니라고 하면서 김 차관에게 면죄부를 준 검찰이 이제 학술회의 동영상 속 왼손잡이 여고생이 제 딸이 아니라고 하면서 저를 처벌하려 한다"라며 "정경심 교수 1심 법원은 저녁 식사 자리에만 참석했다고 판결했다. 이 모두가 어이가 없다"고 밝혔다.그러면서 "검찰은 일부 증인의 증언을 근거로 딸이 학술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강변한다"며 "정 교수의 재판을 한 1심 법원은 (딸이) 저녁식사 자리에만 참석했다고 판결했다. 이 모두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