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 사퇴 9일 만에 언론 접촉… 국민의힘 입당 유력 검토, 대선 판세 변화 주목
  • ▲ 최재형 전 감사원장.ⓒ강민석 기자
    ▲ 최재형 전 감사원장.ⓒ강민석 기자
    야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28일 감사원장 직을 내려놓은 지 9일 만이다.

    최 전 감사원장이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며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안주자'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나라 위한 기여 생각해 정치참여 결심"

    최 전 원장은 7일 복수 매체와 통화에서 "(감사원장에서 사퇴했던) 그때 말한 것처럼 이 나라와 사회를 위해 기여할 것이 있는지 생각했다"며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다만 "결심하자마자 나가서 뭐라고 얘기할 수 있겠는가. 바로 할 수는 없다"며 "제가 준비가 더 된 다음에 (공식적인 것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구체적 내용 등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과 만날 예정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약속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최 전 원장은 강원도에 머물다 부친의 병환 때문에 전날(6일) 서울 자택으로 돌아왔다. 내년 3·9 대선을 8개월 앞둔 만큼 범야권 주자로 부상한 최 전 원장의 정치참여는 곧 대선 도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재형 측 "국민의힘과 함께해야 한다 판단"

    최 전 원장이 정치참여를 결심하면서 야권의 대권구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최 전 원장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감사 등을 놓고 문재인정부와 충돌하며 반문(反文) 인사로 자리매김했다.

    조직력이 부족한 최 전 원장은 대선 출마와 동시에 제1야당인 국민의힘 입당선언을 유력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원장 최측근인 강명훈 변호사는 이날 통화에서 "(최 전 원장의 정치참여는) 대선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관련해서는 "때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적당할 때 함께해야 하지 않나 판단하고 있다"며 입당 시기를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이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추이를 보면서 등판 시기를 조율할 것이라는 관측에 강 변호사는 "남 지지율을 보고 출마할 거라면 뭐하러 나서겠나. 이쪽(야권)에서 경쟁하든 반대쪽하고 경쟁하든 싸워서 지지율을 높여야 한다"며 "더 나은 비전을 제시해 이길 생각을 해야지, 상대방이 고꾸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조만간 참모진을 꾸리고 공식 등판할 전망이다. 강 변호사는 "함께할 사람들을 찾아 모으는 것이 급한 일이고, (나머지 일은) 이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면서도 "(공식 출마선언이) 길어지면 안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최 전 원장 등판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음주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힐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초선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최 전 원장 출마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우리 쪽에 희망이 있다는 뜻 아니겠나.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