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토론배틀 대변인단 연쇄 인터뷰…"정치 품격 업그레이드 할 것""계파정치 사라지고 올바른 보수 가치 들어서야"…낡은 정치에 쓴소리
  • ▲ 지난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소재 법률사무소 '청직'에서 본지와 인터뷰 중인 신인규씨. ⓒ정상윤 기자
    ▲ 지난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소재 법률사무소 '청직'에서 본지와 인터뷰 중인 신인규씨. ⓒ정상윤 기자
    경쟁률 141대 1. 국민의힘 대변인단 4명을 모집하는 데 564명이 몰렸다. 이들은 치열한 토론 배틀 과정을 거쳤다. 지난달 30일, 최종 결승 진출자 4명이 확정됐다. 김연주(55)·신인규(35)·양준우(27)·임승호(27)씨(가나다 순)였다. 이준석 대표 등 심사위원 평가 1000점과 일반 국민 투표 1000점이 합산된 결과였다.

    본지는 '이준석호' 첫 대변인단 인터뷰를 차례로 전한다. 첫 순서는 '신인규 편'이다. 신인규씨는 16강전과 8강전에서 상대팀을 제압하는 토론 실력을 보여 '갓인규' '인규좌' 등 호칭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8강전에서 3위(908점)로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신씨는 '최종 4인' 중 유일한 법조인 출신이다. 법무부 산하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로 활동, 현재 법률사무소 '청직'에서 일하고 있다. 신씨는 지난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청직'에서 본지와 만났다. 이날은 최종 결승전이 있기 전이었다. 5일 결승전에서 점수에 따라 1~2위는 대변인, 3~4위는 상근부대변인으로 각각 결정된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변인단) 임기를 마쳤을 때에는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면서 "이번이 일회성이 아닌, 정치권 문호 개방 시스템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래는 일문일답.

    -국민의힘 토론배틀에 나서게 된 이유는?

    "말하기를 워낙 좋아한다. 토론을 워낙 즐겨했다. 정치에 대한 관심도 높다. 초등학교 때부터 관심을 뒀다. 무엇보다 (대선을 앞둔) 지금 너무 중요한 시기 아닌가. 그동안 국민의힘의 한계도 봤지만, 희망을 봤다. 그 희망이 이준석 대표로 인한 변화, 국민적 열망이 모여 빨리 온 것 같다. 보수의 정상화가 생각보다 빨리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라도 혹시 흥행에 도움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도전했다."

    -주변 반응은 어떤가.

    "전화기에 불이 날 정도다. 반응이 정말 뜨겁다. 굉장히 많은 응원과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 지원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었다. 16강, 8강을 하면서 자연스레 노출이 됐다. 그분들이 먼저 날 알아보고 전화해주시더라. 더 잘하라는 의미의 조언도 해주셨다. 참 감사하다."

    -이번 '나는 국대다'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뜨겁다. 기억나는 댓글 등이 있었나.

    "16강 중 '신인규'라는 내 명찰에서 '신'이 가려진 채 노출됐다. '인규'라는 이름만 보였다. '최인규' '김인규' '박인규' 등 댓글창이 난리가 났더라. 시청자들이 지어준 별명도 기억난다. '인규좌'부터 래퍼 '아웃사이더'처럼 말이 빠르다고도 해줬다. 덕분에 별명 부자가 됐다. 감사하다. 이는 신선한, 국민들과 멀었던 기존 정치와 대비되는 바람직한 현상 아닌가 싶다."

    -비공개 면접 때 분위기가 궁금하다.

    "이름부터 '압박 면접'이었다. 당 관계자, 입사로 비유하면 최고경영자(CEO)·명예회장 등이 다 와 있는 곳에 지원자가 들어간 거다. 분위기도 굉장히 치열했다. 긴장감도 느껴졌고, (지원자들의) 열의도 대단했다. 면접 장소에 카메라도 있어 긴장감은 배가 됐다."
  • ▲ 지난 6월30일 진행된 대변인 선발을 위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 8강전에 참석한 지원자들.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6월30일 진행된 대변인 선발을 위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 8강전에 참석한 지원자들.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이번 배틀 과정 어땠나.

    "모든 토론이 다 어려웠다. 고수들만 모아놓고 배틀해서 올라가는 방식이었으니까. 다행히 황인찬·백지원·윤희진님 등 팀원들이 너무 많이 도와줬다. 팀워크도 좋았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수비'보다 공세적 토론을 많이 했다. 질문을 던져 상대 논리를 파고들었고, 주제를 환기시키기도 했다."

    -토론배틀, 당직자 자격시험 등 '이준석표' 공정에 대한 견해는?

    "공정은 개인이 독점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공정은 모든 후보가 말하는 대한민국의 제일 중요한 화두다.

    안타까운 건 공정을 가치로 내세운다는 자체가 '비극'이라는 점이다. 공정한 상태에서 경쟁해 과실을 분배하는 건 당연한 이치다. 이러한 신뢰가 무너졌기에 '공정' 이슈가 나오는 거다. 확대하면, 민주사회에서 마지막 판단의 보루라는 사법부 결정까지도 수긍하지 않는 문제로도 번진다.

    현재 청년 세대의 공정 욕구가 가장 크다. 공정 문제는 누가 제기했나. 정치권이 책임을 느껴야 한다.

    이 상황에서 토론배틀이 시작됐다. 나는 (무조건 경쟁해야 한다는) 경쟁론자라기보다 공동체의 안정 등을 지향한다. 다만 정치권에는 '완전 경쟁'이 필요하다. 정치권의 운동장은 기울어진 정도가 아니다. 운동장 진입 자체가 폐쇄돼 있다. (많은 이들의 정치권 진입을 위해) 진입구를  뚫어줘야 한다. 이 대표가 강조한 완전경쟁형의 토론배틀은 그래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패널 등 인사와 토론한다면 모두 제압 가능하다고 말해서 화제가 됐다.

    "우선 '제압'이라고 했는데, 이는 적절치 않은 용어다. 의미 전달이 잘못된 부분이 있다. 토론은 누구를 제압하는 게 아닌 상대와의 진정한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여당 인사 모두 뵙고 싶다. 누가 나와도 두렵지 않다. 보수 철학의 가치와 우월성을 믿는다. 그래서 (누가 토론 상대로 나와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굳이 한 명을 꼽는다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라고 (16강 과정에서) 말씀드렸었다. 김 의원은 로스쿨 출신 1기, 나는 4기다. 김 의원도 청년이고 나도 청년이다. 내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인 '조국 사태'를 두고는 김 의원과 나는 대척점에 있다. 이런 공통점이 있어 김 의원을 말했을 뿐, 그 분보다 토론을 잘해서 등의 이유 때문에 말한 건 전혀 아니다. 별다른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앞으로 어디서든 불러준다면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언론사 진영을 안 가리고 나갈 계획이다. 민주당은 다르면 배제하고 적대시한다. 우리와의 차이다. 이를 깨고 싶다. 서로 달라도 소통하는 게 큰 정치, 곱셈정치다."

    -민주당과 정부에 대한 평가 해달라.

    "문 정부는 '무능력·무책임·무감각' 3무(無) 정부다. 이번 정부 들어 국민들에게 와닿은 정책 하나라도 있었나. 별로 없다.

    대북정책, 검찰 개혁이라지만 사실상 검찰 장악, 소급적용이 빠진 손실보상법이 기억난다. 그들은 재난지원금을 뿌려 선거 때마다 재미를 봤다. 집값도 못 잡으면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 투기로 인해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일자리도 폭망이다.

    제일 지적하고 싶은 두 가지는 민주주의 시스템 파괴, 그리고 의회독주다. 그들은 박근혜정부를 비하하고 무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런 박 정부에서조차도 민주주의 시스템은 작동했다. 그 증거가 탄핵이다. 의회독주의 경우, 그들은 자신들의 힘을 남용하고 있다.
  • ▲ 지난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소재 법률사무소 '청직'에서 본지와 인터뷰 중인 신인규씨. ⓒ정상윤 기자
    ▲ 지난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소재 법률사무소 '청직'에서 본지와 인터뷰 중인 신인규씨. ⓒ정상윤 기자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그 결정적 반증이 4·7 재보궐에서의 압도적 승리다. 이는 국민들의 문 정부에 대한 평가 점수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국민들의 정책 전환 요구를 듣지 않는다."

    -국민의힘 이야기를 해보자. 국민의힘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말한다면?

    "보수의 과거는 암울했다.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엄청난 표차로 이겼다. 이게 독이 됐다고 본다. 그때 이긴 그 힘이 제어되지 못했고, 공천 학살 등 부끄러운 말이 나왔다. 다만 탄핵 이후 개혁 보수의 씨를 뿌린 건 굉장히 잘했다고 본다. 그 씨로 인한 꽃이 지금 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보수는 세 가지를 해야 한다. 계파정치가 사라지는 대신 보수 이념, 올바른 가치가 들어서야 한다. 보수가 여의도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 품으로도 들어가야 한다. 정치인의 양성도 필요하다. 이렇게 가면 보수의 미래는 밝을 것 같다. 보수는 바른 가치를 지니고, 겸손하게 국민만 바라보고 가야 한다."

    -어떤 인물이 다음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대통령에게는 용기, 국가 경영에 대한 비전,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중 굳이 한 가지를 고른다면 (후보자 자질로) 비전을 꼽겠다."

    -같은 법조인 출신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한 견해는?

    "먼저 두 분에 대한 인격, 그들의 발자취에 경의를 표한다. 문 정부 안에서 버텨온 분들이다. (정부에) 야합하지 않고 자기 목소리를 냈다. 용기 있다. 그들은 또 민주주의 시스템도 지켜왔다. 그 용기의 근원에는 애국심이 크다고 추측한다.

    물론 정치적 중립성을 고도로 요구받는 헌법기관 자리에서 (정치로) 바로 직행하는 모습은 부적절하다. 헌법기관으로서 가지는 무게감, 특히 '국민의 검찰'이 돼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를 기준으로 했을 때 말이다.

    다만 (용기와 민주주의 시스템을 지켰다는) 앞의 전제가 이보다 더 크다. 때문에 이들의 애국심을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고 본다. 되레 이 사태를 초래한 정부·여당에 모든 책임이 있다. 국민의힘 입당 문제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선택해야 할 문제다."

    -국민의힘 대변인으로서의 각오와 향후 계획을 말해달라.

    "'선당후사'를 해야 한다. 개인적 포부로는 앞으로 정치의 품격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 그럴 자격도 내게 있다. (웃음) '국민 직선 대변인 1호' 아닌가. 대변인 임기는 6개월이다. 당 변화와 희망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임기를 마쳤을 때에는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 토론배틀과 같은 정치권 문호 개방 시스템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