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합당' 원칙만 확인…'당명 변경'엔 입장차, 결국 제자리걸음
  • ▲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관련 실무협상단회의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성일종 국민의힘 단장,  권은희 국민의당 단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관련 실무협상단회의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성일종 국민의힘 단장, 권은희 국민의당 단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22일 합당을 위한 첫 실무협상에 돌입했다.

    이날 양당은 '당 대 당 신설합당'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당명 변경 문제에서는 견해를 좁히지 못해 실질적 합의는 도출하지 못했다.

    4·7 재·보궐선거 이후 양당의 합당 논의가 두 달 넘게 공전을 거듭하면서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국민의 시선도 싸늘해지는 분위기다.

    '당 대 당 신설합당' 원칙… 원론적 주장 되풀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합당을 위한 1차 실무협상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국민의힘 측 실무협상단에는 성일종 의원과 오신환·이재영 전 의원, 국민의당 측에서는 권은희 원내대표와 김윤 서울시당위원장, 김근태 부대변인이 참여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이날 1시간10분간 진행된 회의를 마친 뒤 "양당은 '가치를 확장하는 당 대 당 통합'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또 "실무협상단은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에 정례회의를 하는 것을 합의하고 그 사이에 수시로 실질적 논의가 필요하다면 만나는 것으로 정했다"고 전했다.

    관심을 모은 '당명 교체'와 관련해서는 "그 포함한 내용들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당 대 당 통합 원칙에 합의했고, 그 속에서 열어놓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가능성 열어둬야" vs "당명 변경 필수 아냐"

    그러나 당명 교체 문제와 관련, 각 실무협상단에 거듭 질문한 결과 회의 전부터 나타난 양당의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은 채 답보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당 측은 '신설합당'이기 때문에 당명 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고, 국민의힘 측은 당명 변경이 필수조건은 아니라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실무협상위원인 김윤 위원장은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당명 변경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는 보기 어렵다"면서 "당 대 당 신설합당이기 때문에 '제로베이스'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근태 부대변인도 "당명 변경에 있어 이견이 극명하게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 오신환 전 의원은 통화에서 "당 대 당 신설합당을 한다고 해서 당명을 꼭 바꿔야 한다는 조건은 아니다. 신설합당이 당명을 바꿔야 한다고 어디에 명시돼 있나"라고 반문했다.

    오 전 의원은 그러면서 "정당법 제19조에는 '새로운 당명으로 합당하는 것'을 '신설합당'이라고 명칭하는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은 반드시 제3의 당명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양당이 합의하는 새로운 당명이 당명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전 의원은 "국민의힘으로 하든 국민의당으로 하든 제3의 당명으로 하든 합의되는 당명이 새로운 당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분 요구' 없다더니… 국민의당, 지역위원장 29명 임명

    한편, 회의에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통합과 관련해 지분 요구에 나섰다는 국민의힘 측 내부 비판에 "국민의당은 지분 요구를 하지 않겠다. 국민의힘도 기득권을 주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지적하며 "양당의 통합은 기싸움도, 지분싸움도 아니다. 어느 한 쪽의 일방적 승리나 굴종을 강요해서 지지층이 떨어져 나가게 해서도 안 된다"며 "더 이상 저와 국민의당의 통합에 대한 진정성을 폄훼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지난 17일 29명의 지역위원장을 임명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당명 변경' 요구 자체도 당 사무처 직원과 지역위원장 지분을 요구하기 위한 의도라고 여기는 상황이다.

    양당이 합당 논의를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피로도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안 대표의 페이스북 글에는 "매번 지분 요구 안 하겠다고 말씀만 하시고 대체 당명 바꾸자는 얘기는 왜 하시는 것인가. 보는 국민들 짜증만 난다" "국민의힘은 스스로 지지가 올라간 것이라고 착각하지 말아라" "기득권을 내려놓아라"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