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X파일' 거론하며 "쉽게 입당 못할 것" 딴지… 윤석열 "작은 정치에 일일이 대응 않겠다"
  • ▲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및 이회영 기념관 개장식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강민석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및 이회영 기념관 개장식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강민석 기자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여야의 협공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정계 진출 선언이 임박하자 'X파일' 등 여권의 공세와 야권의 입당 압박에 따른 견해를 표명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동훈 대변인을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국민을 통합해 국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큰 정치만 생각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이어 "내 갈 길만 가겠다. 내 할 일만 하겠다"며 "국민이 가리키는 대로 큰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을 언급하며 도덕성 검증을 예고한 것과,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방명록 비판 등 등판을 앞두고 계속되는 여권의 공격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송 대표는 전날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윤석열 X파일' 관련 "이명박 BBK 문제처럼 야당 경선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쉽게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못할 것이다. 입당하면 당에 기반한 수많은 후보의 공격으로 야권 내 자체 검증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또 국민의힘에서 '8월 버스 출발론'을 내세우며 입당을 압박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6월 말부터 7월 초 사이 정치참여를 선언하기 전까지 견해를 표명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이 '큰 정치'를 강조한 것도, 연일 자신을 걸고 넘어지는 여야를 '작은 정치'로 동시에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국민의힘 입당 '여부'가 아닌 '시기'를 언급한 것이 눈길을 끈다. "입당 시기 문제는 다 말씀드렸다. 더 이상 말씀드릴 게 없다"고 이 대변인을 통해 밝힌 것이다. 

    지난 9일 우당(友堂)이회영기념관 개관식에서 입당 시기와 관련 "제가 가는 길을 보시면 차차 아시게 되지 않겠느냐"고 답한 윤 전 총장이 입당하기로 마음을 굳힌 채 시기를 조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마친 후 윤 전 총장의 발언과 관련 "그는 잠재적인 우리 당, 야권의 대선후보"라며 "이견이 자주 노출되는 것은 피하려고 한다. 비슷한 점을 많이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야권 단일후보를 향한 각자의 다른 생각들이 노정(路程·거쳐 지나가는 과정)될 수 있겠지만, 윤 전 총장의 행보는 최근 공보 라인이 정리되면서 명확하게 전달받고 있다"고 밝힌 이 대표는 "우리 당 입장도 명확하게 가져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