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국군 역사상 가장 치욕적 패배"… 2010년 천안함 지휘관 처벌 요구조상호 '천안함 수장' 망언과 일맥상통… 최원일 "입장 변화 있다면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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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천안함 막말' 논란을 일으킨 조상호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을 징계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과거 비슷한 취지의 성명을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 이명박정부 당시 천안함 사건 민·관 합동조사단의 결과 발표 직후 낸 성명에서다.송 대표는 이 해 5월20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시 서울시장 범야권 단일후보였던 한명숙 전 총리, 경기도지사 범야권 단일후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정부의 천안함 사건 합동조사 발표 직후 성명을 발표했다. 같은 해 6월2일 실시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시장 범야권 후보였던 송 대표가 한 전 총리, 유 이사장과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이다.송영길 "치욕적 패전 책임자 전원 군 형법에 따라 즉각 처벌해야"이들은 성명에서 "합조단의 발표처럼 우리 해군의 해상전선이 뚫리고 북에 피습당한 채 도주하는 적을 추적하는 데도 실패했다면, 우리 군의 지휘관은 전대미문의 안보범죄"라며 "군대의 규율은 전투에서 지는 것은 용서받아도 경계에 실패한 것은 용서할 수 없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이명박정권은 이 참담한 안보위기의 책임을 물어 국방부장관과 국정원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을 즉각 해임하고, 합참의장과 합참차장, 합참 합동작전본부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국방정보본부장, 해군참모총장, 해군작전사령관, 제2함대사령관, 해병대사령관, 기무사령관 등 치욕적인 패전의 책임자 전원을 군사법원을 열어 군 형법에 따라 즉각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송 대표는 다음날인 2010년 5월21일 CBS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출연해 "군 발표가 사실이라고 한다면 작전기동 중에 잠수함을 경계하고 잡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초계함이 쉬고 있다 공격받은 것도 아니고 아예 작전기동 중이었고, 또 키리졸브 훈련도 있었고, 또 이지스함도 있었다고 하는데 위성탐지기에도 안 걸리고 레이더에도 안 걸리고 귀신같이 와서 한 발에 격침시키고 또 도망간 흔적도 없이 사라져 새떼에다 총만 쐈다"며 "이런 상황은 우리 국군역사에 치욕적인 패배 아니겠습니까"라고 강조했다.이 같은 송 대표의 과거 발언은 최근 논란이 된 조상호 전 부대변인의 발언과 사실상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조 전 부대변인은 지난 7일 채널A '뉴스 탑텐'에 출연해 "최원일 함장이라는 예비역 대령은 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왜냐하면 그때 당시 생때같은 자기 부하들을 다 수장시켜놓고, 그 이후에 제대로 된 책임이 없었다"고 말했다.송영길 과거 발언, 조상호 발언과 유사조 전 대변인은 "그때 당시에 작전 중이었어요"라며 "심지어 한미연합훈련 작전 중이었는데 자기가 폭침당하는지도 몰랐다는 것은 지휘관으로서 책임을 져야죠. 그 표현으로서 수장이라는 표현을 쓴 것입니다"라고 언급했다.발언이 논란이 되고 여론의 비판이 쏟아졌지만 조 전 대변인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같은 날 자정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몰라도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다는 군사격언이 있다. 심지어 당시는 한미연합훈련 중이었다"며 "하지만 함장 지휘관이 폭침으로 침몰되는데도 뭐에 당했는지도 알지 못했다. 결국 46명의 젊은 목숨을 잃었다. 근데 함장이 책임이 없나"라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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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부대변인의 발언이 계속 논란이 되자 최원일 전 천안함장과 천안함 유족들은 지난 9일 국회를 찾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만나 항의 의사를 전달했다.송 대표는 당시 최 전 함장과 유가족들에게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고 인정한 후 조 전 대변인의 발언과 관련해 "잘못된 언어 사용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최원일 함장 "과거 발언과 현재 생각이 달라졌다는 것 공식적으로 발표해 달라"문제는 송 대표가 "국군역사의 치욕적 패배" "우리 군 지휘관은 전대미문의 안보범죄" "치욕적 패전 책임자 처벌"과 같은 과거 자신의 주장을 공식적으로 번복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민주당은 최 전 함장과 천안함 유족들이 요구한 당 차원의 공식 사과나 조 전 부대변인 징계는 검토하지 않았다.최 전 함장은 15일 통화에서 "(국회 방문 당시 송영길 대표에게) 당 차원의 공식 발표와 조 전 상근부대변인 제명을 요구하고 돌아왔지만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함장과 유족이 국회 방문 시 송영길 대표가 인정했던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발언과 함께 과거 자신의 발언과 현재의 생각이 달라졌다는 입장을 국민 앞에 공식적으로 발표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야당에서는 송 대표가 천안함 폭침과 관련한 자신의 견해를 바꾸지 않은 상황에서 여론 무마용 유감 표명일 뿐이라는 의견이다.익명을 요구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송영길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구성원 대부분의 생각이 바로 조상호 전 부대변인의 생각과 비슷할 것이다. 여전히 당 구성원들의 생각이 달라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공식 사과를 하고 조상호를 제명할 수 있겠나"라며 "북한 정권의 잠수함 기습으로 천안함 용사들이 변을 당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민주당이 비판해야 할 대상은 고통 속에 살아온 군 지휘관들이 아니라 반인권적이고 폭력적인 북한정권"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