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블라지오 뉴욕시장 “미국인이 북한서 목숨 잃은 것 기억해야…북한보다 억압적 정권 없다”
  • ▲ 북한은 오토 웜비어를 붙잡은 뒤 제대로 된 재판도 없이 노동교화형 15년형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은 오토 웜비어를 붙잡은 뒤 제대로 된 재판도 없이 노동교화형 15년형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욕 시와 시 의회가 북한대표부가 들어서 있는 거리 이름을 ‘오토 웜비어 길’로 바꾸겠다고 나섰다. 거리 이름이 바뀌면, 북한대표부를 찾는 사람은 ‘오토 웜비어’부터 찾아야 한다.

    “빌 드블라지오 미국 뉴욕시장이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있는 맨해튼 거리 이름을 오토 웜비어 길로 바꾸는 방안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1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뉴욕은 억압에 맞서려는 국제적인 노력을 이끌어온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인이 북한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거리 명 변경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이어 “북한보다 더 억압적인 정권은 없다”며 “북한 주민들이 매일 겪는 억압에 대해서도 우리는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폭스뉴스는 “웜비어의 부모 또한 뉴욕 시의 이런 뜻을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시, 초당적으로 ‘오토 웜비어 길’로 거리 명 바꾸는 조례 추진

    이 같은 움직임은 초당적이다. 북한대표부가 있는 맨해튼 43가와 44가를 잇는 길을 ‘오토 웜비어 길’로 이름을 바꾸고, 도로명 간판을 세우자는 조례는 지난 2019년 공화당 소속 조 보렐리 뉴욕 시의원이 발의했다. 이 조례안은 시의회에서 검토와 표결을 거친 뒤 드블라지오 시장이 서명하면 공식 발효된다. 민주당 소속인 드블라지오 시장도 이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북한대표부가 있는 거리 이름을 바꾸는 것을 두고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과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수석부차관보도 적극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북한대표부가 있는 거리에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붙이는 건 적합한 일”이라며 “이는 미국이 잔혹한 독재자의 행동을 참기만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북한과 전 세계에 상기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또한 “웜비어를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그의 가족과 긴밀히 일했던 사람으로서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거리 명에 붙이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이런 결정은 웜비어를 기리는 것은 물론 그 길을 걷는 모든 사람들에게 북한 정권의 만행과 잔혹성을 지속적으로 상기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토 웜비어는 2016년 1월 북한 관광 중 ‘반국가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17개월 동안 불법감금돼 있다 2017년 6월 의식불명 상태로 풀려났다. 그러나 귀국 엿새 만에 사망했다. 웜비어의 부모들은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 2018년 12월 승소했다. 미국 법원은 “북한은 웜비어 가족에게 5억 100만 달러(약 560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