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얼굴만 바꾸는 분칠 변화 안 돼"…尹 염두 네거티브 대응팀 공약이준석 교육 정책으로 지지 호소…주호영 "불안한 후보 앞세운 도박 안 돼"
  • ▲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4일 오후 대전시 서구 괴정동 KT대전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홍문표, 이준석, 주호영, 나경원, 조경태 후보.ⓒ뉴시스
    ▲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4일 오후 대전시 서구 괴정동 KT대전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홍문표, 이준석, 주호영, 나경원, 조경태 후보.ⓒ뉴시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에 도전하는 후보들이 6·11 전당대회를 일주일 앞둔 4일 대전에서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중진 후보들은 이날도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 0선 이준석 후보에 견제구를 날렸다. 굵직한 선거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 표심을 얻어 막판 역전을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이날 오후 대전 KT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나섰다. 유일하게 충청을 지역구로 둔 홍문표 후보(충남 홍성·예산)를 응원하기 위해 약 70여명의 지지자들이 운집해 홍 후보 이름이 적힌 마스크를 쓰고, '당대표 출마를 환영한다', '홍문표를 국민의힘 당대표로'라고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었다.

    나경원 공정경선 4단계 플랜 발표

    가장 먼저 정견발표에 나선 나경원 후보는 △대선 예비후보자 등록제 통한 상임고문 위촉 △치열한 토론 통한 9월말 대선 경선 열차 출발 △완전 국민경선 △네거티브 대응팀 신설 등을 핵심으로 하는 '공정경선 플랜 4단계'를 발표했다.

    나 후보는 "이번 선거는 정권교체의 선거다. 정권을 가지고 온다는 것은 큰 싸움"이라며 "당이 손가락질받고, 무너지고, 문재인 정권의 잘못에 대해 한마디 말을 하기 꺼렸을 때 당원 여러분 덕분에 제가 용감하게 싸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준석 후보를 겨냥해 "얼굴을 바꾸는 분칠만으로는 변화를 견인할 수 없다. 우리 당의 쇄신과 변화는 용광로 같은 정당"이라며 "특정 세대에 갇혀서는 안 된다. 우리 당과 당원이 중심이 되는 승리, 국민의 승리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영남 대표가 충청 대망론 완성"

    주호영 후보는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을 언급하며 영남 출신 당 대표의 지원으로 '충청 대망론'을 완성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윤 전 총장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과거 충남 공주와 논산에 거주해 그가 충청권 인사로 분류되면서 충청 민심 중요해졌다.

    자신이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인 TK 지역(대구·경북) 출신인 점을 들며 내년 대선에서 충청 주자들을 돕겠다고 어필한 것이다.

    그는 "당 밖에는 윤 전 총장, 김동연 전 부총리가 당 안에는 정진석 의원, 이완구 전 총리와 같은 탁월한 지도자들이 있다"며 "김종필 전 총재가 못 이룬 '충청 대망론'을 '충청 현실론'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영남의 전폭적인 지지 위에 충청의 주자를 세우는 것이다.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저뿐"이라고 말했다.

    주 후보는 그러면서 이준석·나경원 후보를 동시에 겨냥하며 "지난 총선의 실패를 또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불안한 후보를 앞세워 도박하겠느냐"라며 "연습은 안된다. 실수도 안된다. 검증되고 준비된 당대표 주호영이 필승카드"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10년 전 자신이 자원봉사하던 마포구 교육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저소득층 교육 얘기를 나눈 일화를 소개하며 약자와의 동행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앞으로 경쟁을 통해 공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최대한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약자와의 동행을 설계해야 한다"며 "출발선에 설 때까지 도태되지 않도록 국가는 교육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선동가가 교육의 기회를 잃어가는 아이들을 내버려두고 나중에 그들이 뒤처졌다는 이유만으로 매달 10만 원을 주는 것이 복지정책이라고 얘기한다면 저는 완강하게 거부하겠다"며 "그 10배의 비용을 들여서라도 그들을 다시 공정한 경쟁의 장으로 복귀시킬 수 있도록 국가가 교육의 책무를 다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해법"이라고 소개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학 미진학자 세계여행비 1000만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군 제대 시 3000만원', 정세균 전 국무총리 '1억원 통장' 등 여권이 남발하는 표퓰리즘 정책을 겨냥해 단순히 돈을 지급하는 방식이 아닌 어려운 계층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꿈꾸는 미래는 솔직하고도 포용적이어야 한다"며 "경쟁의 확대는 공정성을 위한 필연이지만 경쟁이라는 것이 결국 누군가를 도태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성취를 위한 욕망과 목표달성의 희열이 골고루 조합된 건설적인 노력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보수정당, 경제·교육·안보 해법 내놔야 안정"

    이준석 후보는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연설에서 교육을 언급한 데 대해 "대구, 광주라는 정치적 의미 있는 지역에선 정치 얘기를 하려 하고 대전은 교육도시인 만큼 그 비전을 말한 것"이라며 "보수정당이 다시 안정감을 구축하려면 과거처럼 경제·교육·안보에 대한 우리만의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경원 후보도 기자들과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대면 선거운동을 하지 못한 점에 대해 "과거와 다른 방식의 연설이 돼 아쉽다"면서 "그럼에도 당원들이 내년 대선을 이끌 유능한 선장이 누구냐에 대해 충분히 전략적 판단을 할 거라고 본다"고 본경선 역전을 확신했다.

    그는 특히 네거티브 대응팀에 대해 "민주당은 정권교체라는 거대한 분노를 맞설 수 없으니 윤 전 총장에게 파일 운운하며 진흙탕 싸움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네거티브 대응에 당의 총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합동연설회를 마무리하고 선거인단(책임당원)을 대상으로 오는 7~8일 모바일 투표를 실시한다. 9~10일에는 ARS 투표(모바일 투표 미참여자 대상)와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한 차기 당 대표는 11일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