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들 대구서 'TK 표심' 호소… 주·나 지지자들 "이준석 가라" 고함도이준석 "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 배척 못해 국정농단… 그러나 형사책임은 이례적"
  • ▲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 후보들이 3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DB
    ▲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 후보들이 3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DB
    국민의힘 6·11전당대회에 출마한 당대표후보들이 3일 텃밭이자 책임당원이 가장 많은 최대 승부처인 TK(대구·경북)지역 표심 잡기에 나섰다.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 이준석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 "다른 생각과 공존할 수 있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추격하는 주호영·나경원 후보는 역전의 기회를 노리기 위해 당심(黨心) 얻기에 주력했다.

    주호영·나경원 지지자들 TK서 결집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이날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TK지역 합동연설회에 나섰다. 코로나 방역지침에 따라 연설회장 내부 입장은 100명 이내로 제한했으나, 나경원·주호영 후보 지지자들이 연설회장 밖에서 후보들을 응원했다.

    주 후보의 지역구가 대구 수성갑인 만큼 80여 명의 지지자가 모여 주 후보 이름이 적힌 부채를 흔들며 주 후보를 맞았다. 

    50여 명이 뭉친 나 후보 지지자들은 나 후보 이름이 적힌 마스크를 쓰고 '당대표 나경원'을 연호했다. 나 후보에게 꽃을 전달하며 지지를 표하기도 했다. 일부 지지자는 "이준석이는 사퇴하고 집에 가라"고 외쳤다.

    이준석 "당대표 맡겨주면 박근혜 명예회복 노력"

    합동연설회에서 가장 먼저 정견발표에 나선 주자는 이 후보였다. 이 후보는 TK지역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며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박 전 대통령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배척하지 못해 국정농단에 이르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에 탄핵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이 후보는 "물론 그 뒤에 이어진 형사재판에서 '공동지갑론' '경제적 공동체론'이라는 것이 적용되면서 대통령에게까지 형사적 책임이 이른 것은 이례적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전쟁에 찬성하는 사람도 애국자요, 반대하는 사람도 애국자'라는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언급하며 "통합의 전제조건은 '다른 생각과 공존할 자신감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원들을 향해 "이런 이준석의 생각과 공존할 생각이 있는가. 제가 믿는 대로 탄핵에 대한 제 복잡한 입장이 정치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면 우리는 큰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 이 후보는 "제 생각을 대구·경북이 품어줄 수 있다면, 우리 사이에서는 다시는 배신과 복수라는 무서운 단어가 통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당 대표직을 맡겨준다면 성실하고 겸손하게 직을 수행해 박 전 대통령이 저를 영입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는 평가를 두루 받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후보는 자신을 '대구‧경북의 사나이'라고 소개하며 연설에 나섰다. 그는 먼저 "대구‧경북이 어떤 곳이냐. 일제 침략기 '국채보상운동'으로 민족을 지켰고, 6·25전쟁 때 '낙동강전선'으로 나라를 살렸으며, 산업화시대에 '새마을운동'으로 경제 부흥을 시작한 곳이라며 TK지역을 추켜세웠다.

    이어 "최근 우리 자존심이 많이 무너졌다. 텃밭에서 15년째 당대표조차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우짜다가 이래 됐나"라고 지역 민심을 자극한 주 대표는 "언제까지 뿔뿔이 흩어져 신탁통치받을 것인가. 이제는 정신 차려야 한다. 우리 당 대구·경북 표는 누가 앞장서서 지켜내야 하는가"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주 후보는 나경원·이준석 후보를 동시에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먼저 "이준석 후보, 우리 당에 새 바람 일으켜 줘서 고맙다"고 치하한 주 후보는 "짐이 조금이라도 무거우면 멀리 갈 수 없다. 달리는 호랑이 등 위에 타면 내려올 수 없다. 정말 감당되겠는가"라며 이 후보가 정치적 경험이 부족함을 꼬집었다.

    이어 "나경원 후보, 원내대표로서 당을 위해 치열하게 싸워 준 점 고맙다"면서도 "본인 재판부터 해결하는 것이 우선 아닌가. 매번 재판받으러 다니는 당대표가 어떻게 치열한 대선을 관리하고 대선을 이길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로 재판 중임을 지적한 것이다.

    나경원, 당원투표로 본경선서 뒤집기 노려

    나경원 후보는 미국의 '존 F 케네디공항'을 언급하며 대구 신공항을 '박정희공항'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도 약속했다. 본경선에서 '당원투표 70% 국민여론조사 30%'가 반영되는 만큼 당원 표를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찰력과 혜안,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그리워진다. 대구·경북 당원 덕분에 보수정권 9년이 태어났다. 늘 양보만 강요당했으나 제가 당대표가 돼서 그 빚 갚겠다"고 다짐한 나 후보는 "다 허물어져 가는 우리 당을 모두가 손가락질할 때 당원이 있었기에 저는 당을 지키면서 문재인정권의 위선·무능·독선을 외쳤다"고 자찬했다.

    나 후보는 이어 "'존 F 케네디공항'을 보면서 '박정희공항'을 만들고 싶었다. 당대표가 되면 의원들과 협의하겠다"며 "두 전직 대통령은 어떤가. 고령인데도 불구하고 장기간 구금돼 있다. 당대표가 되면 사면을 애걸하지 않겠다. 그러나 즉각 석방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홍문표 후보는 "당을 자강시키고, 분열의 정치를 막아내고, 단일후보를 만들어 정권교체를 성공시키는 당대표가 되겠다"고 약속했고, 조경태 후보는 "저는 다섯 명의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계파가 없는 사람이다. 투명한 대선 관리를 통해 반드시 정권을 창출해 내겠다"고 자신했다.

    이준석 후보는 연설 후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제가 당대표 직을 수행하면 개인적 차원이나 공식적  차원에서 사면을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사면에 대해 우리의 요구를 반영할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경원 후보는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지 당원들이 잘 알 것"이라며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전략적으로 표를 몰아줄 것이라고 본다"고 당원투표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