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여론조사 득표율 51%… 당원투표, 나경원 32% > 이준석 31% 초박빙본경선 당원 70%, 여론조사 30% 합산 방식… 중진 단일화 여부도 변수
  • ▲ 국민의힘 당 대표로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에서 열린 1차 전당대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국민의힘 당 대표로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에서 열린 1차 전당대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1위로 본선에 진출한 이준석 후보의 득표율은 41%로, 나경원 후보 등 쟁쟁한 중진들을 큰 격차로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은 '이준석 돌풍'이 단순히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국민의힘의 세대교체 바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예비경선 이준석 41%, 나경원 29% 득표

    국민의힘 전당대회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 국회에서 대표후보 8명 중 5명을 가려내는 예비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초선 김웅·김은혜 의원이 컷오프(탈락)됐고, 3선의 윤영석 의원도 고배를 마셨다.

    선관위는 예비경선 결과가 본경선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후보별 득표율과 순위는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준석 후보가 41%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나경원 후보(29%), 3위는 주호영 후보(15%)다. 홍문표(5%)·조경태(4%) 후보는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예비경선은 '당원 50%, 일반국민 50%'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론조사기관 2곳에서 각 2000명씩 조사 대상으로 했으며, 다른 정당을 택한 응답자는 제외하는 이른바 '역(逆)선택 방지조항'을 넣어 국민 범위를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한정했다.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51%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나 후보가 뒤를 이어 26%였다. 주 후보(9%), 홍 후보(5%), 조 후보(3%)는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지 못했다.

    당원 대상 조사에서는 나 후보가 32%로 이 후보(31%)를 앞섰으나, 1%의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주 후보가 20%로 그 뒤를 이었고, 조 후보와 홍 후보는 각각 6%와 5%로 조사됐다.

    그동안 당원여론조사 비중이 70%로 늘어나는 본선에서는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이번 예선에서 당원 대상 투표에서도 이 후보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당심과 민심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 후보가 중진에 비해 '당심'과 직결되는 조직력에서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예비경선을 지켜봤을 때 본경선도 유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설마가 현실이 되는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컷오프된 초선 김웅·김은혜 의원이 지원에 나서며 자연스러운 신진 그룹 단일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도 이 후보에게 긍정적이다.

    김웅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민에게 짜릿한 감동을 주는 국민의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그동안 중진들로부터 정치경험이 부족하다고 비판받은 신진 그룹에서 당대표가 선출되는 '드라마'를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후보는 경선 초기부터 TK(대구·경북) 지역에서 머무르며 당심(黨心)을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날도 오전 대구지하철 2호선 범어역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대구시당·경북도당 핵심 당직자 간담회와 대구·경북 언론사 간담회 등을 이어갔다.
  • ▲ 왼쪽부터 국민의힘 당 대표로 출마한 나경원·이준석·홍문표·조경태·주호영 후보 (사진=공동취재단).ⓒ정상윤 기자
    ▲ 왼쪽부터 국민의힘 당 대표로 출마한 나경원·이준석·홍문표·조경태·주호영 후보 (사진=공동취재단).ⓒ정상윤 기자
    급해진 중진 그룹 연대하나

    급해진 쪽은 중진 그룹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 '음모론'까지 더했지만, 막상 예비경선에서 나타난 득표율 순위는 여론조사 결과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0선·원외당협위원장의 당선을 막기 위한 중진 그룹의 단일화도 역풍이 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중진 그룹이 단일화했을 때 표가 그대로 합쳐져 역전이 가능하냐는 것과, 중진 간 크고 작은 앙금을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그런 것들을 극복할 만큼 세대교체 바람에 맞서는 중진 연대 구성이 명분이 되냐는 것도 고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본선에 진출한 5명은 이달 30일 광주를 시작으로 4차례 권역별 합동연설회와 5차례 TV토론회를 거친다. 본경선은 다음달 9~10일 이틀간 진행되는 당원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를 합산한다. 차기 당대표는 이튿날인 11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선출된다.

    본경선에도 역선택 방지조항 적용

    국민의힘은 예비경선과 마찬가지로 본경선 국민여론조사에서도 '역선택 방지조항'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황우여 선관위원장은 "당대표를 뽑는 선거이기 때문에 당에서 뽑는 것이 원칙"이라며 "원칙을 일관되게 하자고 매듭지었다"고 설명했다. 당대표는 당적을 가졌거나 당을 지지하는 사람의 손으로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1시간가량 진행된 선관위 회의에서는 소수위원이 역선택 방지조항에 반대 의견을 내면서 격론이 오갔다. 30%밖에 반영되지 않는 국민여론조사에서마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후보가 이를 넘어서고 득표율 1위를 기록해 차기 당대표로 선출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 후보가 예비경선 국민여론조사에서 51%를 득표했고, 당원들도 지지하는 상황에서 1, 2위 차이를 뒤집을 만큼 역선택 방지조항이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