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년에 1 확률이라는데… 北 미사일·항공기 테러 이유로 원전 반대2019년 저서에선 "韓 원전, 세상에 있는 어떤 미사일이나 항공기도 견뎌"
  • ▲ 경북 경주시 양남면의 월성원자력 발전소 전경.ⓒ정상윤 기자
    ▲ 경북 경주시 양남면의 월성원자력 발전소 전경.ⓒ정상윤 기자
    가동 준비를 마친 신한울 원전 1호기가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과 '항공기 테러’에 대비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운영 허가를 내주지 않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위원이 과거 저서에서는 "(우리나라 원전은) 어떤 미사일도 견딜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병령 "비행기 추락 사고 대비 없어"

    앞서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 14일 열린 원안위 회의에서 이병령 위원은 "신한울 원전 1호기 설계에 비행기 추락 사고에 대한 대비가 없다"며 "9·11 테러와 같은 항공기 충돌이 발생하면 원전이 파괴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가 "미국 에너지부(DOE)의 재해 발생 가능성 계산지침에 따르면, 항공기가 신한울 원전 1호기에 떨어질 확률이 1000만년에 1번 수준으로 나와 설계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위원은 재차 "그러면 원전에 미사일이 떨어지는 것도 확률로 따질 것이냐"며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에 대한 연구는 어떻게 돼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2년 전에는 "어떤 미사일·항공기에도 견뎌"

    원전을 직접 겨냥한 북한의 미사일 공격과 항공기 테러 등에 대비한 계산이 안 돼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위원은 현재의 주장과 달리 과거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성·환경성에 따른 자긍심을 알리는 저서를 냈다.

    이 위원은 2019년 출간한 <한국형 원전, 후쿠시마는 없다>에서 "(한국형 원전의) 격납용기는 세상에 있는 어떤 미사일이나 항공기에도 견딘다. 방사능이 일절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격납용기를 튼튼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격납용기는 원전 사고에서 인명과 환경을 보호하는 최후 방어막이다. 체르노빌에는 격납용기가 사실상 없었고, 후쿠시마에서는 이것이 파괴돼 사람이 죽고 환경이 오염된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원전 안정성을 재차 강조했다.

    원안위 비상임위원 7명은 정부가 추천한 3명과 여·야가 각각 2명씩 추천한 4명으로 구성된다. 한겨레신문은 21일 이 위원이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인사인 만큼 야당 등이 원전 허가 지연을 '트집잡기'로 규정해버릴 문제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위원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도 인연이 깊다. 2004년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에서 과학기술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고, 2005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공주시·연기군)에서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여권 재편 과정에서 대통합민주신당 때까지 남아 있다 탈당했다.

    野 "과학자라 추천했는데 정치적으로 접근"

    야당은 비록 자유한국당에서 추천한 인사지만 이 같은 노골적인 원전 운영 허가 지연에 "과학자라 추천했는데 결국 정치를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독립적이어야 할 원안위원이 문재인정권의 탈원전 코드에 맞춰 원전 허가를 미루는 것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과학적 근거 없이 사실관계를 호도하면서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원안위원은 그 자격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