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 패배에도 '대깨문' 노선"… 원희룡 "편가르기 文정권 심판해야"

원희룡 제주지사가 12일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더불어민주당이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에서 참패했음에도 당을 친문(親文) 중심으로 재편, 극성 지지층에만 기댄다는 이유에서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당 후보를 비롯해 잠행을 계속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원 지사는 이날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이번 보궐선거 결과로 문재인정권이 극단적 친문 지지층과 결별하기 위한 몸부림에 나섰다면 내년 대선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면서 "보궐선거 교훈에도 문재인정권은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강성 지지자)만 바라보고 간다는 노선을 걷고 있으므로 우리에게 승리 가능성이 많이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그런 만큼 "내년 대선은 '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라는 대깨문에 휘둘리고 나머지 국민을 쇼와 홍보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문재인정권의 극단적 증오정치를 심판하는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원 지사는 주장했다.

원 지사는 다음 대통령상으로 문재인정권의 '편 가르기 정치'를 종식하는 '통합의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고 제시했다. 문 대통령이 4년 전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내로남불' 행태로 공정과 정의가 무너졌으므로 이를 바로 세워 "역사상 최악의 국론분열로 이어진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객관성과 균형을 담보하는 통합의 대통령, 단순한 '승리'만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를 전진시킬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원 지사는 특히 '우파의 신뢰를 받으면서도 중도로의 확장이 가능한 후보'가 필승 후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하나로의 단합은 승리의 필수조건이 될 것이다. 당내 인물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대표가 하나 돼 경쟁하며 중도층을 확장해 국가를 통합과 미래로 끌고 갈 수 있는 후보가 돼야 할 것"이라며 자신이 차기 대선후보 적임자라고 내세웠다.

초선의원들 앞에서 사실상 대권 도전을 선언한 원 지사는 현재 도정 공백을 우려해 제주지사 직을 유지하면서도 대선 주자들이 거쳐 간 '마포포럼'과 초선의원 모임에 참석하는 등 꾸준히 여의도정치에 발을 붙이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그가 전당대회 이후 당이 대선 체제로 전환하는 7월을 전후해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원 지사는 이날 배우 윤여정 씨가 최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만들어진 유행어인 '윤며들다'(윤여정에게 스며들다)를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ㅊ선의원들을 향해 "'원며들다'에 함께해 달라"고 당부한 원 지사는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오스카의 시간이 오고 있다. 무대가 왔을 때 주연상이든 감독상이든 받을 수 있는 준비를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