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4년 특별연설… "좀 더 빠른 백신 아쉽다"면서, K방역·경제·한국판 뉴딜 자찬"北과의 대화, 국민이 도와달라" 당부… "남북관계에 찬물, 바람직하지 않다" 경고
  • ▲ 10일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 10일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1년 남겨둔 시점에서 "조금만 더 견뎌 달라. 코로나와 전쟁에서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빠른 경제회복이 민생회복으로 이어지게 하고 일자리 회복, 코로나 격차와 불평등 해결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정치권에서는 불과 1년 전 약속을 '뻐꾸기 시계'처럼 되풀이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통해 남은 임기 1년 동안의 정책기조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우한코로나(코로나 19) 방역과 백신 접종이 향후 정권 평가의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이 부분에 연설의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선제검사와 철저한 역학조사, 신속한 치료 등 방역의 원칙과 기본을 흔들림 없이 지켜왔고, 국민들께서 경제적 피해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적극 협조해 주신 덕분에 K-방역이 지금까지 세계의 모범이 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좀 더 접종이 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백신 관련 실정을 일부 시인한 문 대통령은 그러나 "백신 개발국이 아니고 대규모 선투자를 할 수도 없었던 우리의 형편에,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이 우리의 방역상황에 맞추어 백신 도입과 접종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계획대로 차질없이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국민 2배 분량의 백신을 확보한 점과 접종 속도를 높이는 중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9월 말까지 접종 대상 국민 전원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쳐, 11월 집단면역 달성 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길 것이다. 국민들께서도 적극 협조해 달라"고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일자리 회복에 정책적 역량 집중할 것"

    문 대통령은 이어 '위기에서 탈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한 지난해 연설을 재언급하면서 "우리 경제가 OECD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이미 지난 1분기에 코로나 위기 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가계와 기업, 정부가 혼연일체가 되어 이룩한 국가적 성취이며 국민적 자부심"이라고 자화자찬했다.

    "정부는 더 빠르고 더 강한 경제반등을 이루겠다. 올해 우리 경제가 11년 만에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고 민간의 활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한 문 대통령은 "적극적 확장재정으로 경제회복을 이끌고, 방역안정에 맞추어 과감한 소비진작책과 내수부양책을 준비하겠다. 선제적인 기업투자를 적극 지원하고, 특히 수출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목표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고용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의 경제회복 흐름이 일자리 회복으로 연결되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밝힌 문 대통령은 "일자리 예산을 신속히 집행하면서 추가적인 재정투입도 필요하다면 마다하지 않겠다. 임기 마지막까지 일자리를 최우선에 두고 하나의 일자리라도 더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 문 대통령은 "날로 심각해지는 자산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부동산투기를 철저히 차단하겠다"며 "실수요자는 확실히 보호하면서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판 뉴딜, 전 세계의 시대적 과제 됐다"

    한국판 뉴딜과 관련해서는 "(시작할) 당시로서는 생소한 구상이었을지 모르지만 올바른 방향이었음이 증명되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만의 길이 아니라 세계 보편의 길이 되었다"자랑했다.

    이어 "1년 전 우리가 한국판 뉴딜에서 제시한 과제가 지금 전 세계의 시대적 과제가 된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문 대통령은 "이제 한국판 뉴딜은 재정투입을 본격화하며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역과 민간으로 확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며 "임기 마지막까지 한국판 뉴딜을 힘있게 추진하여  대한민국 대전환의 토대를 확고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한국판 뉴딜을 향한 확고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북한과 대화 강조하며 "국민들도 대화 분위기 조성에 힘 모아 달라"

    문 대통령은 특히 대북정책과 관련 "긴 숙고의 시간도 이제 끝나고 있다. 행동으로 옮길 때가 되었다"며 "남은 임기 1년, 미완의 평화에서 불가역적 평화로 나아가는 마지막 기회로 여기겠다"고 예고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기본 목표로 싱가포르선언의 토대 위에서 외교를 통해 유연하고 점진적·실용적 접근으로 풀어나가는 미국 바이든의 대북정책을 환영한다"고 평가하면서 "5월 하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을 굳건히 다지는 한편, 대북정책을 더욱 긴밀히 조율하여 남과 북, 미국과 북한 사이의 대화를 복원하고 평화협력의 발걸음을 다시 내딛기 위한 길을 찾을 것"이라고 기존 방침을 되풀이했다.

    북한을 향해서도 문 대통령은 "호응을 기대한다. 함께 평화를 만들고, 함께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국민들께서도 대화 분위기 조성에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최근 재개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의 대북전단 살포 등을 염두에 둔 듯 "남북합의와 현행법을 위반하면서 남북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로서는 엄정한 법 집행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이날 연설과 관련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한마디로 때가 되면 울리는 '뻐꾸기 시계' 같은 연설"이라며 "하기 싫은데 등 떠밀려 하다 보니 알맹이는 빠지고 자랑만 잔뜩 늘어놓았다"고 깎아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