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계 중심 "경선 연기" 주장… 이재명계 정성호·민형배, 대선 경선 연기론 '불쾌감'
  •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분류되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분류되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경선 시기를 놓고 분열 조짐을 보였다. 친문 의원들과 대선 후발주자들을 중심으로 대선 경선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이재명계가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여당 내 이재명계의 좌장으로 불리는 4선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7일 TBN 라디오에 출연해 당헌에 명시된 대선 경선 일정 준수를 주장했다. 민주당 당헌은 대선 6개월 전까지 후보 선출을 완료하도록 명시했다. 당헌에 따라 대선 경선 일정을 진행할 경우 오는 9월 초까지는 대선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 

    불쾌한 이재명계… "정치적 도의에 어긋나… 패배 앞당기는 것"

    정 의원은 "지키라고 만든 당헌은 이례적 상황이 아니면 준수해야 한다"며 "일반 국민이 보기에 '저 당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당헌을 또 저렇게 바꾸는구나'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결국 특정인을 배제하고 다른 후보를 키우기 위한 시간 벌기 아니냐는 프레임에 말려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를 돕는 민형배 민주당 의원도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논의는 당사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방식으로 조용하게 진행하면 좋았을 것"이라며 "압박하듯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실익도 없어 보인다. 패배를 앞당기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불쾌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재명계가 한목소리로 당헌 준수를 외치는 것은 경선 연기가 이 지사에게 득이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 지사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중 가장 압도적 지지율을 보이는 상황에서 경선을 미루는 것은 상대 후보에게 기회를 주는 셈이다. 

    김두관·정세균 등 후발주자, 친문계 중심으로 연기론 공감대

    민주당에서는 그러나 친문 의원들과 상대적으로 뒤처진 대선 후보들을 중심으로 대선 경선 연기 주장이 계속된다. 김두관 의원은 지난 6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경선 연기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코로나 시국에 따른 흥행 저조를 이유로 경선 연기를 주장했다. 

    전 의원은 "국민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와 전쟁을 1년 이상 치르는 상황에서 경선을 진행한다면 민주당만의 리그가 될 것"이라며 "특정 후보의 입장, 특정 계파의 시각에서 벌어지는 피곤한 논쟁이 아니라 집권전략 측면에서 경선 연기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서는 친문계가 대선 후보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대법원 판결 시점이 오는6~7월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의 대선 경선 참가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7일 통화에서 "친문 주류 의원들은 이 지사와 결이 다르고 경기도지사선거 때부터 감정의 골이 깊다"며 "9월에 대선 경선을 하면 김경수 지사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도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수 없다. 새 후보를 찾기에도 시간이 촉박하니 결국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것이 경선 연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