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진선미 날리고 '합리적 경제통' 김진표 선택… 정책위 의장, 지명직 최고위원도 비주류 물망
  •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부동산특위 위원장에 김진표 의원을 내정했다. ⓒ뉴시스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부동산특위 위원장에 김진표 의원을 내정했다. ⓒ뉴시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후 비주류 인사들을 주요 당직에 적극 기용하고 나섰다. 

    당내에서는 '민생 우선'을 강조하는 송 대표가 주요 당직에 비주류 인사를 채움으로써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주장하는 친문 성향 최고위원들을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친문은 규제 완화에 부정적…  宋은 완화론자 김진표 내정

    송 대표는 6일 민주당 부동산특위 위원장에 5선의 김진표 의원을 내정했다. 송 대표 취임 후 줄곧 중요성이 강조되던 부동산특위 위원장에 '친문' 진선미 의원 대신 부동산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총리급 위원장'이 임명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김대중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내고 노무현정부에서 사회부총리를 지낸 관료 출신 정치인으로, 민주당 내에서는 '합리적 경제통'으로 불린다. 지난 1월 '이낙연 체제' 지도부에 양도세 중과 유예와 한시적 감면을 통한 다주택자의 주택 매도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건의를 할 만큼 규제완화 목소리를 내왔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 4일 사무총장과 수석대변인 역시 모두 계파색이 옅은 비주류 인사들로 채웠다. 사무총장에는 송 대표가 인천시장 시절 대변인을 지낸 윤관석 의원(3선), 수석대변인에는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고용진 의원(재선), 비서실에는 송 대표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영호 의원을 임명했다.  

    앞으로 송 대표가 임명할 수 있는 당직은 당의 정책을 주도하는 정책위 의장과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다. 정책위 의장에는 비주류로 분류되는 노웅래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노동계·호남·청년을 배려한 원외인사가 지명될 것으로 전해진다. 

    "최고위원 협력보다 당내 위원회 통해 정책 관철하려는 시도"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6일 통화에서 "당 관례상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노동계를 대표할 최고위원이 필수적으로 한 자리가 필요하다"며 "대표께서 호남과 청년 중 어떤 곳을 배려할지 고민이 크신 것으로 안다. 다음주에나 지명될 것"이라고 전했다.

    송 대표가 당내 임명직에 친문 인사를 배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한편에서는 향후 새 지도부가 정책과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에는 현재 핵심 친문으로 꼽히는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해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용민·강병원·김영배 최고위원이 배치됐다. 최고위원 9명 중 강성 친문계로 분류되는 인사가 최소 4명인 셈이다.

    이들은 송 대표가 중점과제로 꼽은 '부동산 규제완화'에도 부정적이다. 게다가 친문이 핵심과제로 꼽는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 송 대표 체제에서 후순위로 밀릴 조짐이 보이자 '강경대응' 분위기가 감지된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송영길 대표가 합리적으로 쇄신하려 해도 당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면 결국 분열로 가는 것"이라며 "강경한 최고위원들의 협력을 기다리기보다 당내 정책위와 특위를 적극 이용해 정책을 관철하려는 깊은 고민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