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방송이 정치방송으로 변질, 바로잡아야… "김어준은 일종의 교주" 진중권도 비판
  • ▲ '김어준의 뉴스공장'
    ▲ '김어준의 뉴스공장'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김어준 편파 정치방송인 교통방송에서 퇴출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13일 오후 5시 기준 24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서울시 교통방송은 말 그대로 서울시의 교통 흐름을 실시간 파악해 혼란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운을 뗀 청원인은 "그러나 김어준은 대놓고 특정 정당만 지지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씨는 4·7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여과 없이 친여 성향을 드러내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방송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민주당이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제기한 의혹과 관련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익명의 제보자 5명을 연이어 출연시켜 오 시장에게 불리한 증언을 방송하면서 오 시장 측의 반론은 전혀 보도하지 않아 편파방송이라는 논란이 제기됐고, 이에 김씨의 퇴출을 요구하는 주장도 나왔다.

    청원인은 "(김씨가) 반대 정당이나 정당인은 대놓고 깎아내리고 선거나 정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며 "이것은 국민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런 국민들 분노로 김어준을 교체하고자 여론이 들끓자 김씨는 차별이라며 맞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이어 "교통방송이 특정 정당 지지하는 정치방송이 된 지 오래이건만, 변질된 교통방송을 바로잡자는 게 차별이냐"고 반문했다. 김씨의 대응이 '내로남불'에 가깝다는 것이 청원인의 주장이다.

    동의인들 역시 김씨의 편파방송을 문제 삼았다. 한 동의인은 댓글에서 "교통방송은 그에 맞는 방송만 하면 되지 왜 국민들 편 가르나"라고 했고, 다른 동의인은 "이 사람한테 쓰인 서울시 세금도 다 회수해야 한다. 근거 없는 내용의 날조와 선동이 지긋지긋하다. 서울시는 세금 토해내야 한다"고 썼다. "김어준이 대통령보다 위"라는 극단적 반응도 보였다.

    김남국, "퇴출 청원 확산은 김어준이 오 시장 투기 의혹 다뤘기 때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씨 퇴출 청원이 확산하는 것과 관련, 김씨가 최근 선거 기간 오 시장의 투기 의혹 등을 다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김씨 퇴출을 요구하는 국민청원 확산과 관련 “아마도 선거 기간에 오 시장의 아픈 주제를 이야기해서 그런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주로 메이저 언론사, 종편에서 ‘생태탕 의혹’과 관련한 인터뷰를 다루지 않았었는데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내곡동 땅 의혹, 오 시장의 거짓말 의혹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인터뷰도 하고 오 시장의 거짓말을 파헤치는 노력을 하다 보니 (오 시장 지지자들이) 그런 부분을 불편하고 아프게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권력을 건강하게 비판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취지로 "오 시장이 가진 예산편성권으로 개입하려고 하거나 권력자가 압력이나 힘을 넣게 되어버리면 결국 언론이 망가져버린다. 법률가인 오 시장님께서 잘 아시기 때문에 시정에 집중하시고, TBS의 김어준 방송과 관련된 부분은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지켜주실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 ▲ 청와대 국민청원
    ▲ 청와대 국민청원
    진중권, "민주당 선대본부장은 김어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8일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영남일보 지방자치 아카데미에서 '정치 어떻게 바라볼까'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이번 재·보선에서 민주당 선거대책본부장은 바로 김어준이었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은 오세훈 당선자의 '페라가모' '생태탕' 음모론에 계속 끌려다녔다"며 "현실을 보면 민심이 떠난 것을 알아야 하는데, 민주당 사람들은 그런 인식이 없다"고 김씨와 민주당을 동시에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또 "(민주당이) 조작하고 공작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판세가 비슷할 때는 통할 수 있는 전략이지만 차이가 많이 나면 이를 뒤집을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이제 대중들은 참인지 거짓인지 구별하지 않는다. 재미 있냐 '노잼'이냐가 기준이다. 거짓말을 더 세게 하면 할수록 돈을 번다"고 전제한 진 전 교수는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민주당이고 김어준이다. 일종의 교주가 되는 것이다. 이 집단은 비리가 드러나면 그것을 밝혀낸 언론과 검찰이 잘못됐다고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TBS가 '뉴스공장'을 폐지하거나 김씨를 퇴출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서울시에서 TBS에 예산을 지원하지만, 방송 편성이나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는 독립법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예산을 줄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의원 109명 중 101명이 민주당 소속 의원이기 때문이다.

    앞서 선거운동 중 오 시장은 "시장이 되면 TBS 재정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했지만, 김씨의 퇴출은 요연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