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정당 쉽게 유추할 수 있는 표현… 투표 독려용으로 쓸 수 없다” 황당 결정"LH로남불도 안 되나… '민주당= 위선, 무능, 내로남불 정당' 선관위가 인정한 셈”
  • ▲ 김수민 국민의힘 홍보본부장이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김수민 본부장 페이스북 캡쳐.
    ▲ 김수민 국민의힘 홍보본부장이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김수민 본부장 페이스북 캡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가 투표를 독려하는 게시물에 ‘위선’과 ‘무능’,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속어)’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특정 정당을 연상케 한다”는 게 이유였다고 국민의힘 측이 밝혔다.

    국민의힘 측은 “최근 중앙선관위에 투표독려 현수막용 문구를 사용할 수 있는지 문의했는데 저런 답변을 받았다”고 3일 밝혔다. 국민의힘이 문의한 문구는 “투표가 위선을 이긴다” “투표가 무능을 이긴다” “투표가 내로남불을 이긴다”이다. 중앙선관위 측은 “해당 문구들은 유권자가 특정 정당을 쉽게 유추할 수 있는 표현”이라며 “투표 독려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국민의힘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용찬 국민의힘 서울시장보궐선거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3일 논평을 내고 “선관위는 집권여당의 선거대책본부냐. 도대체 말이냐 막걸리냐”며 “위선을 위선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무능을 무능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냐”며 중앙선관위의 결정을 비판했다. 박용찬 대변인은 “중앙선관위가 위선, 무능, 내로남불 표현을 못 쓰게 하는 이유가 더더욱 가관”이라며 “결국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위선적이고 무능하며 내로남불 정당이라는 사실을 선관위가 인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수민 국민의힘 홍보본부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선관위가 ‘위선’ ‘무능’ ‘내로남불’이라는 단어가 더불어민주당을 떠올리게 한다고 공식 인정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선후보 캠프의 이준석 뉴미디어 본부장은 “이게 뭐냐”며 “그럼 제가 월요일에 ‘LH로남불’도 (쓸 수 없는지) 중앙선관위에 문의하겠다”고 해당 결정을 비판했다. ‘LH로남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땅투기를 비꼬면서 나온 신조어다.

    반면 중앙선관위는 “지난 21대 총선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의 게시물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의 ‘100년 친일청산, 투표로 심판하자’는 현수막을 불허한 것을 그 예로 들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측은 중앙선관위의 해명을 믿지 않는다. 최근 중앙선관위가 제작해 택시에 부착한 홍보물이 민주당의 당색인 파란색이었고, 서울시 산하 TBS의 ‘일(1)합시다’ 캠페인 또한 민주당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