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사 1기, 6.25 통영상륙작전 참전… 미국서 구축함 도입, 해군력 강화에 지대한 공제주도 5.16도로’ '제주관광호텔' 건설… 베트남 교민 철수 ‘십자성작전’ 지휘도
  • ▲ 해군 전력증강과 제주도 근대화에 큰 공을 세운 고 김영관 제독. 제8대 해군참모총장으로, 해군 최초의 대장이었다. ⓒ해군 제공.
    ▲ 해군 전력증강과 제주도 근대화에 큰 공을 세운 고 김영관 제독. 제8대 해군참모총장으로, 해군 최초의 대장이었다. ⓒ해군 제공.
    한국 해군 최초의 대장 김영관 제독이 별세했다. 고 김 제독은 해군 전력 증강과 제주도 발전에 큰 공을 세워 생전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았다.

    해군사관학교 1기… 해군 최초 4성장군, 충무공정신 되살려

    해군은 지난 22일 “제8대 해군참모총장을 역임한 김영관 제독이 21일 오후 10시 별세했다”고 밝혔다. 향년 96세.

    1925년 9월 일제 치하에서 태어난 김 제독은 해방 이후 해군사관학교 1기로 입교했다. 6·25전쟁 당시에는 통영상륙작전에 참전해 금성충무무공훈장을 수훈했다. 1953년 7월 휴전 이전까지 PC-503함 함장으로 어선단 호송 및 경비작전을 책임졌다. 

    1957년 해군본부 작전과장으로 있으면서 준장으로 진급했다. 이후 해군본부 인사국장, 해군대학교 총장, 해군 중앙함대사령관 등을 역임하고, 1966년 제8대 해군참모총장에 취임했다.

    해군참모총장이 된 김 제독은 미국으로부터 구축함 도입을 추진했다. 미군의 ‘플래처’급 호위함인 서울함·부산함 등을 들여오면서 해군 전력은 이전보다 비약적으로 강해졌다. 

    김 제독은 또한 해군에 ‘충무공정신’을 불어넣었다. 참모총장 시절 ‘충무공연구위원회’를 설치해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 연구를 본격적으로 실시했다.

    제주지사 맡아 남북 횡단 ‘5·16도로’ 건설... 지하수 개발도

    김 제독의 또 다른 업적은 제주도 발전이다. 5·16 당시 준장이었던 김 제독은 12대 제주지사를 맡아, 제주도 발전을 위해서는 남북횡단도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주변의 반대에도 박정희 대통령에게 강력히 건의해 ‘5·16도로’를 건설했다.

    또한 도민들의 식수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하수 개발에도 나섰다. 뿐만 아니라 현대식 호텔인 제주관광호텔을 건설, 제주도를 지금의 관광산업 중심지로 만드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제주도민들은 이런 김 제독의 공을 기리기 위해 1967년 4월 한라산 기슭에 공적비를 세웠다. 해군은 제주도민의 의견에 따라 2016년 서귀포시 민관복합항만에 있는 제주민군복합문화센터의 이름을 ‘김영관센터’로 명명했다. 

    베트남 패망 당시 철수작전 지휘… 생전 해군과 제주도민 존경받아

    1963년 합동참모본부로 돌아간 김 제독은 해군 중앙함대사령관을 지낸 뒤 1966년 해군참모총장이 됐다. 이어1968년 한국 해군 최초로 대장으로 진급했다. 

    1969년 군문을 떠난 김 제독은 영남화학 사장, 대한올림픽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1974년 베트남 주재 대사에 임명된다. 1975년 4월 베트남 패망 직전 수송함 2척에 대사관 직원과 주재원, 교민 등을 모두 싣고 철수한 ‘십자성작전’도 그의 작품이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다. 장례식은 해군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24일 오전 8시이고, 같은 날 오후 1시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