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된 직원 2898명 중 1335명… 김은혜 "도덕적 해이, 조직 전체에 퍼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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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출장비 부정수급이 적발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절반가량이 입사 5년 미만의 저연차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야당은 LH 조직 내 만연한 '도덕적 해이'가 '침적대우적(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 사태를 불러일으켰다고 비판했다.

    LH 출장비 부정수급자 46.1%가 저연차 직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LH 감사실로부터 확보한 'LH 임직원 출장비 부정수급 자체조사 결과 및 부정수급자 근속기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5월 출장비를 부정수급한 임직원 2898명 가운데 1335명이 근속연수 5년차 미만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체 부정수급자의 절반에 가까운 46.1%에 달하는 수치다.

    근속연수 범위를 '10년차 미만'으로 확대하면 비율은 절반을 넘는 52.5%(1524명)까지 늘어난다. 10년차 이상 20년차 미만은 590명(20.3%), 20년차 이상에서 30년차 미만은 343명(11.9%), 30년차 이상은 439명(15.1%)으로 집계됐다.

    근무지별로 살펴보면 출장비 부정수령자의 근무지는 최근 땅 투기 의혹의 중심에 선 본사(경남 진주)와 서울·인천 지역본부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인천지역본부가 496명(17.1%)으로 가장 많았고, 본사(483명·16.6%)와 서울지역본부(402명·13.8%)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세 근무지의 부정수급자만 전체 부정수급자의 47.7%에 달했다.

    김은혜 "LH,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 것"

    출장비 부정수급자 가운데 '저연차' 직원들이 대거 적발된 것을 두고 LH의 도덕적 해이가 조직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퍼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의원은 "연차가 낮은 직원 비율이 높은 이유는 LH의 조직문화가 작은 비리에 얼마나 관용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침적대우적(針賊大牛賊·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이라는 말처럼 내부의 작은 비리를 눈감고 덮어주다가 더 큰 범죄로 이어졌을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도덕적 해이가 조직 전체로 퍼질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할 수 있도록 감사 기능의 회복과 점검을 위한 입법장치를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1일, 지난해 3~5월 출장비를 부정수급한 LH 임직원이 전체 9449명(지난해 4분기 기준) 가운데 약 31%인 2898명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이 부정수령한 출장비는 4억9228만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