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당대표 퇴임 기자간담회…취임 후 지지율 '반토막'엔 "저의 부족함 때문"
  •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퇴임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이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이낙연, 윤석열 1위에 "국민 마음은 늘 움직여"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한 윤 전 총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성인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한 결과, 윤 전 총장은 32.4%, 이재명 경기지사 24.1%, 이 대표는 14.9%였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국민의 마음은 늘 움직이는 것"이라며 "매일매일 등락하는 것에 대해 논평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또 '윤 전 총장이 대선에 나올 경우 장·단점은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그분에 대해 잘 모른다"며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임명될 당시 국무총리실로 인사하러 왔었고, 그때 접촉한 것이 전부다. 그 정도 접촉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오만한 일"이라며 평가를 자제했다.

    지난해 8월29일 대표 취임 후 자신의 지지율이 취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된 것과 관련해서는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저의 부족함과 정치의 어려움 때문이었다"며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4·7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야권 후보에 열세인 상황인 것과 관련해서는 "진심을 가지고 절실한 마음로 노력하면 된다"며 "정부와 매번 싸우는 정권심판론자들에게 시민의 생활을 맡기는게 현명한지, 아니면 정부와 협력하고 정부로부터 얻어낼 건 얻어내 가면서 서울 발전을 위한 길을 선택할 것인가는 시민들께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으로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비판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언젠가는 해야할 과제로 생각했던건 사실"이라며 "당장하자는 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마음을 좀 더 세밀하게 헤아려야 했다는 아픈 공부가 됐다"고 회고했다.

    野 "당헌·당규 고쳐 후보 낸 이낙연, 역사가 판단할 것"  

    이 대표가 이날 당대표직을 내려놓은 것은 민주당 당헌·당규가 대통령선거(2022년 3월9일) 1년 전까지 당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퇴임 이후에도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 가덕도신공항추진특별위원장을 맡아 보궐선거를 지휘한다. 이 대표의 퇴임에 따라 당대표 권한대행은 김태년 원내대표가 맡게 됐다.

    야당은 이 대표의 퇴임을 두고 "길을 잃은 시간이었다"고 비판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에게 '피해고소인'이라 칭하며 2차 가해를 했다"며 "무엇보다 이 대표는 자신의 임기 중 당헌·당규를 고쳐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함으로써 국민과의 약속을 또다시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황 상근부대변인은 "이 대표의 지난 192일은 말 그대로 길을 잃은 시간이었다"며 "지난 192일간 집권여당 대표로서 대한민국 역사에 남겨놓은 과오들은 분명코 역사와 국민들께서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