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지휘소훈련 8~18일 실시…軍, 김정은 "한미훈련 중단" 요구에 수위조절 논란
  • ▲ 북한 김정은. ⓒ뉴시스
    ▲ 북한 김정은. ⓒ뉴시스
    군 당국이 한미연합지휘소훈련을 오는 8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 당국이 한미훈련 규모를 최소화하고, 야외기동훈련은 실시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합참 "한미훈련 규모 축소, 야외기동훈련 미실시"

    합동참모본부는 7일 "2021년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8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훈련은 주말인 13, 14일을 제외한 총 9일 동안 진행된다.

    합참은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예년에 비해 훈련 참가 규모는 최소화했다"며 "야외기동훈련도 실시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이번 연합지휘소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연례적인 방어적 차원의 훈련"이라며 "4성 장군이 지휘하는 미래 연합사 주도의 육상, 해상, 공중전 예행연습을 일부를 포함해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한미훈련 중단" 요구에…범여권 일제히 동참

    앞서 북한 김정은은 지난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며 "북남관계가 회복되고 활성화되는가 못 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김남국·윤미향, 무소속 김홍걸 의원 등 범여권 35명은 지난달 25일 성명을 내고 "한반도 대화국면 조성과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연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의원은 특히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며 "군사적 핫라인도 끊어진 상황이라 휴전선 일대의 사소한 오해와 불신이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위험도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부총리급 예우를 받는 친여 성향의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도 지난 3일 한 토론회에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올해에는 안 하는 것이 좋겠다. 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분명히 (중단할 것을)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정 부의장은 이어 "북한이 자극받지 않을 정도로 유연하게 훈련 규모가 정해지고 강도가 낮춰지면 훈련이 끝나고 난 뒤 뭔가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훈련 규모가 축소되면 북한이 남북 간 협상에 응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김정은 눈치 보기?…합참 "한반도 평화 정착 고려"

    이를 두고 야당에서는 "김정은이 싫어한다고 한미훈련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눈치 보기' 정도가 아니라 김정은 편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군 당국이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규모를 축소하는 등 수위 조절에 나서면서 '김정은 눈치 보기' 비판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합참은 이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 지원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