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장 출신 유경준 의원 분석 결과…이명박 정부 '16.3%' 박근혜 정부 '13.1%'
  • ▲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 ⓒ뉴데일리 DB
    ▲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 ⓒ뉴데일리 DB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율이 역대 최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명박·박근혜정부 때보다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일성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文정부 정규직 전환율, 역대 정권 중 최저치

    23일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바탕으로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등 역대 정권별 정규직 전환율을 추계한 결과, 문재인정부의 전체 정규직 전환율과 같은 직장 내 정규직 전환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서 정규직 전환율은 비정규직이었던 근로자가 1년 이내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율을 말한다. 유 의원은 15대 통계청장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경제전문가를 역임한 대표적인 노동경제학자로 꼽힌다.

    먼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인 2017~2020년 민간과 공공부문을 합한 평균 정규직 전환율은 10.7%로 조사됐다. 이는 노무현정부(2006~2007년) 19.1%, 이명박정부(2008~2012년) 16.3%, 박근혜정부(2013~2016년) 13.1%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같은 직장 내 정규직 전환율 역시 4.7%를 기록하며 역대 정권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노무현정부는 8.7%, 이명박정부는 6.7%, 박근혜정부는 5.5%였다. 문재인정부 들어서 정규직 전환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연도별 정규직 전환율을 살펴보면, 2006년 20%에 달하던 정규직 전환율은 문재인정부 때인 2017년 10.7%를 기록하더니 2019년에는 10.4%까지 떨어졌다. 같은 직장 내 정규직 전환율 역시 이명박정부 때인 2009년 9.5%에서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2017년에는 4.1%로 악화했다. 

    지난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500만~600만명대에 머물던 비정규직 규모가 문재인정부 때인 2019년 8월 748만1000명으로 치솟고, 문재인정부 출범 4년 동안 비정규직이 94만5000명이나 증가한 까닭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 ▲ ⓒ국민의힘 유경준의원실
    ▲ ⓒ국민의힘 유경준의원실
    해고 어려워지고, 채용 더 어려워져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1호 공약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를 내걸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3일 만에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해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하는 등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을 국정과제로 삼았지만, 결과적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더 나빠졌다는 지적이다.

    유경준 의원은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으로 2007년 노무현정부 당시 제정된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지목했다. 

    해당 법률은 2년 계약 기간을 초과하는 모든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무기계약직)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 때문에 해고가 어려워지고 채용은 더 어려워져서 오히려 정규직 채용·전환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민간을 무시한 정부의 반시장적 정규직 전환 정책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우리나라 전체의 고용수준을 올리기 위해서는 전국민고용보험 등 사회적 고용안전망 확충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