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오세훈, 시장직 내팽개쳐" vs 오세훈 "나경원, 빈손 원내대표"오신환 "행복한 변화 만들겠다"…조은희 "민주당 10년의 불판 바꿀 것"
  • ▲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1차 맞수토론에서 오세훈 예비후보(왼쪽)와 나경원 예비후보가 악수하는 모습. ⓒ뉴시스(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1차 맞수토론에서 오세훈 예비후보(왼쪽)와 나경원 예비후보가 악수하는 모습. ⓒ뉴시스(사진=국회사진기자단)
    나경원·오세훈·오신환·조은희 등 국민의힘 서울시장예비후보 4인이 첫 TV 공개토론에서 '문재인정권 심판'과 '야권 단일화'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특히 나경원 예비후보와 오세훈 예비후보는 오세훈 예비후보의 2011년 서울시장직 사퇴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나 예비후보는 시장직을 사퇴한 오세훈 예비후보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고, 오 예비후보는 나 예비후보가 원내대표 시절 치른 4·15총선 참패 책임론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예비후보 4인, 첫 TV 합동토론

    나경원·오세훈 예비후보는 22일 오후 10시40분 진행된 MBC '백분토론'에서 격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두 예비후보 외에 오신환·조은희 예비후보도 참석했으나, 특히 나경원·오세훈 예비후보가 '무상급식 사퇴' '총선 패배' 등의 이슈를 두고 강하게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경원 예비후보는 오세훈 예비후보가 서울시장직에서 사퇴한 것을 두고 "스스로 시장직을 내팽개쳤다" "무책임하다"며 오세훈 예비후보의 서울시장선거 출마에 "명분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오세훈 예비후보는 2011년 8월 시장 재임 당시 무상급식을 주민투표에 부쳤다 투표율이 33.3%에 미달하자 스스로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오세훈 예비후보는 "(무상급식을 둘러싼 보편·선별복지) 그 가치를 놓고 싸운 것은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자리를 건 것에 대해 여러 차례 사죄의 말씀을 드려왔었다"고 반박했다.

    오세훈 예비후보는 이어 "나 예비후보가 가장 많은 현금을 푸는 공약을 냈는데, 계산해 보니 위험선을 넘어서고 있다"며 "서울시 예산 40조원에서 이것 저것 떼면 시장이 재량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예비후보는 특히 나경원 예비후보가 원내대표로서 치른 지난해 4·15총선에서 대패한 것을 두고 "원내대표 시절 얻어낸  것이 없다"며 "(나경원 예비후보가 원내대표 시절 통과된)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총선(패배)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예비후보는 그러면서 "황교안 전 대표가 스스로 반성문을 쓰고 '나는 죄인입니다'라는 참회록을 썼는데, 한 번 정도 원내대표 시절에 얻어낸 것이 없는 것에 대해 국민께, 보수를 표방한 분들께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단일화, 반드시 해야"

    야권의 최대 이슈인 '단일화'와 관련, 4명의 예비후보는 한결같이 야권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단일화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주장을 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단일화는 할 것"이라고 단언한 오세훈 예비후보는 "단일화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은 좋은데, 지금은 (안철수 대표가) 당을 대표하고 있어서 이젠 힘들어졌다"며 "결국 여론조사로 갈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 후보가 유리하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분석한다"고 내다봤다.

    나경원 예비후보도 "서울시장은 문재인정부 국무회의에 유일하게 들어가서 야권을 대표해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제1야당이 후보를 내는 것이 맞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예비후보는 이어 "4선 국회의원으로서 정당활동·의정활동을 한 사람으로서 정치경험을 녹여 문 정부 국무회의에 들어가서 확실히 얘기하겠다"며 자신의 강점을 강조했다.

    오신환 예비후보는 "내가 중심인 단일화를 위해 옥신각신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어떤 방식(단일화)이든 수용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단일화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은희 예비후보는 "단일화는 국민 명령"이라고 환기했다.

    고(故) 박원순 전 시장도 이날 토론회에 소환됐다. 오신환 예비후보가 오세훈 예비후보에게 "박 전 시장 성추행에 침묵하는 이유, (성추행 대책 등) 공약이 없는 데 대해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 ▲ 23일 MBC '백분토론'에 참여한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 (왼쪽부터)  오신환,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서울시장 예비후보. ⓒ뉴시스
    ▲ 23일 MBC '백분토론'에 참여한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 (왼쪽부터) 오신환,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서울시장 예비후보. ⓒ뉴시스
    이에 오세훈 예비후보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면서 "'원스트라이크아웃', 단 한 번의 잘못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게 하고, 시장과 독립한 특별기구를 만들어 직통 신고전화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오신환 예비후보는 또 나경원 예비후보를 향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에서 벗어나면 국민위로금을 주겠고 했다"며 "내가 낸 피해업종 손실보상제도 공약과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견해를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나경원 예비후보는 "문 대통령의 위로금 발언은 선거를 앞둔 선심성"이라며 "국민이 협조해서 K-방역에 성공했는데 문 정부가 코로나를 자꾸 정치에 이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국민의 우려가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가 코로나 행정조치로 인해 영업시간이 단축되거나 영업을 못한 데 대해 손실보상을 해주는 것이 맞다"면서도 "다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부동산공약' 차별화 구상 밝힌 4인

    서울시의 최대 이슈인 '부동산정책'과 관련한 예비후보 간 공약도 거론됐다. 나경원 예비후보는 "'원더풀' 공약, 즉 원하는 곳에 더 많은 집을 짓기 위해 풀 것은 풀겠다"면서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각종 규제와 용적률, 용도지역 층고 제한 등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1년에 1만 가구, 10년간 최대 10만 가구 등 청년·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토지임대부주택 구상도 밝혔다. 

    오세훈 예비후보는 서울시 주택국과 도시계획국을 통합운영하겠다는 구상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행정 인·허가 기간이 짧아져 최대한 신속하게 주택을 공급하겠다"며  "지구단위계획만 빨리 진행해도 1년 안에 가시적 성과가 날 지역이 있다. 그 성과를 낼 수 있는 곳이 여의도·목동·잠실·압구정·상계동"이라고 지목했다. 

    조은희 예비후보는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해야 하고, 공공기여금으로 강북 인프라 조성에 쓰면 '윈윈(win-win)'"이라며 "5년간 65만 가구, 주택수급률을 105%로 올리겠다"고 자신했다.

    '공급 확대'에 공감한 오신환 예비후보는 다만 "숫자놀음보다 내용, 질이 중요하다"면서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이 10억원을 넘긴 상황에서 무주택 서민·청년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이분들에게 주거사다리를 놓기 위해 '환매조건부 반반 아파트' 공약을 냈다"고 말했다.

    오신환 예비후보는 "서울시가 직접 절반 가격으로 공급하고 나중에 서울시에 환매할때 매매차익의 절반까지 보장해서 (무주택 서민·청년의) 자산 축적과 주거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비후보 4인 "文정권 심판해야"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또 '정권심판론'을 부각했다. 오세훈 예비후보는 마무리발언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실정과 무능, 진실은폐와 수사방해 등을 심판해달라"며 "단두대를 만들었던 사람들이 단두대에서 사라졌던 것처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만든 사람이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경원 예비후보는 "흔들림 없이 최전선에서 이 정권의 무능과 오만에 싸워왔다"며 "코로나위기, 경제위기 그리고 도덕위기를  더 단단해진 나경원이 여러분과 뚫고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조은희 예비후보는 "기회를 주면 민주당 10년의 불판을 바꾸고 살맛나는 시를 만들겠다"고 자신했고, 오신환 예비후보는 "행복한 변화를 위해 저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국민의힘 서울시장 최종 후보는 3월4일 확정된다. 예비후보 간 토론은 23일 3차 맞수토론, 26일 합동토론, 3월1일 합동 토론 등이 예정됐다. 본경선은 3월2일과 3월3일 이틀간 100% 시민 여론조사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