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박영선, 내놓는 공약마다 현실성 없어"… 조은희 "퍼주기 文정부 재탕 우려"
  • ▲ 오세훈(왼쪽)·조은희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을 바꾸는힘 제1차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오세훈(왼쪽)·조은희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을 바꾸는힘 제1차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오세훈·조은희 국민의힘 서울시장예비후보가 당내 첫 맞수토론에서 여권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을 함께 저격했다. 

    두 예비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유력주자인 박 예비후보가 내놓은 '21개 다핵도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등 공약이 "야당 예비후보들이 이미 밝힌 공약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野 서울시장예비후보 '오세훈-조은희' 1 대 1 토론

    오세훈·조은희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16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1 대 1 맞수토론을 벌였다. 이날 오후 2시쯤 열린 1부 토론에는 나경원·오신환 예비후보가 나와 격론을 벌였다. 

    국민의힘 후보자 간 첫 맞수토론은 스탠딩 토론(후보자들이 서로 마주보고 서서 토론하는 형태) 형식으로, 준비자료·격식·드레스코드 등이 없는 '3무(無) 토론회'였다. 

    오·조 예비후보는 토론 시작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다 여권 유력주자인 박 예비후보의 공약을 집중공격하기 시작했다. 

    오·조 예비후보는 서울시를 함께 이끌며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조 예비후보는 오 예비후보가 서울시장 재임(2006년 7월~2011년 8월) 시절 서울시 정무부시장(2010년 7월~2011년 8월)을 맡았다.

    '박 예비후보 공격'의 포문은 오 예비후보가 열었다. 오 예비후보는 "(조 예비후보가) '25개 다핵도시' 아이디어를 냈었다"면서 "지난번 조 예비후보의 페이스북을 보다 보니 더불어민주당의 박 후보가 21개 다핵도시 공약 낸 것을 보고 '표절 아니냐' 이런 말을 했던데, 두 후보가 생각하는 다핵도시 개념이 비슷한가"라고 물었다. 

    '박영선 '21분 컴팩트 도시'에…"野 공약 짜깁기" 

    조 예비후보는 "(제가) 지난해 국회 포럼에서 '서울시는 25개 다핵도시로 따로 또 같이 가야 한다'고 했었고, 찾아보니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15분 콤팩트 도시' 공약을 했었다"며 "'조은희표' '박형준표' (공약을) 짜깁기한 것 아닌가"라고 응수했다. '25개 다핵도시'는 서울 25개 자치구에 예산·권한을 대폭 이양하겠다는 구상이다. 

    곧바로 조 예비후보는 "박 예비후보는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출신으로 기업의 신기술을 보호해야 할 수장이었다"며 "그런데 야당 서울시장예비후보, 부산시장예비후보의 공약을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베끼고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 예비후보는 지난 1월26일 '21분 컴팩트 도시' 공약을 발표했다. 인구 1000만 명의 서울시를 50만 명 기준 21개 컴팩트 도시로 재편해 '21분 안에 모든 것이 해결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조 예비후보의 '25개 다핵도시', 박형준 예비후보의 '15분 컴팩트 도시' 등 표절 논란이 일었다. 

    박영선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30만 가구 공급' 공약도 표절 논란

    박 예비후보의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공약도 도마에 올랐다. 박 예비후보는 지난 9일 "한남대교 부근에서 양재까지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면 10만 평이 나온다"면서 "5만 평은 공용 용지로 하고 나머지는 등대 모양 수직정원 주거시설이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 예비후보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가 현안으로, 그 공약을 우리도 냈다"고 말했고, 조 예비후보는 이에 응수했다. 조 예비후보는 "구파발에서 강남까지 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30분 강남·북 지하고속도로'를 크게 예산을 안 들이고 가능하다"며 "도로 지하화는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지만 (박 예비후보의) 활용방법이 똑같아서 놀랐다"고 지적했다.

    '토지임대부를 통한 30만 가구 공급'이라는 박 예비후보의 부동산 공급대책을 비판해온 오 예비후보는 이날도 "현실성 없는 공급대책"이라고 맹비난했다. 

    오 예비후보는 "(박 예비후보가) 장관을 했는데 이렇게도 행정을 모르나 싶다"면서 "30만 가구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을 하려면 송파구 면적 정도의 빈 땅이 필요하고, 이는 경부고속도로 지하를 다 활용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박영선, 서울시정도 문재인정부처럼 무능하게 재편 우려"

    "박 예비후보가 콘텐츠가 없다"고 응수한 조 예비후보는 "무능한 문재인정부의 장관과 고문 등을 전부 영입해 서울시정도 무능하게 재편될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그 중 제일 걱정인 것은 정경두 전 국방부장관 영입"이라고 특정한 조 예비후보는 "문재인정부가 북한 눈치를 보고 있는데, 평양에 다 퍼주려고 저런 분을 영입했나 걱정이 많다"고 공격을 퍼부었다.

    오 예비후보는 "박 예비후보가 내놓는 공약마다 현실성이 매우 떨어진다"며 "(야당) 네 명 후보가 공약도 힘을 모으고 혼연일체가 돼 싸울 때 아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오 예비후보는 부동산 공약 관련 "서울시 용적률이 2종주거지구 250%인데, 이 용적률을 300%로 올리는 안을 구상 중"이라며 일자리 창출, 신규 주택 공급 등 효과를 자신했다. 조 예비후보는 이 구상에 "전체적으로는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이날 당원과 시민 1000명으로 구성된 토론평가단은 2부 '조은희·오세훈 후보 토론회'에서 오 예비후보를 승자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