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로 위로해야" 진행자 지적에 "그만하시죠"… 野 "성추행도 혁신이냐" 사퇴 촉구
  •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2020년 6월22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서부선 민자적격성 통과 및 조기 착공을 위한 정책설명회'에 참석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2020년 6월22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서부선 민자적격성 통과 및 조기 착공을 위한 정책설명회'에 참석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예비후보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롤모델'이라고 치켜세워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를 지적하자 "그만하시죠"라며 불쾌감을 표출하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우 예비후보는 또 '박원순 옹호' 글이 박 전 시장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해명하면서도 "(박 전 시장은) 혁신의 롤모델"이라고 주장해 'n차 가해'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상호 "박원순 유가족 위로 차원에서 쓴 글"

    우 예비후보는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박원순은 롤모델이자 영원한 동지'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 "(유가족인) 강난희 여사가 슬픔에 잠겨 있는 글을 써서 위로하는 취지로 글을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우 예비후보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원순 시장은 내게 혁신의 롤모델이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논하던 동지였다"면서 "박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발전시키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해 '피해자 2차 가해' 논란을 빚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우상호 의원의 글을 읽은 피해자가 결국 또 울음을 터뜨렸다"며 "그녀가 우 의원 글을 읽고 내게 '참 잔인한 것 같아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현정 "유가족에게 비공개로 전달하시지"…우상호 "그만하시죠"

    이날 방송에서 진행자가 '롤모델이라는 표현은 그 인물의 전체적인 모든 것을 선망하고 닮고 싶을 때 쓰는 말'이라고 지적하자 우 예비후보는 "내가 말한 것은 혁신의 롤모델"이라며 "이분의 인생 전체가 내 롤모델이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우 예비후보는 이어 "피해자가 당한 많은 상처와 아픔에 대해 공감을 갖고 있고 근본적 재발 대책을 만들고 정상적 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최선을 다해서 하겠다"면서도 "(박 전 시장의) 유가족은 또 무슨 죄가 있겠나. 유가족 위로한 것 그 자체를 가지고 (피해자가)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행자가 "'유가족만 보시오'라고 비공개로 전달할 생각은 안 했나. 이게 온 국민이 보는 SNS이기 때문에 상처가 된 것 같다"고 재차 지적하자 우 예비후보는 "그만하시죠"라며 "충분히 말하지 않았느냐"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우 예비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도 같은 견해를 반복해서 주장했다.

    우 예비후보가 '박원순 계승' 주장을 굽히지 않자 야권에서는 "정신 나간 후보를 즉각 사퇴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野 "정신 나간 우상호, 즉각 사퇴시켜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이자 서울시장예비후보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여당이 해야 할 일은 두 전임 시장의 성범죄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뻔뻔하게 후보를 내려 하는 짓을 통렬하게 반성하고 범죄피의자 시장이 롤모델이라는 정신 나간 후보를 즉각 사퇴시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종기 국민의힘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우 예비후보의 '롤모델' 발언과 관련 "정상인이라면 넘을 수 없는 금단의 선을 넘었다"고 질타했다. 

    홍 부대변인은 "민주당이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즉시 우상호 후보의 발언을 사과하고 그를 후보에서 사퇴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 전체가 박 전 시장의 성폭력 범죄를 부정하고 앞으로도 서울시민에게 범죄자의 유산으로 인한 부담을 지우겠다고 자인하는 것"이라고 꼬집했다.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위원을 맡은 여명 서울시의원도 통화에서 "우상호 후보는 '386 운동권' 정치인의 대표주자로서(전대협 2기 부의장 역임), 그들의 여성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를 다시금 확인시켜주고 있다"며 "이번 서울·부산보궐선거는 민주당 당시 현직 시장들의 성범죄로 인해 공석이 된 자리에 대한 심판적 투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에 "유가족 위로 차원이었을 뿐이라는 우상호 후보의 변명이 더 가증스럽다"며 "잘못을 했으면 깔끔하게 사과하면 될 일이지, 어설픈 변명으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보려는 건 '2차' 거짓말"이라며 질타했다. 

    김 교수는 "성추행도 혁신으로 간주하는 망발이자 2차 가해"라면서 "당내 경선 겨냥해서 '친문'의 환심을 사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깨끗이 사과와 용서를 구하시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여성시민단체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이날 오후 2시 우 예비후보 캠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직 사퇴'를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