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아들 문준용 씨 '코로나 피해 내용' 4줄 쓰고 지원금 1400만원 '최고액' 받아장애인예술가 등 215명은 피해 내용 상술했지만 탈락… 서울문화재단 "공정하게 선정"
  • ▲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문준용 페이스북
    ▲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문준용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39)씨가 지난해 우한코로나(코로나19) 피해 긴급예술지원금을 신청하면서 단 4줄의 피해 내용을 기재하고도 지원금액 중 최고액인 14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한 지원금신청자는 '장애인예술 육성'을 호소하며 A4용지 2장 분량을 할애해 피해 내용을 상술했지만 탈락했다.

    야당에서는 "궁지에 몰린 영세예술가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피해사실확인서를 제출했지만, 대통령 아들의 '네 줄 요약'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며 비난이 일었다.

    문준용, 피해사실 딱 4줄 쓰고도 코로나 지원금 1400만원 수령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일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긴급 피해지원사업 피해사실확인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문씨는 지원금 신청자 총 281명 가운데 85.33점(100점 만점·전체 34등)으로 최종 46명의 수령자에 선정됐다. 문씨는 이 중에서도 최고액인 14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그러나 문씨는 신청 과정에서 '구체적인 피해 내용 기술' 란에 "현재까지 총 3건의 전시가 취소되고 그 외에도 올해 기획되었던 여러 전시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될지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 예상됨. 특히 2월에 예정되었던 아시아호텔 아트페어는 불과 1주 전에 취소되어 손실이 큼. 작품 판매 기회가 상실되었으며, 상기 취소된 전시를 위해 제작하였던 여러 작품들의 제작비 회수가 불가능함"이라고 단 4줄만 기재했다.

    문씨가 적은 총 3건의 피해사례는 △아시아호텔 아트페어 부산미디어특별전 △구룡포예술공장(금산갤러리) 개인전 △오픈미디어아트페스티벌 전시 취소다.

    그러나 문씨보다 더 많은 전시·공연 피해를 입거나 '4줄 요약'보다 성의껏 피해 내용을 기재한 신청자 다수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는 것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문씨와 대조적으로 탈락한 235명 중 215명은 문씨보다 더 상세한 피해 내용을 기재하고도 지원 대상에 들지 못했다고 곽 의원은 설명했다.
  • ▲ 문준용씨가 작성한 '코로나19 긴급 피해지원사업 피해사실 확인서'.ⓒ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실
    ▲ 문준용씨가 작성한 '코로나19 긴급 피해지원사업 피해사실 확인서'.ⓒ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실
    A4용지 2장 채워 '장애인예술 육성' 호소했지만 지원금 탈락

    지원자 A씨는 '장애인예술'을 육성하는 공연과 전시 취소 피해를 입고 "장애인예술가들을 집으로 돌려보낼 수 없다. 희망을 잃고 싶지 않다"며 호소했지만 탈락했다.

    A씨는 A4용지 2장 분량을 채워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기재했다. 그는 총 5건의 전시가 취소되거나 연기됐고, 1건의 공연 취소,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시각분야 프로그램이 모두 취소 또는 무기한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또 장애인예술가 디자인굿즈 계약도 중단됐다고 적었다.

    지원자 B씨의 경우 전년·전월 대비 전시 관람객 감소와 매출감소액을 치밀하게 그래프화하고 도표 등을 첨부하는 등 피해사실확인서를 상세히 작성했음에도 떨어졌다.

    나아가 곽 의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불합격자 중 문씨보다 많은 4건 이상의 피해를 호소한 사람은 31명에 달한다.

    또 곽 의원은 문씨와 동일하게 아시아호텔 아트페어·오픈미디어아트페스티벌 전시 취소 피해를 입었으나 떨어진 신청자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궁지에 몰린 영세예술가들, 성의껏 피해사실 써도 文 '4줄 요약'에는 못 당해"

    앞서 서울문화재단 측은 지난해 12월 문씨의 코로나 지원금 1400만원 수령 사실로 논란이 커지자 "문씨가 참여하려던 전시 3건이 코로나로 취소되어 손해가 크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곽 의원은 "궁지에 몰린 영세예술가들은 피해사실확인서를 빽빽히 쓰고도 빠진 부분이 없는지, 혹시나 틀린 부분이 있는지 고치고 또 고쳤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대통령 아들의 '네 줄 요약'을 당해낼 수 없었다"고 힐난했다.

    곽 의원은 그러면서 "억울하게 떨어진 지원자들에게 '서울시가 제대로 사람을 고른 것'이라는 문씨의 말은 조롱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12일 코로나 피해 지원금으로 논란이 일자 문씨가 페이스북에 "착각을 하는 것 같은데"라며 "(서울시가)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을 고른 것"이라고 주장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서울문화재단 "'피해사실'은 심의 기준 아냐… 공정하게 선정"

    한편, 서울문화재단 측은 같은 날 저녁 즉각 설명자료를 내고 "피해사실확인서는 분량이나 서술 형식과 무관하게 피해사실 여부만 확인하는 참고자료이며 '피해사실'이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심의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별도의 심의기준으로 공정하게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재단은 "△사업의 적정성 및 타당성(20점) △사업수행역량 및 실행능력(60점) △사업의 성과 및 기여도(20점)가 심의 기준"이라고 부연했다.
  • ▲ 문준용씨가 지난해 12월21일에 올린 페이스북 글.ⓒ문준용 페이스북
    ▲ 문준용씨가 지난해 12월21일에 올린 페이스북 글.ⓒ문준용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