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힘'을 위한 정책제언… "범국민적 대안 정당으로 도약하려면 후보 단일화 주도해야"
  • ▲ 좌측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뉴데일리
    ▲ 좌측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뉴데일리
    필자는 개인적으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오늘날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수권정당으로 약진하기를 기원한다. 지난 4월 총선 이후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구성,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눈에 비친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빼앗긴 정권을 되찾겠다는 절절한 의지도, 개혁에 대한 뚜렷한 비전도 보이지 않고 국민들의 호감도나 지지수준에서도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하다.

    물론 비대위는 수권 투쟁체제는 아니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힘은 100석을 넘는 원내의석을 지닌 제1야당이다. 정부를 비판하는 모든 주장이나 목소리를 거의 묵살, 외면해버리는 신문 방송들도 국민의 힘의 주장이라면 그래도 보도해 주고 있다.

    이런 여건을 활용하여 국민의힘은 비록 비대위 체제라지만 국회에서만큼은 정론으로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고 더 나은 대안을 제시, 국민적 공감을 넓혀 가야 한다. 그러나 비대위가 발족한 지 8개월이 지나는 오늘날까지도 정당으로서의 ‘국민의힘’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비대위의 실적 평가


    지금까지 김종인(金鍾仁)의 비대위는 나름대로 개혁 차원에서 두 가지의 큰 조치를 추진했다. 하나는 국민이 맡겨준 정권을 잘못 운영, 범법이나 탄핵받아 정권을 불명예스럽게 한 두 전직 대통령의 정치실패를 국민들 앞에 통절히 사죄하고 그들의 유산을 청산함으로써 당의 면모를 새롭게 바꾸겠다는 것이다. 당명(黨名)도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꾸었다.

    다른 하나는 당 운영의 새로운 방향으로 그간 한국 보수 우파정당들이 소홀히 해 왔던 이른바 3동행(同行) 노선을 정립, 발표했다. 3동행 노선은 내용인즉 첫째 국민의 힘이 젊은이들과 동행하는 정당이 됨으로써 당 체질을 젊게 바꾸겠다는 것이다.
    둘째 경제적 약자를 적극적으로 보듬는 당이 됨으로써 소득 불평등의 구조를 개혁, 경제발전의 혜택이 고루 돌아가게 하겠다는 것이다. 셋째 호남을 포용하고 이해하고 호남과 동행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내부 문제에 힘을 쏟는 동안 ‘더불어 민주당(이하에서 더민주)’은 총선에서 얻은 다수 의석을 무기로 독재적 장기집권에 필요한 입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하나같이 자유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짓밟고 뒤흔드는 악법들이다. 국가정보원법 개정을 비롯하여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법, 대북 전단 금지법, 5.18 가중 처벌법, 4.3 특별법 개정안, 기업을 규제할 경제 3법 등 11개 법안을 날치기로 의결하거나 추진 중이다.

    국민의힘은 비록 원내에서 수적 열세로 악법 통과를 저지할 힘은 모자라더라도 당당히 정론(正論)을 들고나와 반민주 악법 저지를 위해 통렬하게 싸워야 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았던 58% 국민들을 등에 업고 그렇게 싸웠더라면 국민적 지지와 공감은 커졌을 것이고 대안세력으로서의 신뢰도 쌓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투쟁은 지나치게 빈약했고 기대와 성원을 보낸 국민들을 크게 좌절시켰다.

    제1야당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힘이 당으로서 여러 가지로 기대에 못 미침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국민들은 이 당을 그래도 유일한 대안세력으로 보고 성원하고 있다. 또 수구꼴통이라는 주사파들의 악선전 때문에 나빠진 이미지를 탈각 하기 위해 자체개혁에 몸부림치는 노력에 긍정적 평가를 주는 분들도 적잖다.

    그러나 이와는 정반대로 ‘더 민주의 2중대’라고 혹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국민의힘이 내세우는 3동행, 즉 젊은이, 경제적 약자, 호남포용이라는 구호는 이미 더민주가 선점(先占)한 것으로 더민주와 구별되는 새로운 노선일 수 없다고 한다.

    혹자는 차라리 외교 안보 분야에서라도 미국과 동행 하겠다면서 3동행 아닌 4동행 노선을 내세웠다면 그 나름의 면모를 세울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한미동맹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일부러라도 강조해야 할 대목이 아닐까.  

    지금까지 한국에서 야당들이 국민의 지지를 얻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국민의 인권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원내의석이 비록 수적으로 열세더라도 다부지고 치열한 투쟁을 통해 수권 의지를 불태우면서 자신들만이 국민의 편에 선 당임을 국민뇌리에 깊게 심어주고 그 대가로 국민들로 부터 뜨거운 지지를 끌어낸다. 이렇게 얻어지는 지지를 필자는 국민들의 ‘선택적 지지(選擇的支持)’라고 말한다.

    이와는 달리 야당의 행태가 여러 가지로 미흡하지만 여당보다는 ‘덜 해로울 것(lesser evil)’이라는 기대에서 야당을 지지하는 경우인데 이를 필자는 ‘반사적 지지(反射的支持)’라고 정의한다. ‘국민의힘’의 전신(前身)인 황교안(黃敎安)의 미래통합당과 현재 김종인 비대위 체제하에서 ‘국민의힘’이 얻고 있는 지지는 아마도 그것은 선택적 지지라기보다는 다분히 반사적 지지다.

    황교안은 국민들로부터 미통당이 받는 반사적 지지를 선택적 지지로 착각하고 4.15총선에 임했다가 대패했다. 우리나라에서 야당이 국민들로부터 선택적 지지 아닌 반사적 지지에만 의지해서는 어떠한 선거에서도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교훈을 남겼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힘은 과거의 제1야당처럼 모든 선거에서 국민들의 ‘선택적 지지’가 몰려올 것으로 예상한 탓인지 오는 시장 보궐선거에서 3자 대결에서도 필승이라고 큰소리를 쳤는데 그런 지지를 끌어낼 실적도, 전망도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특히 현시점에서 비대위를 이끄는 김종인 대표가 구국 차원에서 문재인 정권 퇴진투쟁에 앞장서리라고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비대위 체제의 한계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수권지도부를 구성하지 않는 한 현재의 한계를 벗기 힘들다. 국민의힘이 오늘날 과거 민정당이나 새누리당이 누렸던 자유 우파 보수세력들의 선택적 지지나 수권세력으로서의 카리스마를 그대로 잇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재인 정권은 지난 4년간 내치, 외교의 양면에서 하는 일마다 실패, 내세울 업적이 없다. 그간 잘했다고 자랑하던 남북관계도 그럴듯한 쇼만 성공했지 결과는 남북연락사무소의 폭파로 끝났다. 이런 판국에 문재인 대통령에 비해 잘못보다는 업적이 하나라도 더 많은 전직 대통령들을 실패한 대통령들로 단죄, 대국민 사과를 늘어놓을 때 과연 국민적 공감이 쏟아질까. 지난 4년간 주말마다 광화문 일대에서 자발적으로 반문(反文)투쟁을 벌였던 세력들이 오늘날 국민의힘에 등 돌리고 왜 제3당을 도모하는 움직임을 보일까.

    결국 정당으로서 국민의힘이 현시점에서 모든 부정적 평가를 극복하고 국민들의 사랑받는 수권정당으로 발돋움하려면 결국 해답은 오는 4월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주도로 야당 후보 단일화를 성공시켜 서울 및 부산시장의 자리를 되찾을 때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다.

    나의 제안

    1. 더민주는 마땅히 응징되어야 한다

    국민의힘이 정당으로서 앞으로 국민이 기대하는 수권정당이 되려면 하루빨리 비대위 체제를 끝내고 전당대회를 열어 총력투쟁을 통해 차기 대통령 선거를 승리로 이끌 유능한 지도자를 시급히 선출해야 한다.

    그러나 국민들과의 약속을 유념할 때 비대위 체제는 아직 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남아있다. 차기 대통령선거에 앞서 치러질 서울특별시와 부산광역시의 시장 보궐선거에서 야당 후보의 단일화를 이루어 승리를 쟁취할 여건을 만드는 일이다. 국민들은 국민의힘 비대위 주도로 야당 측 후보의 단일화를 이루어 낼 것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가 더민주의 당 대표일 때 자기 당이 추천한 후보가 부정부패나 범법(犯法)으로 보궐선거를 실시하는 일이 생길 경우 그러한 선거에는 자당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당규에 이를 명시했다. 그러나 작년 10월 더민주는 당 대회에서 후보추천금지조항을 없애고 양자 공히 성범죄(性犯罪)로 직책에서 쫓겨난 서울과 부산의 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정치도의와 국민에 대한 공당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팽개쳤다. 이러한 정당은 마땅히 정치적인 응징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나라 정치풍토에서는 야당 후보가 단일화되지 않고는 그러한 응징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더민주를 다소 앞선다고 해서 그것이 꼭 선거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역대 여당 중 정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 세력이 문재인 정권이기 때문이다.    

    2. 국민의힘은 왜 단일화를 주도해야 하는가

    우선 지방자치단체선거 여건을 보자. 서울특별시의 경우 25개 구청장 중 더민주당이 24개 구청장을 차지하고 있고 또 각 동 단위마다 더민주가 추천한 참여자치협의회가 음양으로 조직되어 더민주의 열혈당원(대깨문)들이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또 박원순 시장이 자기 지지기반확충을 사사로이 허가한 시민단체만해도 2000여 개가 넘는데 이들은 예외 없이 서울 시금고(市金庫)에 빨대를 꽂고 있다. 더민주가 조직, 자금, 동원능력에서 단연 우세하다.

    이러한 불리(不利)는 차치하고라도 선전 전에서도 신문 방송할 것 없이 주요 매체들이 여당을 지지하는 민주언론시민연합(약칭 민언련으로 불리는 언론방송계의 대깨문)의 장악하에 있다. 또 비선출직 공직자들인 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들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해놓은 상황이다. 지금은 투표에서의 승리보다는 개표에서의 승리가 더 중요한 시대라고 하지 않는가. 따라서 야당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보궐선거를 하면 그 결과는 지난 3년 전과 다를 바 없이 완패할 수 있다.  

    현재 야당은 선전전에 역점을 두어야 하는데 이 작업을 성공시키려면 그래도 원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시장 후보의 단일화 작업의 판을 깔아주어야 한다. 국민의힘이 나설 때 비로소 신문 방송들도 야당후보단일화를 위한 정치과정을 주요뉴스로 다루어줄 것이다. 또 이렇게 보도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와 참여를 불러일으키고 단일화 작업이 노리는 퍼포먼스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재야단체들의 힘만으로는 한 줄의 뉴스도 못 만드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의 불행한 현실 아닌가.  

    3. 후보단일화추진위원회의 구성

    국민의힘이 이러한 불리(不利)를 극복하고 선거에서 이기려면 온 국민이 관심을 갖는 다음 세 단계의 후보 단일화 과정을 펼쳐야 한다.

    우선 제1단계로는 ⓵ 국민의힘 비대위가 서울 및 부산시장에 출마할 자당 후보를 공정한 당내경선을 통해 선출해야 한다.

    ⓶ 뒤이어 시장 후보를 내거나 낼 정당·시민 단체가 참여하는 야당 후보단일화추진위원회 구성을 제안해야 한다.

    ⓷ 이 제안에 호응한 정당, 시민단체들로 위원회가 구성되면 비대위는 위원회를 이끌 위원장을 임명하고 위원장 책임하에 시장 후보를 심사할 위원들을 각계에 위촉해야 한다.

    ④ 정계인사(전직 정계 원로(헌정회 회원 등), 중소 상공인 대표, 대학생, 노동자, 교육자(교수, 교사 등), 종교계(목사 신부 승려 등), 의료계(양의, 한의, 약사 등), 여성대표( 단체, 주부 등) 등 최소 500명을 위촉, 선발해야 한다.

    ⑤ 각 후보들은 500인의 심사위원들 앞에서 자기의 소견을 발표하고(20분씩) 또 후보자가 추천한 1인의 찬조 연사를 통해 후보의 경력이나 장점을 부연하는 찬조 발언을 10분씩 하도록 해야 한다.

    ⑥ 이런 절차가 끝나면 500명 위원들의 무기명 비밀투표로 3인을 선출하고 나머지 후보지망자는 단일화 대상에서 Cut Off한다.

    제2단계는 선출된 3인 후보를 상대로 각 후보별로 20분씩 질의응답의 형식을 통한 검증작업을 실시한다. 검증절차를 마친 3인 후보에 대해서는 공인된 여론조사기관을 통한 시민 의견 수렴절차를 거친다. 여론조사에서 순위 2위까지의 후보를 선출하고 선출된 두 후보 중에서 심사위원회 전체회의가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 1인의 후보를 최종적으로 선출 확정한다.

    제3단계는 후보단일화추진회의에 참가한 사람들은 단체와 개인 모두 국민의힘에 당원으로 입당, 야권단일화대열에 참여한다.

    기대하는 효과 
       

    지금 국민들은 국민의힘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야당후보 단일화를 만들어 내기를 바라고 있다. 국민의힘이 자기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국민정서에 맞서거나 국민의 열망을 외면한다면 앞으로 모든 선거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힘들어질 것이다. 국민 정서에 단순히 영합하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들의 공감을 사는 정치를 주도해야 국민의 사랑을 받는다. 국민의힘이 이런 단일화의 무대를 만들지 않는다면 자천 타천의 후보들이 시장에 출마하여 지지표를 분산시킬 것이다.

    전직 대통령의 정치실패를 사과하는 것보다 야당 후보 단일화를 이루어내는 국민의힘이 될 때 국민의 공감을 얻는 당, 국민의 지지 속에 뿌리내리는 당이 된다. 이 과정을 잘 마무리하여 단일화 후보를 만들어 내면 마침내 국민의힘은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미래 통합당으로 당명을 수차례 바꾸어가면서 잔명을 부지해오던 옛 집권세력의 구각(舊殼), 낡은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야당으로, 범국민적인 대안 정당으로 당당히 부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