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국방장관 통화… 美 보도문엔‘확장억제’ 강조, 국방부 보도문엔 없어
  • ▲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국방장관에 지명이 된 이후 한국과 일본에 상당히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국방장관에 지명이 된 이후 한국과 일본에 상당히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4일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전화통화를 했다. 통화 이후 양국 국방부가 발표한 보도문 내용이 달라 논란이 일었다. 미국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확장억제와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 유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국 국방부는 보도문에서 이 문구를 뺐다.

    한미 국방장관 통화 뒤 미국 장관 발언서 일부 문구 뺀 국방부

    국방부는 24일 “한미 국방장관은 오늘 전화통화를 통해 동맹의 굳건함과 양국 국방당국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서욱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장관은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상황을 고려할 때 긴밀한 한미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 장관은 가까운 시일 내에 직접 만나 우의와 신뢰를 다지며 보다 다양한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그런데 미국 국방부 발표는 조금 달랐다. 미국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한미연합방위태세와 미국의 확장 억제(Extended deterrent)를 통해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강조했다”면서 “양측은 한미연합군의 준비태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 유지의 중요성을 확인했으며, 공유된 위협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른 내용은 한국 국방부 발표와 같았다.

    국방부 “특정문구 일부러 빼지 않았다…첫 통화 보도문 일치 안하는 게 관례”

    ‘확장 억제’란 한반도와 주변에 핵무기를 배치하지 않는 대신 한국이 공격을 받으면 재래식 전력부터 핵전력까지 총동원해 한국을 지킨다는, 확장형 핵우산을 가리킨다. 또한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 유지’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핵심 가치로 하는 국제질서를 함께 지킨다는 뜻이다. 한국 국방부는 두 문구를 뺐다.

    국방부는 “특정 문구를 의도적으로 뺀 건 아니다”고 밝혔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국방부가 (한미 국방장관 전화통화) 보도문에서 특정 문구(확장억제·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 유지)를 뺐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통상 외국장관과의 첫 통화는 보도문을 사전에 협의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미 국방장관은 이번 전화통화를 통해 동맹의 굳건함과 양국 국방당국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재확인 했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 날 있었던 미일 국방장관 전화통화 이후 나온 양국 보도문에서는 ‘북한 탄도미사일 폐기’라는 부분만 달랐을 뿐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노력, 중국과 영토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도 미일 안보조약에 포함된다는 점,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 등은 모두 일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