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 황희, 중기 권칠승, 행안 전해철, 법무 박범계 모두 '부엉이 모임' 출신… 文 측근 아니면 후보 없나
  •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외교부장관후보자에 정의용 대통령외교안보특별보좌관, 문화체육관광부장관후보자에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장관후보자에 권칠승 민주당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이들 모두 '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야당은 "전문성도 없고 쇄신도 없는 개각"이라고 비판했다.

    文, 또 돌려막기 인사 반복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3개 부처 장관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 2차에 이은 추가 개각이다. 문 대통령은 '캠코더'(대선캠프·코드·민주당) 출신인 이들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할 예정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줄곧 자리를 지켜온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이제야 물러났다. 하지만 후임자로 내정된 정 특보는 현 정부 국가안보실장을 3년여간 역임하는 등 외교안보 부문에서 문 대통령을 계속 보좌하던 사람이어서 '돌려막기' 인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 특보는 19대 대선캠프에서 외교자문단장을 맡으며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박양우 문체부장관 후임으로 내정된 황 후보자는 그동안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아닌 국토교통위원회와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했다. 2003년부터 4년간 노무현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지난 대선 때는 문재인캠프 총무본부 부본부장을 맡는 등 친문 핵심인사로 꼽힌다. 

    지난해 9월에는 군 복무 시절 휴가 미복귀 의혹을 받는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을 옹호하다 제보자인 당직사병의 실명을 공개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캠코더' 인사…문체위 경험 없는 황희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황 후보자가 문체부와 관련한 경력이 없다는 지적에 "인사는 전문성과 도덕성 이런 인선 기준을 보는 것이고, 출신성분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황 후보자는 도시재생 뉴딜과 관련된 정책활동을 많이 했는데, 그 활동들이 주로 문화예술과 관광을 접목한 활동들"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장에 출마할 예정인 박영선 중기부장관 후임으로 내정된 권칠승 의원 역시 친문 핵심인사로 분류된다. 

    권 후보자는 참여정부 시절 행정관을 지냈으며, 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지만 중소·벤처분야에서 직접 활동한 경험은 없는 정치인이다.

    최근 단행된 인사로 친문 핵심인사들의 친목모임이었던 '부엉이모임' 구성원들의 입각이 대폭 늘었다. 

    황희 후보자와 권칠승 후보자는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으로 친문 핵심인사로 꼽힌다. 두 사람은 2018년 해체된 친문 인사들의 친목모임인 ‘부엉이모임’ 멤버다. 지난해 12월 임명된 전해철 행정안전부장관과 박범계 법무부장관후보자도 이 모임에 속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을 겪고도 측근 위주로 개각을 하는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통 관료 출신이나 외부 인재들은 청와대로부터 권유받더라도 정권 말기인 현재 부처 수장으로 올라가는 것에 부담을 느껴 고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국무총리후보자로 유력했던 '경제통' 김진표 민주당 의원도 청와대에 고사한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측근 기용, 임기 말 인재풀 좁기 때문"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북핵위기를 고조시킨 장본인인 정의용 전 실장이 미국 바이든 정부와 외교 파트너로 임명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황희·권칠승 의원 내정 또한 큰 의미가 없고, 그냥 무난하게 청문회를 통과할 당 출신을 뽑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황 평론가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으로 정권 뒷청소를 맡기는 것이다. 이러한 측근 기용은 임기 말에는 인재풀이 좁아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야권에서는 이번 문 대통령의 인사가 새로운 인물을 찾지 못한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물러난 인사를 재차 기용하고, 그마저도 없어 여당 국회의원으로 내각을 채우는 것을 보는 마음은 그저 불편하기만 하다"며 "인사의 근거가 능력이나 전문성은 아닌 듯하다. 쇄신 없는 개각은 국민에게 고통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쇄신 없는 개각, 국민에게 고통"

    윤 대변인은 또 "정의용 후보자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미국이 우려를 표명해도 '우리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던가"라며 "결국 사람만 교체하고 그 답답한 외교기조는 바꾸지 않겠다는 뜻이다. 대안도 없고 전략도 없는 아픈 현실만 여실히 드러냈다"고 일침을 가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또 다시 돌려막기, 회전문인사다. 대통령 측근 말고 장관후보가 그리 없나"라며 "외교장관후보자는 바이든 시대 새로운 접근법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이고, 문화체육관광분야 전문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문체부장관후보자다. 중소벤처부장관후보자 역시 중소상공·스타트업계의 기대와는 딴판"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