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마이클 린델, 백악관에 가져간 문서 촬영”…린델 “어떤 변호사가 전해달라 그랬다. 계엄령과는 무관”
  • 지난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나오는 마이클 린델 마이필로우 CEO. ⓒ관련 영상 캡쳐-타임 오브 이스라엘
    ▲ 지난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나오는 마이클 린델 마이필로우 CEO. ⓒ관련 영상 캡쳐-타임 오브 이스라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구이자 후원자가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손에 쥐고 있던 문건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한 신문기자가 망원렌즈로 촬영한 문건에 ‘계엄령’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을 확보한 <워싱턴포스트(WP)>는 문건에 대해 보도를 했다. 문건을 들고 있던 사람은 “계엄령 내용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망원렌즈로 찍은 문건에…“필요하다면 계엄령”

    <워싱턴포스트>는 16일 “베개 판매원이 계엄령에 대해 몇몇 생각을 밝힌 것 같다”는 기사를 통해 자사 기자가 촬영한 문건 내용을 공개했다. 신문은 “베개 판매원 마이클 린델이 지난 15일 백악관을 찾아 경호원의 안내를 받으며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장면을 우리 기자가 망원렌즈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로로 반쯤 접힌 문건이라 전체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며 “일단 사진에 찍힌 내용을 소개한다”며 문구들을 공개했다.

    …BE TAKEN IMMEDIATELY TO SAVE THE
    (…를 구하기 위해 즉각 조치를 취해야)
    ...THE CONSTITUTION                     
    (…헌법)
    ...Colon NOW as Acting National Security
    (국가안보 대행으로서 즉각 콜론을…)
    ...him with getting the evidence of ALL the
    (…의 모든 증거를 얻은 그 사람과)
    ...in the election and all information regarding
    (…선거와 그에 관련된 모든 정보)
    ...using people he knows who already have security
    (…그가 아는 보안권한을 가진 사람을 이용해…)
    ...done massive research on these issues
    (…이런 주제에 대한 대규모 연구를 이미 했던…)
    ...at Fort Mead [sic]. He is an attorney with cyber-
    (…포트 미드에…. 그는 사이버 관련 검사로…)
    ...expertise and is up to speed on election issues.
    (…전문성과 선거 주제들에 관한 속도 향상)
    ...Insurrection Act now as a result of the assault on the
    (…반란법은 지금과 같은 공격의 결과였다)
    ...martial law if necessary upon the first hint of any
    (…계엄령에 필요하다면 어떤 첫 번째 힌트라도)
  • <워싱턴포스트(WP)>의 자빈 보츠포드 기자는 망원렌즈로 마이클 린델이 쥐고 있던 문건을 찍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을 공개했다. ⓒ자빈 보츠포드 기자 트위터 캡쳐.
    ▲ <워싱턴포스트(WP)>의 자빈 보츠포드 기자는 망원렌즈로 마이클 린델이 쥐고 있던 문건을 찍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을 공개했다. ⓒ자빈 보츠포드 기자 트위터 캡쳐.
    ...Sidney Powell, Bill Olsen, Kurt Olsen,
    (…시드니 파월, 빌 올슨, 커트 올슨)
    ...DOD. Move Kash Patel to CIA Acting.
    (…국방부. 캐시 파텔을 중앙정보국 대행으로)
    ...on Foreign Interference in the election. Trigger
    (외국의 선거 개입에…. 방아쇠)
    ...powers. Make clear this is China/Iran
    (…의 힘. 이는 중국/이란이 확실해…)
    ...also used domestic actors. Instruct Frank
    (…또한 국내 배우들을 사용했다. 몰래카메라를 지도…)
    ...evidence on...the more broad
    (…에 관한 증거…더욱 넓게)

    ‘베개 판매원’은 연매출 3000억원 회사 CEO이자 트럼프 후원자

    신문이 ‘베개 판매원’이라고 부른 사람은 ‘마이필로우(My Pillow)’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린델이다. 2005년 창업한 ‘마이필로우’의 지난해 매출은 2억8000만 달러(약 3090억원)에 달한다. 그의 재산은 3억 달러(약 3300억원)다. 린델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후원자 가운데 한 명으로 주기적으로 백악관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내용에 살도 붙였다. 신문은 “린델이 손에 든 커피컵 때문에 문건 내용 전체를 확인하기는 어려웠지만 요점은 알 수 있다”며 “린델은 트럼프의 재집권과 헌법을 수호한다는 명목 하에 자신이 실제 있었다고 생각하는 대선사기 증거를 수집하려고 정부 곳곳을 뒤지고 다니고, 필요하다면 군사력을 사용하려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2020년 대선 사기 주장을 언급하며 “정상적인 것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형용하기 어려운 생각”이라고 비웃었다.

    한편 이 내용은 국내 유튜브와 SNS에서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의 취임식에 앞서 계엄령을 선포하고, 딥 스테이트 일당을 모두 잡아들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을 펴는 사람 가운데 다수는 린델 CEO가 해당 문건을 백악관에서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물론 린델과 직접 인터뷰를 한 <에포크 타임스>에 따르면, 이 문건은 린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기 위해 들고 갔던 것이다.

    린델 “어떤 변호사가 전달해 달라 그랬다…계엄령 표현 없어”

    <에포크 타임스>에 따르면, 린델은 “해당 문건에는 ‘계엄령’이라는 표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이야기는 문건과는 무관한 것이었고, 문서 또한 공식적인 게 아니라 한 변호사에게 받아 전한 것”이라고 신문에 설명했다. 문건을 건넨 변호사는 “대통령을 위한 제안”이라고 말했다고 린델은 덧붙였다.

    린델에 따르면, 자신이 백악관을 찾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 변호사와 10여 분 만났고, 대통령은 문건을 읽은 뒤 돌려줬다. 우파매체 <워싱턴 익재마이너>는 이 문건을 두고 “백악관 변호사가 CIA 국장 지나 해스펠 교체 문제에 대해 대통령에게 조언한 내용이며, 이를 린델과 공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그러나 해당 변호사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