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사 상태 서울 위해 노련한 시장 필요"…문재인 정부 부동산 값 폭등‧빈부격차 심화 문제 등 비판
  •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권창회 기자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권창회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지난 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입당 또는 합당을 요구하며 '조건부 출마'를 제안한 지 열흘 만이다.

    오 전 시장은 부동산 값 폭등을 유발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2022년 정권 교체의 소명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대통령, 광화문 광장에 엎드려 국민께 사죄해야"

    오세훈 전 시장은 17일 오전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10년 전 일에 대한 반성으로 말문을 열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전 시장이 그 자리를 이어 받았다.

    그는 "10년 전 서울시장 중도 사퇴로 시민 여러분과 우리 당에 큰 빚을 진 사람이 이렇게 나서는 게 맞는지 오랜 시간 자책감에다 개인적 고뇌도 컸다"면서도 "하지만 오늘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더 큰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어 "이 준비되지 않은 무지무능한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실패가 피땀으로 일군 대한민국의 실패, 국민 모두의 실패가 되게 놔둘 순 없다"며 "이것이 제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절박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 전 시장은 부동산 가격 폭등과 이로 인한 양극화 문제를 지적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이후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상위 20%와 하위 20%의 순자산 격차가 이전의 100배에서 2020년 167배로 더 벌어져 빈부격차와 양극화의 골은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깊어졌다"며 "이런 판국에 누가 땀 흘려 일하면 작은 집이라도 마련하고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소박한 희망인들 가질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의 돌이킬 수 없는 더 큰 죄는 그들이 그렇게 앞세웠던 서민과 취약계층, 청년들의 삶을 벼랑 끝까지 내몰고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걷어차 미래에 대한 희망의 싹을 아예 잘라버린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전 각료와 함께 광화문 광장에 엎드려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마추어 초보 시장, 1년짜리 인턴 시장의 시행착오 못 기다려"

    오 전 시장은 자신의 경험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시장은 1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일하며 방대한 서울시 조직과 사업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면서 "마흔다섯에 최연소 민선시장이 돼 5년 동안 서울 행정을 이끌면서 값진 경험과 경륜을 쌓을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미숙한 선택도 있었고, 미처 다하지 못한 과제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의 서울을 살리기 위해서는 당선 다음 날부터 당장 시정을 진두지휘하면서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경험 있는 노련한 시장이 필요하다"며 "빈사 상태의 서울은 아마추어 초보 시장, 1년짜리 인턴 시장, 연습 시장의 시행착오와 정책 실험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고 열변을 토했다.

    마지막으로 오 전 시장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목표로 저의 충정과 정책·비전을 알리며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 그리고 반드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국민 여러분과 함께 2022년 정권교체의 소명을 이뤄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지난 7일 밝힌 '조건부 출마'와 관련해서는 "유감스럽게도 사전 통합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야권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충정에서 한 결단이었고, 야권 분열의 가능성을 사전에 100%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이라 판단된 제안이었지만 그에 앞서 당원 동지 여러분과 저의 출마를 바라는 분들의 뜻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